1992년 봄 LA 한인타운을 검게 물들였던 4.29 폭동이 어느덧 18주년을 맞았다. 4.29 폭동은 한인사회에 지울 수 없는 상처와 교훈을 남겼지만 폭동의 의미는 해를 거듭할수록 퇴색하고 있어 이제는 한인 후세들에게 폭동을 ‘역사’로 알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홍보·기념행사 크게 줄어 갈수록 잊혀져
동포재단 658명에 장학금 지급 명맥 유지
“한인 이민자 사회적 공헌 널리 알려야”
현재 한인사회에서 폭동의 의미와 교훈을 이어가려는 노력은 한인동포장학재단(구 4.29 장학재단·이사장 한군석)에 의해 그나마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 자녀를 위한 한국 정부의 지원금 120만달러로 시작된 한인동포장학재단의 장학사업은 지금까지 매년 피해자 자녀 및 경찰·소방관 자녀 등 한인과 타민족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폭동의 의미를 사회적으로 확대하는 노력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인동포장학재단에 따르면 지난 1994년 장학금 지급이 시작된 이후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총 658명에 이르렀고 이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의 총액은 장학기금 원금의 절반을 넘어선 66만5,000달러에 달하고 있다.
특히 장학기금 원금은 그대로 유지한 채 매년 발생하는 이자 수익만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어 프로그램이 장수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재단의 민병수 이사는 “4.29폭동은 한인 이민사에서 잊어서는 안 될 가장 쓰라린 경험”이라며 “폭동의 교훈을 살려 미국 사회에 한인 이민자들의 공헌한 바를 인식시키고 우리의 사회적 위치를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장학금 지급도 그러한 노력의 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에서는 4.29폭동에 대해 한인 피해만을 논하는 단편적인 논의에서 벗어나 타인종과의 화합의 기회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미연합회 LA지부(KAC-LA)는 29일 한인타운에서 4.29 폭동 18주년 기념행사 ‘잇&그릿’(Eat & Greet)을 개최했다. 흑인과 히스패닉 등 타민족 커뮤니티 주민들이 초청돼 함께 특별 공연과 함께 각 커뮤니티 음식을 나누면서 4.29의 의미와 인종 사이에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행사였다.
이밖에 오는 5월1일에는 LA한인회가 LA카운티 커뮤니티 재개발국(CRA), 라틴아메리카장애인협회(UDLA)와 함께 4.29 기념 휠체어 농구대회를 개최한다.
직접 휠체어를 타고 경기에 나설 계획이라는 LA한인회 이창엽 이사장은 “피부색이나 신체장애의 차이에 상관없이 상대방의 어려움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4.ㄴ29 폭동과 같은 아픔을 방지하고 진정한 협력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신 기자>
한미연합회 LA지부(KAC-LA) 주최 4.29 폭동 18주년 기념행사 ‘잇&그릿’(Eat & Greet)이 29일 타운 한복판에서 수백명의 한인들과 타민족 커뮤니티 주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한 LAPD 경관이 인종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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