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틀랜타 통 현 “착륙장소는 대사관 아닌 CIA 아파트 옥상”
30일은 월맹군의 사이공 입성일로 사실상 월남 패망의 날로 기록된다. 미군의 베트남전 패망을 상징하는 사이공의 헬기 탈출 사진 속에 찍힌 베트남인이 현재 애틀랜타에서 의사로 활동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애틀랜타 시내 뷰포드 하이웨이에서 가정주치의로 개업 중인 베트남계 미국인 통 현(69). 통 현은 35년 전 당시 UPI 통신 종군기자인 휴 판 에스가 월남 패망을 눈앞에 둔 1975년 4월29일 촬영한 사이공의 헬기탈출 사진 속의 인물이다.
이 사진은 사이공 시내 한 아파트 건물 옥상에 헬리콥터가 드리운 사다리에 30여명이 매달려 필사적인 탈출을 감행하는 장면을 생생히 포착해 미군의 베트남전 패배를 상징하는 기록물이 됐다.
29일 조지아 지역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과의 인터뷰에 응한 통 현은 사다리에 매달려 있는 행렬 맨 앞에서 두번째가 자신이라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헬기 날개가 일으키는 바람으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던 맨 앞의 사람은 `투엣-동 부위’라는 이름의 10대 소녀이며, 옥상 위에서 피난민들의 손을 잡고 헬기 탑승을 돕는 사람은 중앙정보국(CIA) 직원이자 친구였던 `티엣-탄 누엔’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월남군 대위로 군의관으로 재직중이던 통 현은 월맹군이 사이공으로 진격해옴에 따라 어머니와 부인 및 누이동생을 먼저 비행기편으로 탈출시키고, 이어 아버지와 함께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사이공 주재 미국대사관 앞은 군중들로 가득차 접근할 수 없게 됐고, 군 장성 아들이던 한 친구로부터 미군 헬기가 한 아파트에 착륙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하고 함께 이동했다.
사진에 찍혀 있는 이 아파트는 그동안 미 대사관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으나 사실은 대사관 건물로부터 800여m 떨어져 있는 CIA 요원 가족들이 거주하던 아파트라는 게 통 현의 설명.
7층 옥상까지 올라가 대기하던 통 현씨 등 피난민들은 헬기가 도착하자마자 달려가 8명이 정원인 헬기는 금세 20명 이상으로 가득찼다. 탑승하지 못한 한 청년이 헬기에 매달리자 CIA 직원은 그를 밀쳐냈다.
통 현은 버지니아주에서 병원 간호사로 일하며 다시 공부해 미국 의사시험에 합격했고, 지난 80년부터 애틀랜타로 이주해 개업의사로 활동중이다.
당시 헬기 탑승을 도와준 CIA 직원이던 누엔은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의사로 활동중이고, 10대 소녀 부위양은 이제 바이오텍 회사에서 과학자로 근무중이며 서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통 현은 “매년 4월29일이 되면 그 날 하루 길었던 시간들을 초단위로 기억하며 지낸다”고 전했다.
월맹군의 사이공 함락 하루 전인 1975년 4월29일 미 대사관에서 800여미터 떨어진 CIA 요원 아파트 옥상에서 베트남 피난민들이 미군 헬기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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