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로스쿨 첫 여성 학장지낸 유대인
“보수·진보 아우르는 조정능력 탁월”평
존 폴 스티븐스 연방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일레이나 케이건(50)은 진보진영의 가치관을 잘 반영하면서도 이념적인 논쟁에서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조정능력이 뛰어나 상원 인준을 받는데 가장 무난한 인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또 그가 상원의 승인을 받게 되면 40년만에 처음으로 법관 경험이 없는 대법관이 된다.
민주당은 지난 15년간 대법관 후보를 지명할 기회를 얻지 못해 대법원이 보수성향으로 기우는 것을 지켜만 봐왔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데이빗 수터 대법관의 후임으로 소니아 소토마요를 임명한 것을 비롯해 취임 후 16개월만에 2명의 대법관 후보를 지명함으로써 대법원의 보수화 경향을 진보 혹은 중도쪽으로 돌리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
뉴욕시 출신의 유대인인 그는 미혼으로 1981년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1986년 하버드대 로스쿨 과정을 마쳤고 흑인 최초의 대법관을 지낸 서굿 마셜 밑에서는 대법원 서기로 일하기도 했다.
1990년대 초에는 시카고 로스쿨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95년부터 99년까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국내 정책고문으로 일하다 2001년 하버드 로스쿨 교수에, 2003년에는 하버드 로스쿨 최초의 여성 학장에 올랐다. 또 지난해 3월 오바마에 의해 법무부 최초의 여성 송무담당 차관에 오른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가 정책고문으로 일할 당시 클린턴은 케이건을 워싱턴 DC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했으나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했던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는 오바마를 비롯한 진보진영의 가치관을 무리없이 반영하면서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조정 능력이 뛰어난 점을 인정받아 후보로 지명되게 됐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법관 경력이 없는 만큼 상원 인준 과정에서 문제로 부각될 만한 판결이 없다는 점에서 그가 큰 무리없이 인준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하버드 로스쿨 학장 재직시절 미군의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는 동성애자 복무제한 정책에 반대해 모병관들의 학교 출입을 금지한 사실이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는 지난해 수터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선정 과정에서도 가장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거론됐으나 히스패닉인 소니아 소토마요에게 밀렸다.
한편 케이건이 대법관에 지명돼 상원 인준을 받을 경우 9명의 대법관 가운데 여성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와 소니아 소토마요를 포함해 3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 유대교도인 케이건을 포함해 대법관 9명 중 유대교가 3명, 가톨릭 신자는 6명이 되며 개신교도는 단 1명도 없는 상황이 초래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일레이나 케이건 법무부 송무담당 차관(가운데)이 10일 연방 대법관 지명을 발표하는 대통령 기자회견에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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