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인터넷 등에 밀리며 고전… 구독자 줄고 광고 격감
여러 세대 동안 타임과 뉴스위크는 매주 월요일 신문가판대에서 누가 전국 뉴스 아젠다를 규정할 것인가를 놓고 다퉈왔다. 인터넷과 케이블 뉴스, 그리고 피플 매거진에 앞서 시사 주간지들이 커버스토리로 무엇을 다루느냐가 중요했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대화를 점차 한 가지 커버스토리로 요약하기에는 힘들어 지면서 시사 주간지의 시대는 저물고 있는 듯 보인다. 워싱턴포스트지는 5일 뉴스위크지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77년 역사의 이 시사 주간지의 앞날은 불투명해 졌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입지 축소
분석기사 늘리는 등 변화 모색
WP지 소유 ‘뉴스위크’는 매물로
워싱턴 포스트의 도널드 그레이엄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매각 결정은 전적으로 경제적 관점에서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결정을 내리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은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그레이엄은 뉴스위크가 2010년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며 “뉴스위크의 지속적인 수익원을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다른 대중 잡지들이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TV가이드는 한 에퀴티 화사에 단 1달러에 팔렸으며 비즈니스 위크는 블룸버그 L.P.사에 500만달러에 팔렸다. 또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편집을 대대적으로 바꿨다.
구독자수 조사기관에 따르면 타임과 뉴스위크의 발행부수는 지난 1966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1963년 뉴스위크에 합류해 1970년대 후반 편집인을 지낸 에드워드 코스너는 “시사 잡지들은 당시에 훨씬 큰 위상을 지니고 있었다”며 “뉴스위크와 타임에 무엇이 실렸는지는 아주 중요했다. 이 기사들은 아젠다 설정을 도왔으며 명성을 높여줬다”고 회고했다.
노스웨스턴 대학 언론학과의 매거진 저널리즘 연구책임자인 찰스 휘테이커는 “어떤 측면에서 대중잡지의 시대는 끝났다”며 “시사 주간지들은 아주 오랫동안 모든 이들을 위한 모든 것이 되고자 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고도로 틈새화 되고 정치적으로 양극화 돼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먹히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2006년부터 뉴스위크 편집장을 맡고 있는 존 미첨은 매각 발표가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가 생존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놀랄만한 결정이라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누가 뉴스위크를 매입할지는 불투명하다. 비즈니스 위크를 매입한 블룸버그 L.P.는 매입을 타진하고 있지 않다고 대변인이 밝혔다. 미첨 편집인은 투자가들을 모아 매입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매각 발표가 나간 후 2명의 억만장자에게서 보이스 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뉴스위크는 2009년 2,810만달러의 경영손실을 입었다. 이는 1,54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던 2008년에 비해 82.5%나 늘어난 것이다. 수입은 2008년 2억2,740만달러에서 2009년 1억6,550만달러로 떨어졌다. 광고와 구독자 감소에 따른 것이다.
1933년 창간된 뉴스위크는 1961년 워싱턴포스트에 인수됐다. 당시 뉴스위크 편집장이었던 벤 브래들리가 워싱턴포스트 필립 그레이엄 사장에게 인수를 권유했다. 포스트지 산하의 뉴스위크는 타임지의 공화주의에 정치적으로 대항하는 시사 주간지로 자리 잡았다. 타임이 베트남전과 미국 문화와 관련해 보수적인 입장을 보인데 비해 뉴스위크는 보다 젊은 층을 겨냥해 전쟁, 민권운동, 비틀즈 같은 팝 문화 스타들을 다뤘다.
코스너 전 편집장은 타임과 매주 벌여야 했던 ‘통제된 불안’의 싸움을 회상했다.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타임과 뉴스위크는 뉴욕타임스의 광고지면에 커버스토리를 소개하는 4분의1 페이지짜리 광고를 내보냈으며 사람들은 두 잡지가 어떤 기사를 실었는지 보기 위해 신문을 들췄다고 코스너는 말했다.
그러나 케이블 뉴스 프로그램들이 점차 인기를 끌고 인터넷의 즉석 뉴스들이 등장하면서 시사 주간지들은 설 자리를 잃어왔다. 모두가 공유하는 문화적인 공통분모라는 개념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뉴스위크의 발행 부수는 2000년 상반기 314만부였다. 그러나 2009년 하반기 부수는 197만으로 감소했다. 타임의 경우도 같은 기간 407만부에서 333만부로 줄었다.
시사 주간지였던 US 뉴스 & 월드 리포트지는 지난 2008년 월간으로 바뀌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비즈니스와 경제에 대해 영국적인 액센트를 담아 보도하는 이코노미스트와 지난 2001년부터 미국에서 발행되고 있는 잡지인 더 위크는 독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뉴스위크와 타임은 공격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타임은 지난 2007년 발행일을 월요일에서 금요일로 바꾸고 분석 기사를 강화했다. 뉴스위크는 2009년 그 주의 이벤트에 대한 보도를 줄이고 칼럼니스들의 에세이와 견해를 담은 분석을 늘렸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휘테이커는 이런 시도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시도들은 정치적으로 극도로 양극화돼 있는 상황에서 모든 이들을 사로 잡을만한 분명한 목소리를 내기에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타임지의 리처드 스텐젤 편집인은 휘테이커 주장에 반론을 제기한다. “우리 독자는 케이블 시청자들보다 많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관점의 저널리즘”이라고 말했다. 두 잡지는 가격을 인상했다. 뉴스위크는 가판대에서 5달러95센트에 팔린다. 타임은 4달러95센트다. 그러나 정기 구독자들은 한부 당 50센트에 받아 본다. 두 잡지는 광고주들에게 보장하는 발행부수도 낮췄다. 타임은 325만부, 뉴스위크는 겨우 150만부이다. 2009년 광고가 격감하면서 뉴스위크의 광고페이지는 업계 평균 수준인 25.9% 떨어졌으며 타임은 이보다 조금 괜찮아 17.4%였다.
한 미디어 광고 전문가는 “자동차, 금융, 테크놀러지 등 광고 베이스가 잠식된 것이 문제였다”며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또 광고주들이 광범한 주제를 다루는 출판물보다는 틈새 출판물에 광고를 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뉴스위크 미첨 편집인은 “미디어의 세분화 때문에 뉴스위크 같은 잡지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이제 공통분모는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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