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늘면서 노후 경제부담 커져
경기침체로 고령층 실업률 최고치
은퇴연령에 다가서는 베이비부머들은 냉엄한 현실을 깨닫고 있다. 많은 베이비부머들은 80~90대까지 건강하게 살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지출을 위한 현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946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7,900만에 달하는 베이비부머들에게 “새로운 은퇴현실은 혼란스런 상황”이라고 보스턴칼리지의 은퇴연구센터의 앨리시아 머넬 소장은 설명했다.
일자리는 드물고 많은 고용주들은 나이 든 근로자 채용을 꺼린다. 일자리를 찾은 베이비부머들도 원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다. 길버트 브룩스는 이런 혹독한 경험을 했다. 그는 지난 2008년 오래 일해 온 멤피스 트럭킹 회사가 팔리면서 냉엄한 현실을 맛봤다.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은퇴를 해야 했다. “운송 판매와 세일즈 분야에서만 35년을 일해 왔다. 나는 높은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66세의 브룩스는 말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12번이나 취업 인터뷰를 했지만 그는 여전히 실직 상태다. 브룩스가 감원된 지 6개월 후 그의 부인 앤(70) 역시 부동산 거래 전문 변호사 사무실의 비서 자리를 잃었다. “우리는 열심히 일자리를 찾았지만 이제 포기했다. 거부당하는데 지쳤다”고 브룩스는 하소연했다.
브룩스 부부의 이야기는 55세 이상 실업률이 어느 때 보다 높은 지금 아주 흔한 사연이 되고 있다. 55세 이상 실업률은 2008년 2분기 3%에서 금년 2분기에는 7%로 뛰었다. 더구나 이 수치는 더 이상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고 소셜 시큐리티를 신청한 사람들은 제외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년간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은퇴자금이 점점 바닥나고 있는 나이든 미국인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머넬 소장은 “이들의 눈을 보면서 나가서 더 일하라든가 일자리를 찾아보라고 말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머넬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고용주들이 나이 든 근로자들을 계속 고용하거나 신규 채용하는데 적극적이지 않다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경기침체가 시작된 후 확연해지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고령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2월 현재 55세 이상 실업자들은 젊은 실업자들보다 평균 10주가 더 긴 35주 동안의 실업수당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67세인 마가렛 앨런은 운이 좋은 경우다. 3년 전 실직한 후 곧바로 일자리를 찾았다. 현재 한 병원에서 의료비 청구를 담당하는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은퇴 계획이 없다.
베이비부머 가운데 절반은 70대까지 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 일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쁜 생활을 통해 지적으로 자극 받기 원해서이다. 또 금전문제도 중요한 이유다. 고령의 베이비부머들은 주식시장 폭락과 경기침체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연금 플랜에 의존했던 전 세대와 달리 많은 베이비부머들은 주식시장 폭락과 함께 가치가 하락한 401(k) 플랜에 많이 의존했다.
56세에서 62세 사이 베이비부머 가운데 거의 절반은 은퇴 후 기본 생활과 보험으로 처리되지 않는 의료비를 감당하기에 돈이 충분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64세에 연 수입이 1만1,171달러 이하인 빈곤층 베이비부머들의 41%는 은퇴 후 10년이 지나면 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틀란타 게토레이드사 품질관리원인 대럴 로저스(55)는 “은퇴에 다가선다는 것이 악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일하기 원하지만 지병인 허리통증이 문제다. 그의 아내는 4년째 실직 중이며 이들 부부는 아직 모기지를 내야 하는 형편이다. “경기침체와 주식시장 폭락에 적절히 대비하지 못해 은퇴는 물 건너 간 일이 되고 있다”고 로저스는 말했다.
은퇴 목표도 바뀌고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은 조기은퇴를 해 은퇴촌에서 여생을 편히 보내는 것을 꿈꿨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랜드연구소의 니콜 마에스타스의 조사에 따르면 거의 절반의 은퇴자들이 전통적이지 않은 길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전부터 계속 일을 하기 위한 플랜을 세우고 파트타임 일을 하거나 커리어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퇴를 한 후 조기은퇴가 실수였음을 깨닫는 사람들도 있다. 2001년 1월 은퇴했던 맷 베하(69)는 그해 말 다시 일하기로 결심했다. “사람들과 계속 어울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현재 미시건 랜싱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가외로 버는 돈을 실직한 두 아들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다. 그는 “우리 세대는 부모세대보다 나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새로운 은퇴현실은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은퇴자협회는 나이든 미국인들을 위한 전국적인 커리어 페어를 후원하고 있다. 금년 초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페어에는 6,000명이 참석했다. “일부 업종은 점차 사라지고 있어 이런 일을 했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분야를 두드리는 것이 된다”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최근 15개의 커뮤니티 칼리지들이 50세 이상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기금을 받았다. 프로그램들에는 제약 기술, 간호 보조, 컴퓨터 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한 칼리지 관계자는 “일부 학생들은 30년 이상 해 온 일들에 싫증이 나면서 새로운 커리어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빈곤 수준의 나이든 근로자들은 연방정부의 시니어 커뮤니티 서비스 고용 프로그램(SCSEP)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6개월 넘게 실업상태인 50세 이상이면 자격이 있다. 은퇴자협회는 이 기금을 받아 참가자들의 컴퓨터 기술을 향상시키고 일시적인 봉사활동에 대한 수고료를 지급한다. 그러면서 일자리 찾기를 도와준다.
2005년 은퇴한 조지 도셋(69)은 주식시장 폭락과 함께 은퇴저축 역시 줄어들었다. 그래서 다시 일하기로 했다. SCSEP를 통해 풀타임 잡을 잡아 현재는 은퇴자협회 관련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다시는 은퇴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마가렛 앨런은 “은퇴 후 일을 한다는 것은 은퇴 전과 똑같지 않다. 전혀 다른 마음 상태를 요구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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