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이렇게 힘든 데 경기침체가 벌써 1년전에 끝났다고?”
전미경제조사국(NBER)이 20일 “18개월간에 걸친 2차대전 이후 최장기 경기침체(리세션)가 2009년 여름 종료되었다”고 공식 발표하자 많은 한인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비즈니스는 여전히 부진하고 소득은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인사회의 체감경기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좋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경기침체 종료 선언 이유와 의미
국내총생산, 개인소득, 실업률, 산업생산 등의 지표로 판단했을 때 “경제사이클에서 이론적으로 경기침체(Recession)로 정의되는 상황이 끝났다”는 뜻이다. 2007년 12월 공식적으로 시작돼 전체 경제생산이 4.1%나 하락한 침체상황이 바닥을 치고 아주 미약하나마 반등을 시작한 시기가 지난해 6월이라는 것이다.실제로 눈에 띄는 변화는 올해 하반기부터다. 최근 정부와 월가 분석가들이 잇달아 희망적인 예측을 내놓은 것도 뚜렷한 회복 조짐을 확인했기 때문. 17일 백악관 예산실장은 “최악의 상황이 끝나 가고 있고 9월말부터 본격적인 경제회복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52명의 전문가들도 비슷한 시기를 회복 시점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 경제성장률은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3분기부터 성장세로 돌아서 1%의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한인사회의 체감경기
NBER이 불경기 종료를 선언한 지난해 여름과 올해 1년 사이 대부분 업종의 한인들이 느낀 체감온도는 여전히 싸늘하지만 작은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주택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건설과 부동산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했고 청과, 그로서리도 성수기라는 여름까지 매출이 늘지 않았다. 뷰티서플라이업계도 눈에 띄는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특히 세탁업계는 실업자 증가에 따라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내고 있다.그나마 네일과 요식업계가 작년에 비해 20~30% 매상이 좋아졌고 자동차 업계는 뚜렷한 판매 회복에 오랜만에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희망적인 것은 8월~9월 백투스쿨과 노동절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 연말 경기에 대한 기대를 걸게 한다는 것이다. 의류, 잡화, 식당, 관광, 네일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이 기간동안 “예년보다 10% 정도는 좋은 매상을 올렸다”고 밝혔다. 소비자 신뢰지수도 높아졌고 대부분의 조사결과 미 소매업의 매출이 예상보다 1%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절 매출은 연말 헐리데이 시즌 매출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문제는 일자리 증가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실업율 감소, 즉 일자리가 얼마나 늘어날 것인가에 달렸다. 일자리 회복은 소비 지출, 소상인들의 매출, 부동산 경기 등 모든 경제영역에 영향을 미치며 한인 경제에도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일반인들이 경기침체 종료를 피부로 실감하는 시기도 결국은 고용이 회복되는 시점이다.
지난달 뉴욕시의 실업자는 37만5,000명, 뉴욕주 전체로는 80만명. 다행이 뉴욕시 일자리는 금융업계의 실적 호전 등에 힘입어 전국 평균보다 5배나 높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NBER의 발표는 일반 소비자와 경제주체들에게 “최소한 더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더블딥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해소시킨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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