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운동복은 대개 면제품이었다. 면이 땀을 잘 흡수해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더운 날 한바탕 달리기라도 하고 나면 운동복은 땀으로 범벅이 되곤 했다. 이제는 운동복들도 똑똑하다. 나노 기술을 적용한 첨단 신소재 덕분이다. 수분을 알아서 방출해주고, 근육을 압박해 근력을 높여주는 가하면 종잇장 같이 얇으면서도 보온력이 뛰어나 에베레스트 등산복으로 쓰이는 섬유도 있다.
땀에 절고 냄새 퀴퀴한 운동복은 옛말
섬유업계 나노기술 등 첨단소재 개발붐
나노 기술 등 첨단 테크놀로지로 섬유가 눈부신 변신을 하고 있다. 섬유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프로 운동선수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똑똑한 신개념 운동복에 빠져 있다.
‘스마트’ 의류의 개발은 몇 년전 요란한 뉴스가 되었었다. 입고 있으면 알아서 심장박동을 측정해 따로 심장박동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스포츠 브라, 티셔츠 등이었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지는 못했다. 값이 너무 비싸거나 실제 심장박동기를 차고 다니는 것처럼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오늘날의 신소재는 얼마나 입기에 편하고 활동이 자유로운 가에 맞춰져 있다. 그래서 입으면 더 빨리 달릴 수 있고, 더 높이 오를 수 있으며, 더 오래 사이클을 할 수 있는 운동복들이다. 이런 첨단소재들은 대부분 공업용 재료, 의료계, 혹은 군대나 우주항공국의 특수 의류 등에서 변형된 것들이다.
■땀에도 뽀송뽀송
브루클린 소재 의류회사인 아웃라이어(Outlier)는 사이클링 운동복을 만드는 회사이다. 겉으로 봐서는 흔히 보는 면 남방 같은 옷이다. 하지만 100% 순면의 이 남방은 때와 수분, 즉 땀을 없애준다. 섬유에 나노스피어라는 첨단 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때나 수분이 섬유에 들러붙지 못하게 막아 증발되거나 날아가 버리게 만든다.
비가 오거나 날이 아주 덥거나 도로가 먼지투성이인 길에서 사이클링을 하고 나도 말짱해서 그대로 모임에 가도 손색이 없는 옷을 구상했다고 아웃라이어 공동 창업자인 타일러 클레멘스는 말한다. 아울러 입기에 편한 소재여야 했다. 첨단 섬유들이 많은 경우 끈끈하고 인공적 느낌이 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소재를 찾던 중 아웃라이어는 140년 전통의 스위스 기업인 쉘러 섬유 AG를 알게 되었다. 그 결과가 나노스피어 처리를 한 남방셔츠이다.
쉘러는 자연에서 종종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나노스피어도 그렇게 얻어낸 기법이다.
“나뭇잎이나 곤충의 날개를 관찰해보면 물이나 먼지, 기름이 표면에 붙지 않도록 하는 아주 미세한 구조가 있어요. 그걸 어떻게 하면 복제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지요”
쉘러의 홍보 및 마케팅 대표인 새론 월튼의 말이다.
또 다른 첨단 소재로 폴라맥스 트랜스드라이(Polarmax TransDry)라는 게 있다. 이 소재의 셔츠도 수분을 없애줘 항상 뽀송뽀송하다. 특수 직조와 표면 처리로 섬유 속 수분을 겉으로 뽑아내 빨리 건조하게 만들어준다.
■향긋한 냄새
첨단 기법은 운동복의 땀 냄새도 막아 준다. 은나노나 트리클로산을 넘어서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은나노나 트리클로산 등 항균작용을 하는 성분들은 독성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 연방식품의약국은 현재 트리클로산의 안전성을 검토 중이다.
미주리에 있는 데드 다운 윈드(Dead Down Wind)사는 센트프리벤트(ScentPrevent)라는 제품을 이미 생산 중이다. 효소를 이용해 냄새피우는 분자를 분해시키는 비누와 세제들이다. 이 성분을 땀 냄새 찌드는 운동복에 활용할 수가 있다.
■부위별 근육 압박
입으면 몸을 압박하는 의류는 원래 물리요법에서 썼던 것이다. 압박을 통해 피로를 덜어주고 근력을 높임으로써 운동 성적과 훈련, 회복을 향상시키는 운동복이 만들어 지고 있다. 이렇게 꽉 조이는 운동복이 정말 효과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운동성적을 높여준다는 연구가 있는 가 하면 단순히 심리적 효과를 줄뿐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렇지만 프로 선수들이 많이 착용하니 일반인들도 농구할 때, 배구할 때, 하다못해 요가를 할 때도 압박 반바지, 셔츠, 소매, 레깅을 애용하고 있다.
이같은 압박 의류는 처음에는 몸의 부위를 똑같이 압박하는 기능을 했었다. 새로 개발된 제품들은 그 이상의 기능을 한다. 아디다스는 자사의 테크피트(Techfit) 제품들이 몸의 균형과 자세를 향상시키며 근육 경련을 감소시킨다고 주장한다. 압박 밴드를 기술적으로 안배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스포츠 물리요법 전문가가 처음 구상한 것으로 해부학을 이용, 몸을 움직이게 하는 신체 부위에 대해 선별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방법을 쓴다.
■얇고도 따뜻하게
오리털 잠바는 추운 겨울 등산이나 스키에 필수품이다. 그런데 이렇게 부피 큰 방한복은 곧 사라질 지도 모른다. 제로 로프트(Zero-Loft)라는 신소재가 실험대상으로 쓰이고 있다. 나노기술을 적용하고 규산염에서 추출한 대단히 얇은 단열재이다. 원래 원유나 개스 파이프 단열재로 쓰이던 물질이다.
제로 로프트를 생산하는 엘레먼트 21 스포츠(Element 21 Sports)에 의하면 이 물질은 유리와 성분이 같지만 밀도가 유리 보다 3000배 낮은 나노분자로 되어 있어 눌러도 납작해지지 않는다. 이 소재로 옷을 만들면 방한 효과가 너무 좋아서 등반가가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며 오히려 더워하게 된다고 한다. 장갑이나 모자, 신발에도 곧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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