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철수안 마련”요청에 군 지휘부 거부… 노선투쟁 비화
밥 우드워드 발간 ‘오바마의 전쟁’서 밝혀져
버락 오바마 행정부 국가안보팀은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전쟁 전략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격렬한 내부노선 투쟁을 벌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 신문의 밥 우드워드 부편집인이 이번 주 초 발간한 ‘오바마의 전쟁’(Obama’s Wars)에서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출구’(exit)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병력 증강만 주장하는 군 지휘부의 정책에 좌절감을 느꼈고, 내부 투쟁은 정책을 둘러싼 충돌을 넘어서 개인적인 신뢰마저 금이 갈 정도였다고 한다.
우드워드는 워터게이트 사건 폭로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은 유력 저널리스트로 이번 저서도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 다양한 오바마 행정부 고위인사 인터뷰를 바탕으로 저술했다.
WP는 22일 1면 머리기사로 ‘오바마의 전쟁’의 주요 내용을 보도하면서 지난해 10월26일 오바마 대통령이 주재했던 수십 차례의 비밀 전략회의의 내용과 분위기를 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당초 군 지휘부는 아프간 추가파병 규모를 4만명으로 주장했다. 반면 조 바이든 부통령 등은 ‘제2의 베트남전’을 우려하면서 군 지휘부의 의견보다 적은 2만명 파병을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군부로부터 흡족한 ‘출구’ 전략을 제시받지 못하고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자 양측 주장의 중간인 3만명 증파로 가닥을 잡고 단계적인 철수안을 담은 6쪽짜리 ‘제한적 개입’안을 내놓았다. 그 어느 쪽의 방안도 아닌 오바마 자신의 방안이었다.
특히 노선투쟁이 감정싸움으로 격화되면서 제임스 존즈 국가안보 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들을 겨냥, “바퀴벌레” “공산당 중앙위정치국” “마피아” “선거팀”이라고 불렀고, 퍼트레이스 사령관은 데이비드 엑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에 대해 “완벽한 여론조종 전문가”(스픽닥터)라고 칭했다고 한다.
전략 논의가 거듭되는 무렵 바이든 부통령은 대규모 파병을 막기 위해 어느 일요일 아침 백악관으로 달려와 오바마 대통령에게 “대규모 파병 때 베트남 전쟁처럼 우리가 갇혀버릴 것”이라고 경고하는 일도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군 지휘부에 추가 파병과 더불어 ‘출구’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거듭 요청했지만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고, 출구 없는 군사전략을 취할 경우 향후 10년 동안 8,890억달러의 전쟁비용이 들 것이라는 백악관 예산관리국의 보고서를 보고 받고 ‘절충선’을 택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게이츠 장관, 멀린 합참의장, 퍼트레이어스 사령관 등 군 지휘부에게 “내년(2010년)에는 어떻게 전쟁을 치를지에 대한 회의를 하지 않을 것이며, ‘대통령님,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며 “오로지 당초 예정한 2011년보다 더 신속히 철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만 논의할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미 육군 병사들이 지난 15일 아프간 남부 자리지역에서 작전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101 공중강습사단 소속 치누크 헬리콥터에 탑승하고 있다. (AP)
아프간 특수부대 CIA서 비밀 창설 탈레반 소탕 활용
중앙정보국(CIA)이 3,000명의 아프간인들로 구성된 특수부대를 비밀리에 창설해 알-카에다 및 탈레반 소탕작전에 활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테러추적팀’(CTPT)으로 알려진 이 군사조직의 존재는 워싱턴포스트(WP) 신문의 밥 우드워드 부편집인이 이번 주 초 발간한 ‘오바마의 전쟁’에서 처음 알려졌으며, 미 행정부 관리들도 22일 이를 시인했다.
행정부 관리는 이 부대는 “매우 잘 훈련되고, 효율적인 조직”이라고 평가한 뒤 “아프간에서 안보와 안정을 위해 주요 공헌을 한 최정예 아프간 군조직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CNN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부대는 파키스탄 내 탈레반 세력과 알-카에다 소탕을 위한 특수임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탈레반 저항세력을 사살하고, 국경지대에 많이 거주하는 부족세력들로부터 대테러 작전에 대한 지원을 얻는 작업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CIA는 그동안 아프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무인정찰기의 공중폭격을 통해 알-카에다와 탈레반 무장 세력에 대한 소탕전을 벌여오는 한편으로 비밀 군사부대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이를 보완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CIA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파키스탄 관리들은 CIA가 통제하는 아프간 비밀부대의 월경 주장을 부인했다.
파키스탄 외교부의 압둘 바시트 대변인은 “파키스탄은 결코 외국군의 월경을 허용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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