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팔고 돌아오듯
뒷 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 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시인의 "국수가 먹고 싶다" 전문이다. (금년 9월달에 글이 넘쳐 제목만 나가고 시는 빠진 일이 있다) 금년도 벌써 12월, 어떻게 지난 줄도 모르게 한해가 가고있다. 정말 모두가 힘든 한해였다.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한 해 인듯 싶다. 시시때때로 울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는데도 지나쳐 버리고, 그래 이 어려운 때가 빨리 가버렸으면 한 마음도 있었나 싶다. 부동산 시장은 아직도 불안정하고 모든게 흔들림의 연속이다. 그래도 이제는 흔들림이라도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아직도 시장은 망설임의 연속인가 보다. 거의 밑바닥까지 왔으니, 풀릴만도 한데 하여간 금년은 보내야 하는가 보다.
요즈음은 해도 일찍 떨어져 저녁 다섯시면 캄캄한 밤이니 시간도 줄고 참 힘들어진다. 긴긴밤 잠이나 많이 자두라는 뜻인가 모르겠다. 십여년이 훨씬 넘었나 싶다. 카톨릭 교회에서 운영하는 부부교실(엠/이) 이 있었다.
2박 3일을 수녀원에서 지내며 훈련을 받는 참 귀중한 프로그램이었는데, 처음에는 뭐 문제있는 부부가 가는 것 아니냐고 망설이기도 했지만 참 크게 깨달음이 있었던 좋은 기억이 남아있다. 일정 중에, 부부가 각기 다른 방에서 상대방에게 편지를 쓰는 순서가 있다.
첫 날은 무얼써야하나 덤덤한 글 뿐이었는데, 이틀 후에 편지를 쓰던 필자는 무언가 쓰고 싶던 충동이 생기고, 가슴뭉클한 어떤 뜨거운 마음이 생기면서 결혼을 하고 지금까지의 모든 시간, 모든일들이 주마등처럼 생각이 났다. 그렇구나, 참 모자르고, 부족하고, 어디하나 잘 해준 일도 없고, 그런 후회 막급함이, 미안함이 다가왔다.
연애시절 무슨 할 말이 많다고 한번 전화에 두 세시간 씩이나 했던 일, 그토록, 신선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생각 나기도했다.(지금도 마찬가지 임)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런 계기가, 그런 훈련에서 한 사람의 인생관의 변화가 있었던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지금이, 이 어려운 상황이, 자신에서 무언가를 써야 할 때인 듯 싶다. 편지를 쓴다, 나에게 편지를 쓴다.
베들레헴 침례교회 ‘존 파이퍼’ 목사님은 이렇게 말한다. "좋은 집, 좋은 차, 아주 일찍 은퇴를 하고, 고급 호화 요트를 갖고 또 아주 고상한 취미를 갖고 인생을 즐긴다는 것이, 이것 들이 축복이냐고, 아메리칸 드림이 성취된 것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아니라고" 외친다.
오히려 그런 인생만을 추구했다면 비극이라고 반문한다. "삶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무얼까" 도 깊이 생각하게 해준것도 이 불경기가 준 큰 고마움이다. 세상을 위해, 세상의 조그만 변화를 위해 무언가를 했는가를 먼저 생각 해보라는 노 목사님의 모습이 또 보고 싶다.
아주 오래전 한국에서의 그 춥고 매서운 겨울밤에 종로 뒷골목 포장 마차에 앉아 뜨거운 오뎅국, 시원한 홍합국물을 후후 불며 먹던 시절이 생각난다. 누굴 탓하겠는가! 우리 자신에게 호호호 따뜻한 생기를 불어 넣자. 아! 긴긴 겨울밤 빈 마음을 채워줄 따뜻한 잔치 국수가 먹고 싶다!
(714)713-2494
마이클 방
비 부동산 동부 오피스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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