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환 중앙은행장 해고 배경과 향후 합병추진에 미칠 파장
지난해 12월9일 나라은행과 합병을 발표하고 있는 유재환(오른쪽) 행장. 유 행장은 합병은행 CEO 자리를 놓치면서 이사진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이 합병을 발표한지 한달여 만에 합병에 앞장섰던 유재환 행장이 전격 퇴진해 그 배경과 향후 합병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은행 발표에 따르면 유 행장은 자진 사임이 아닌 해고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중앙은행이 ‘행장 해고’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은 일단 최근 타은행의 행장 영입을 놓고 유 행장이 보인 행보에 이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보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유 행장 행보
유 행장은 합병 발표 이후 ▲합병 은행의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되지 못했고 ▲이사에도 등재되지 못해 이사진과 심각한 갈등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태에서 한미은행과 다른 은행들이 경영진 교체를 결정하고 유 행장에게 의사를 타진했고 이 과정에서 유 행장은 일부 측근 간부들과 자신의 거취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유 행장의 거취논의 사실이 결국 이사들에게 알려졌고 이사들은 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향후 이탈을 막기 위해 서둘러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일각선 합병 희생론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 행장이 억울하게 해고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합병에 따른 중앙은행 이사들의 책임과 실수를 유 행장 해고라는 카드로 커버했다는 지적이다.
나라과의 합병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던 일부 중앙은행 이사들은 “일대일 합병이라면 CEO와 이사회장 중 한 자리는 중앙은행이 갖는 것이 당연하다. 나라은행이 두 자리 모두를 갖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나라은행과의 졸렬 협상으로 결과적으로 행장까지 해고해야 하는 상황에 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일부 이사들은 “나라은행과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국 승인심사 악재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 유재환 퇴진으로 향후 감독국 합병승인 신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나라와 중앙 모두 감독국 제재상태에 있어 강도 높은 감독국 승인심사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파트너 은행의 행장이 교체된 것은 분명한 악재”라며 “합병에 대한 감독국 승인이 나올 때까지는 행장 등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지 않는 것이 정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나라은행은 지난해 연말부터 유재환 행장의 사임 및 이적설이 돌자 중앙은행 측에 강력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저급 긴급 미팅‘뒤숭숭’
한편 나라은행 경영진이 최근 내부 미팅을 통해 “합병으로 인해 나라 간부와 직원들이 해고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발언 사실이 중앙은행에 알려지면서 이에 중앙은행 직원들이 “그러면 중앙은행 직원들만 해고되는 것이 아니냐”며 동요하면서 6일 중앙은행 이사들이 매니저급 미팅을 긴급 소집하는 등 이날 중앙은행은 유 행장 해고와 함께 하루 종일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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