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토의 3분의1을 휩쓴 대홍수 이후 복구 작업에 최소 3개월 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등 홍수 후유증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 방콕 전역이 침수될 위기는 벗어났으나 방콕 외곽과 태국 중·북부의 침수 피해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또 방콕으로 강물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수문을 닫은 지역에서 주민들이 수문 개방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민심도 더욱 흉흉해지고 있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1일 "중·북부의 아유타야주와 빠툼타니주 등 침수 지역에서 서서히 물이 빠지고 있다"면서 "홍수 피해자 구호와 침수된 공단 복구 작업 등에 최소 3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잉락 총리는 "약 380억바트(13조7천598억원)를 투입해 복구 작업에 나설 것"이라며 "외무부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복구 계획 등을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상류에서 강물이 유입되는 시기와 바닷물 만조 때인 지난달 29∼31일에 방콕 짜오프라야강의 강물 수위가 홍수방지벽(2.5m)보다 높은 2.65m에 달해 대규모 강물 범람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다행히 이 기간 강 수위가 예상보다 낮아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최대 고비를 넘겼다.
잉락 총리는 만조 때가 지나면 강물 수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홍수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 달 넘게 계속된 대규모 홍수로 태국 기간 산업인 관광업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태국관광협회(TCT)의 콩끄릿 히란야낏 이사는 "태국 현지인들의 관광객 규모는 평상시 1일 25만명에 달했으나 최근 20∼30% 가량 줄었다"면서 "올해 4분기(10∼12월)의 외국인 관광객도 종전 예상치인 500만명에서 400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콕 북쪽과 동·서부 등의 지역에서는 아직도 침수 사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방콕 북쪽과 서쪽에 있는 돈므앙과 싸이 마이, 방플랏, 타위와타나, 락시 구역 등에는 여전히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있다. 짜뚜짝과 방켄, 방쓰, 톤부리 구역 등에서도 홍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방콕 동남부의 싸뭇 쁘라깐주에 있는 쑤완나품 국제공항은 정상 운영되고 있으나 최대 국내선 공항인 돈므앙 공항은 활주로 침수로 폐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방콕 지역의 도로 25곳도 침수로 통행이 어려운 상태다.
침수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방콕 외곽 지역의 민심도 흉흉해 지고 있다.
방콕 외곽의 쌈와 수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1천여명은 지난달 30일밤부터 31일 오전까지 수문 개방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수문을 열지 않아 해당 지역에 고여 있는 물이 신속하게 빠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수로의 수문을 개방하지 않으면 수문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정부는 지역 주민들과 협상을 벌인 끝에 수문을 100㎝ 높이로 개방키로 했다. 다만 수문 남쪽에서 침수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있으면 수문 개방 높이를 낮추거나 수문을 일시적으로 닫기로 했다.
이에 앞서 방콕 외곽과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총기로 공무원 등을 위협하며 홍수방지벽에서 물러나게 한 뒤 둑을 고의로 무너뜨리는 사건도 수 차례 발생한 바 있다.
태국은 지난 7월 25일부터 중·북부 지역에서 계속된 홍수 사태로 381명이 숨졌다. 태국 중앙은행은 홍수 피해 규모가 18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1%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방콕=연합뉴스) 현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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