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2016년 올림픽 준비, 빈민촌 이주 거부로 차질
▶ 선수촌·올림픽공원 부지 주민들 시위와 소송으로 맞서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시설 신축을 위해 철거에 들어 간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빈민촌. 그러나 반파된 건물에서 아직 살고 있는 주민들도 있다. / 빈민촌‘빌라 아우토드로모’는 올림픽 공원에 포함될 아름다운 호숫가 한쪽에 위치해 있다.
2014년의 월드컵과 2016년의 하계올림픽을 잇달아 치르게 될 브라질은 한껏 들떠 있다. 세계 최대 스포츠 제전으로 꼽히는 두 개의 대회를 모두 유치했다는 국가적 자부심도 대단하다. 많은 브라질 국민들은 올림픽과 월드컵 유치를 국제사회에서의 국가위상을 높이고 경제발전을 홍보하는데 완벽한 기회로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모든 준비가 착착 원만하게 진행되는 것만은 아니다. 당국이 가장 공 들이고 있는 준비 중 하나가‘올림픽 공원’ 조성이다. 호수를 끼고 선수촌을 포함한 미래형 공원으로 리우네자데이루의‘새로운 멋진 부분’이 될 것으로 홍보해 왔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철거해야할 빈민촌에 살고 있는 4,000명의 주민들. 수십년된 이 정착촌에 거주해온 주민들은 고분고분 이주할 태세가 전혀 아니다. 이미 법정에서, 거리에서 소송과 시위에 돌입하고 있다. 지난 몇 달 정부 입장에서 난감한 골치 꺼리다.
“정부는 단 몇 주의 올림픽 유치를 위해 우리 커뮤니티를 부셔버리는 것이 발전이라고 생각한다”고 이곳 빈민정착촌 ‘빌라 아우토드로모’에 주택 소유주 세니라 도스 산토스(44)는 분개한다. “그러나 우리가 저항하니까 충격을 받은 겁니다”
민주주의가 부상하면서 브라질을 남미의 강대국으로 끌어올린 몇 가지의 강점 - 중산층의 급속한 확대, 독립적인 강력한 언론, 그리고 인구의 지속적 성장 -이 지금은 올림픽 준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비 때와는 대조적이다. 당시 중국 당국은 경기가 치러질 도시에 살던 수십만 주민들을 간단히 이주시켜 버렸었다.
브라질 빈민촌의 반발은 만만치 않다. 주민들은 비디오카메라로 당국과의 충돌 현장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고 자신들의 호소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시키고 있다. 이들에겐 든든한 원군도 있다. 다른 남미국가들이 부러워하는 언론의 사명감에 찬 강력한 뉴스미디어들이다.
준비 지연이 주민들의 퇴거 반발 때문만은 아니다. 고위 스포츠 관리들의 부패 스캔들도 한 몫을 담당했다. 뉴스미디어와 신설 블로그들은 빈민촌 철거현장을 상세히 보도할 뿐 아니라 올림픽과 월드컵 대회를 둘러싼 브라질 관리들의 부패 사례까지 파헤치고 있다.
“국제경기 유치는 브라질의 발전을 축하하기 위한 것인데 그 반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리오스 플루미넨스 연방대학 크리스토퍼 가프네이 교수는 “우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악랄한 인권 유린과 악몽 같은 돈 잔치를 목격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12개 도시 사회운동 네트웍은 월드컵과 올림픽 준비로 인해 철거에 직면한 주민이 17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선 도시 전체에 걸쳐 빈민가 철거가 강행되고 있는데 일부지역 주민들은 불도저가 밀고 지나간 부서진 집에서 계속 살면서 이주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은 철거는 반드시 필요하며 합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겐 보상과 새 이주지역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철거대상 주민들은 당국의 처사가 이미 심각한 불평등을 한층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제호황과 함께 전국에서 올림픽과 상관없이 철거를 시행해 왔으며 가난한 주민들은 때론 자신의 집에 철거표시가 나붙을 때 까지 철거사실을 통보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산업도시 사우 호세 도스 캄포스에선 정부 철거대가 들이닥쳐 나무 몽둥이를 들고 대항하는 6,000여 주민들을 진압하는 현장보도가 전국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브라질의 법에 맞게 경기를 준비하는 게 아니라 경기 준비에 맞춰 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리오스 연방대학 법대 알레스 마갈하에스 교수는 지적했다.
주택당국은 ‘빌라 아우토드로모’ 지역엔 기간시설 자체가 없다면서 철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도로는 비포장 흙길이고 하수시설이 제대로 안되어 오물이 곧장 호수로 흘러들어간다는 것. 주민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이미 그곳은 많은 주민들이 널찍한 집을 짓고 나무를 심고 일부는 자동차를 세울 드라이브웨이까지 닦는 등 삶을 정착시킨 커뮤니티라는 것이다.
당국은 ‘올림픽 공원’ 조성을 예정대로 강행할 것이라고 천명했고 주민들은 “내 마을 내 집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해 달라”며 소셜네트워킹을 통해 호소하며 맞서고 있는 중이다.
올림픽 준비의 발목을 잡는 것은 철거주민의 반발만이 아니다. 노동자들의 파업도 문제다.
경기장 건설 현장에서는 몸값이 한껏 올라간 노동자들이 눈에 뜨이게 성장 하는 부에 대한 자신들의 몫을 요구하고 있다. 실업률은 사상 최저로 낮아졌고 일손은 부족한 상황이니 임금인상 요구가 날로 거세지는 것은 당연하다.
월드컵 경기장이 신·개축 중인 8개 도시에선 이미 노조의 파업이 발생했고 2만5,000명 건설노동자 조합도 파업을 위협하고 있다.
경기장 건설이 지연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거친 독촉이 쏟아지고 브라질 정부의 반박이 계속되면서 대회 준비당국들은 모두 편치 않은 심기를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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