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이 치매증세 빠지자
후처가 수년간 돈 빼돌려
사망후 상속권 행사 막아”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분하고 억울할 뿐입니다”
한국에서 대형 선박회사 회장의 1억달러가 넘는 유산 횡령사건과 관련 미국에 사는 전처와 세 딸들이 빼앗긴 유산을 찾기 위한 소송전을 벌이고 있어 화제다.
지난해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건은 홍콩과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등을 거점으로 H선박회사를 운영하다 지난 2007년 사망한 김모 회장(당시 75세)의 이혼한 첫 번째 부인 김모씨(샌프란시스코 거주)가 김 회장의 비서였던 김모(49)씨와 후처 김모(48)씨를 상대로 고소하면서 드러났다.
한국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이 2001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치매증세를 보이자 비서 김모씨와 후처가 공모해 1억1,500만달러대에 달하는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체포돼 이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 회장과 첫 번째 부인 김씨는 69년 결혼 후 첫 딸을 낳고 자녀교육을 위해 71년 샌프란시스코의 남쪽 부촌인 힐스보로로 건너와 미국에서 둘째와 셋째 딸을 낳고 살다 80년 이혼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후 후처 김씨는 2001년 김 회장이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치매증세를 보이자 비서와 짜고 예금인출 서명권자를 본인 명의로 바꿔치기 해 인출하는 수법으로 2005년까지 4년간 1억1,500만달러를 빼돌려 이 중 8,500만달러를 후처가 챙기고 비서 김씨는 3,000만달러를 가지고 몽골에서 부동산 개발업체를 운영하면서 호화생활을 했다.
후처 김씨도 이 돈을 스위스 등 외국의 여러 은행계좌로 나눠 예치했지만, 2007년 6월 김 회장 사망 이후 재산 상속권을 갖게 된 김 회장 전처의 딸들이 걸림돌이었다. 김 회장 재산의 상속권자는 첫 번째 부인 김씨 소생의 딸 3명과 후처, 후처 아들 등 총 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40, 38, 36세인 세 딸들은 “아버지가 심하게 아프기 시작할 때부터 후처가 갖은 방법을 동원해 대문도 열어주지 않는 등 우리가 한국에 갔을 때 못 만나도록 막기 시작했다”면서 “주변의 지인까지 만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등 철저히 통제했다”고 말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2007년 김 회장이 사망하고 재산분배 과정에서 김씨 등의 연락이 없자 딸들은 직접 찾아가 재산공개를 요구했다.
이같은 사실은 2007년부터 2011년 6월까6월까지 3년10개월 동안 한국에서 머물면서 증거를 수집한 세 자매의 모친 김씨에 의해 밝혀졌고, 고소사건을 맡은 검찰이 비서 김씨를 지난 5월 몽골로 직접 가서 연행해 오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김 회장의 첫 번째 부인인 김씨는 미국에서 나고 자라서 한국의 상황을 잘 모르는 세 딸들을 대신해 한국을 오가며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다. 김씨는 “남들이 자칫 이혼한 전처가 재산이 탐나서 그러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어 조심스럽지만 상속권이 있는 세 딸들을 위해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뇌경색으로 전 남편의 정신이 올바르지 못한 상태에서 서류를 꾸미고 예금인출 서명권자를 본인 명의로 돌려 놓았다”며 “미국에 살고 있어서 한국 사정을 모르는 딸들을 위해서라도 물러날 수 없다”고 말했다.
세 자매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수소문 끝에 병원에서 투석하시는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며 “본인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이나 의사 표시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4년 반이라는 긴 법정싸움 때문에 많은 비용을 사용해 재정적으로 힘든 상태”라며 “그러나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판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