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대부분 주경야독…꿈 이루려다 참변
오클랜드 오이코스대학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들은 모두 미국에서 간호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얻기 위해 주경야독(晝耕夜讀)을 해 가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민자 가족 출신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보다 안정된 직장을 찾아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겠다는 희망을 안고 오이코스 대학을 찾았으나 꿈을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 채 화를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한인 사회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한국계 희생자 그레이스 김(24.한국명 김은혜.유니온시티 거주) 씨와 리디아 심(21. 심현주.헤이워드 거주) 씨는 모두 오전에는 이 대학에서 간호사의 꿈을 키우고, 밤에는 레스토랑 종업원과 의사 비서로 일을 해왔다.
심 씨의 동생 대니얼 심(19.대학생) 씨는 "누나가 거의 매일 아침 6시께 오이코스대학에 등교해 공부한 뒤 오후 4시부터 4시간 인근 안과에서 의사의 비서로 일해왔다"고 전했다.
김 씨도 오전에는 이 대학에서 공부한 뒤 오후에는 인근 뉴어크의 BJ 레스토랑 등 두 곳에서 돈을 벌었다.
김 씨의 레스토랑 동료들은 현지 언론에 "그가 항상 열심히 살았으며, 직장에서도 동료들과 노래하고 농담하면서 즐겁게 지냈다"고 전했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누구나 시작을 할 수는 있지만 강한 자만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게시돼 있었다고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전했다.
또 다른 희생자 소남 초돈(33.엘 세리토 거주)는 티베트 망명자로 인도에서 성장해 그곳 티베트망명정부의 교육부에서 일하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지난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해 온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캘리포니아 북부지역 티베트인 협회 협회장은 텐진 체더프는 "티베트에서는 많은 고통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금 우리는 미국에서 또 다른 슬픔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남미 가이아나 출신 이민 1.5세대인 주디스 세이모어(53.새너제이 거주) 씨는 세금분석사(tax analyst)로 일하다 정리해고되고 나서 새 일자리를 찾으려고 이 대학을 찾았으나 1년 과정을 2개월 남겨둔 상태에서 화를 당했다.
그는 부모가 모두 뉴욕에서 간호사였으며, 그도 이미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 간호학과의 문을 두드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이모어 씨는 장성한 두 자녀를 두고 있으며, 주변 사람들은 그가 딸이 조만간 새너제이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경영대학원을 졸업할 예정이라면서 기뻐했다고 전했다.
용의자 고수남(43)씨가 도주 차량을 빼앗는 과정에서 피살된 것으로 확인된 부티아 체링(38.샌프란시스코 거주) 씨는 히말라야 산맥 인근인 인도 시킴주 출신의 불교신자.
독신자인 그도 오전에 오이코스대학에서 공부하고 밤에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다.
도리스 치부코(40.샌 리앤드로힐스 거주)씨는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 법대를 거쳐 변호사로 일하다 지난 2002년 결혼과 동시에 미국으로 이민왔다.
남편 애파냐 치부코는 AT&T의 기술자로 근무하고 있고 현재 8살과 5살, 3살 짜리 자녀를 두고 있다.
그도 자녀를 어머니에게 맡기고 샌 리앤드로 소재 빌라 페어먼트 정신보건재활센터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사망자 가운데 유일한 학교 교직원은 캐틀린 핑(24)씨는 미리 미국에 와있던 아버지의 초청으로 2007년 어머니와 남동생, 여동생 2명과 함께 필리핀에서 이민왔다.
숨진 핑씨의 남편은 이민국의 허가를 받지 못해 아직 필리핀에 있다.
필리핀에서 간호대학을 다니던 핑 씨는 미국에서도 간호사가 되려고 대학에 등록한 상태이며, 친구의 소개로 8개월 전 이 대학의 직원으로 채용돼 집안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게 돼 기뻐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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