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액의 개인 트레이너 고용‘초속성 살빼기’ 코로 음식물 주입·오개닉 주스 마시기 등 방법도 가지각색… 보통 15~20파운드 감량
▶ 예비신부들 ‘살인적 다이어트’
결혼식을 앞두고 제시카 슈네이더가 시도한 비위관 다이어트는 10일간 1,500달러의 경비가 든다.
지난 3월 결혼식을 올린 제니퍼 데릭은 할머니가 물려준 웨딩드레스를 입기 위해 불과 한 달 사이에 무려 34파운드를 감량했다. 고강도 다이어트를 통해 옷에 몸을 맞춘 셈이다. 단기간에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처방약을 복용하고 비타민 B 주사를 맞았다. 무리한 감량으로 탈이 나지 않도록 매주 의사를 찾아가 몸 상태를 점검하고 다이어트 진행상황을 확인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체중은 159파운드에서 125파운드로 떨어졌고, 1938년도에 만들어진 웨딩드레스는 그녀의 몸에 딱 들어맞았다. 데릭은“할머니 세대는 요즘의 젊은 여성에 비해 일반적으로 체구가 작았다”며“웨딩가운을 늘릴 수 없어 몸피를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는 6월 모국인 아르헨티나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제시카 슈네이더(41)는 웨딩가운을 맞추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지난 3월 코를 통해 위로 음식물을 전달하는 튜브를 삽입했다. 의사의 감독 하에 시행되는 이 다이어트는 열흘간 비위관(nasogastric
tube)이라 불리는 튜브를 코에 달고 다녀야 한다.
비위관을 통해 제공하는 음식물의 열량을 하루 800칼로리로 제한함으로써 단 시간에 체중을 줄이는 방법이다.
결혼식 날 완벽하게 보이고 싶은 것은 모든 여성의 공통된 꿈이다. 2007년 코넬대의 제프리 소발과 로리 네이버스가 결혼을 앞둔 272명의 여성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참여자의 70%가 몸무게를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원하는 최적 감량 규모는 20파운드였다.
웨딩드레스는 일반적으로 평상복보다 노출이 심하다. 결혼은 어떨지 몰라도 웨딩사진은 영원하다고 생각하는 예비신부들은 드레스 밖으로 살이 삐져나온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기 위해 ‘식전 살빼기’에 열을 올린다.
뉴욕에 위치한 세계 최대 웨딩드레스 전문업체 크라인펠드 브라이들의 재봉사들은 예비신부들이 주문한 가운을 줄이느라 늘 바쁘다.
이곳의 드레스 가봉기간은 결혼식 전 2개월. 이 기간에 몸매를 파격적으로 바꾸는 여성이 많으니 치수변경에 따른 드레스 수선이 줄을 잇기 마련이다.
클라인펠드이 마케팅 디렉터인 제넷 크루스즈카는 드레스 사이즈를 놓고 고객들과 종종 신경전을 벌인다. 고객들은 자신의 몸매보다 작은 치수의 드레스를 원하는 반면 제넷은 가급적 큰 치수를 추천한다. 드레스의 치수를 줄이는 수선이 늘리기보다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웨딩드레스는 다른 가운이나 평상복과 치수 표준이 다르다. 예컨대 평상복의 사이즈 8에 해당하는 웨딩드레스의 치수는 사이즈 10이나 12가 된다. 이런 사정을 모르고 웨딩드레스 구입에 나선 예비신부는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다는 사실에 심리적 충격을 받곤 한다.
9년 전 결혼한 콜린 맥고완(36)은 “당시 내 몸매로 어깨끈이 없는 웨딩가운을 입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었다”며 결국 개인 트레이너 수플레밍을 고용해 20파운드를 감량했다고 밝혔다.
12~13년 동안 신부들의 체중조절을 전문적으로 담당해 온 플레밍은 이들이 덜어내는 체중이 보통 15~20파운드 정도였다고 전했다.
개인 트레이너 고용에는 재정출혈이 따른다. 맥고완처럼 이름값이 높은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려면 1회당 140~2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오개닉 주스를 이용한 속성 살빼기도 예비신부들 사이에서 제법 인기가 높다.
지난 11월 약혼한 음반 사업가 브룩 백스터(34)는 ‘블루프린트 클렌즈’의 오개닉 주스로 효과를 보았다. 여섯 병의 주스를 주문해 단 3일 만에 6파운드를 줄였다. 경비는 하루 65달러 정도.
예비신부들을 주 타겟으로 삼는 블루프린트의 창업주 에리카 후스는 회사 웹사이트를 통해 “오개닉 주스 다이어트는 체내의 모든 독성물질을 청소해 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디트로이트 소재 웨인 주립대학의 부교수 데이빗 그로스키 박사는 “오개닉 주스가 배변을 촉진하는 완화제(laxative)의 역할을 할 뿐 체내 독성물질을 청소하는 효과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로스키 박사는 이른바 클렌징 다이어트 회사들은 오개닉 주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독성물질을 제거해 주는지 절대 밝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속성 살빼기 다이어트도 주기적인 유행을 탄다. 2년 전 애시톤 커처와 데미 무어 부부의 다이어트 비법으로 소개돼 인기몰이를 한 ‘매스터 클렌즈’도 이미 1976년도에 책을 통해 발표된 방식이다. 레몬주스와 파프리카, 메이플 시럽을 물에 타서 10일간 마시는 것으로 식사를 대신한다. 칼로리 섭취량이 줄어드는 데다 설사까지 해대니 몸무게가 무너지는 것은 잠깐이다.
최근 들어 예비 신부들 사이에서 뜨기 시작한 속성 다이어트는 임신에 관여하는 융모생식선 자극호르몬을 동원한다. 이 역시 1954년 알버트 T.W. 시메온스가 발표한 감량법이다.
그러나 연방식품의약국(FDA)은 2010년 12월 처방전 없이 판매하는 융모생식선 자극호르몬 제품이 감량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사기이며 이 호르몬을 인용한 처방약 역시 감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 롤링힐스 소재 메디린 클리닉의 신시아 메이서는 “시술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FDA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전해 준다”며 “호르몬 주입으로 하루 500칼로리의 열량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FDA의 발표와 달리 속성 감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사기구와 호르몬, 자가 주사기와 사용법 지도, 매주 한 차례의 간호사 면담을 포함한 경비는 950달러. 린제이 가드너(28)의 경우 지난해 결혼식을 6주 앞두고 이 방업으로 14파운드를 뺐지만 비판론자들은 위약효과(placebo effect)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슈네이더가 시도한 비위관 다이어트는 코에서 식도를 거쳐 위로 집어넣은 튜브를 통해 10일간 탄수화물을 함유하지 않은 영양분을 공급한다. 하루에 제공되는 열량은 800칼로리. 유럽에서 고안된 이 다이어트를 미국에 처음 도입한 올리버 디 페이트로 박사는 지난해 7월부터 폴로리다 배아하버 아일랜드에 위치한 자신의 클리닉에서 주로 예비 신부들을 대상으로 시술을 하고 있다.
K-E 다이어트라 이름 지어진 이 방법은 체내 탄수화물 고갈상태를 뜻하는 케토시스(ketosis)를 유도해 지방분해를 촉진한다. 탄수화물이 없는 상태에서는 당분보다 지방이 더 빨리 소모된다. 변비, 악취, 현기증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으며 비용은 10일 기준으로 1,500달러다.
속성 살빼기에 초점을 맞춘 극도의 저칼로리 다이어트는 대부분 신장결석, 탈수, 두통 등의 부작용을 동반한다.
슈네이더는 비위관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8일 만에 튜브를 제거했다. 체중감량이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뉴욕 프레스비테리언/웨일 코넬 메디칼 센터의 포괄적 체중통제 프로그램 디렉터 루이스 아론 박사는 “신부가 예쁘게 보이고 싶은 것은 당연하지만 속성 살빼기는 위험하다”며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법석을 떨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꾸준히 살을 뺀다면 최소한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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