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전 LA폭동 주류사회에 생생히 전달 강형원 로이터 수석사진부장
남에게 비춰지는 우리의 모습도 잘 관리
한인타운 폭동현장 등 퓰리처상 수상
“주류사회와 타 커뮤니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을 갖고 미국 문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할 때 한인사회가 고립되지 않고 발전할 것입니다”
두 차례나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주류사회 언론계에 우뚝 선 사진기자인 강형원(49)씨의 말이다. 그는 세계적 통신사인 ‘로이터’의 수석 사진부장이라는 고위직을 맡고 있다. 강씨는 20년 전 LA 폭동 때 경찰도 포기한 코리아타운을 지키는 용감한 한인들의 모습을 전 세계에 보도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29세의 나이에 LA타임스 기자로 활약하던 그는 결혼식 후 열흘만에 4.29가 터져 신혼의 단꿈을 뒤로 하고 위험한 폭동 현장을 누비면서 타운을 지키다 숨진 이재성군의 사진을 특종 보도하기도 했다.
13세 때 가족과 함께 이민 와 UCLA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강씨는 LA타임스 사진부장과 AP통신 워싱턴 지국 사진부장을 거쳐 현재 로이터 통신 수석사진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LA폭동 사진 취재로 1993년 퓰리처상 스팟뉴스 부문에서 수상한데 이어 1999년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추적 보도해 기획 사진 부문에서 또 다시 퓰리처상을 수상하는 등 주류사회에서 한인을 대표하는 언론인으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LA에서 성장한 강씨는 작은아버지가 한인타운에서 치과를 운영하다 현재 한국 다니엘 종합병원과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대표를 맡고 있는 올드타이머 강대인씨이며, 큰아버지는 지난 1991년 북한 일반 주민으로는 해방 후 처음으로 미국의 노모를 방문해 이산가족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최근 ‘폭동 20년 후’ 취재를 위해 LA를 방문한 강씨는 폭동 당시 활동을 회고하며 “4월29일 경찰도 위험을 느껴 철수한 플로렌스와 놀만디 폭동현장에 취재를 위해 잠입해 동료 사진기자와 취재를 하는데 폭도들이 벽돌과 야구방망이를 들고 차를 향해 돌진했다. 만약에 흑인 폭도에게 잡혔다면 백인 트럭 운전사 레지널드 데니처럼 차에서 끌어내려져 집단폭행을 당했을 정도로 일촉즉발의 위기도 겪었다”고 전했다.
강씨는 “4월30일 한인타운 가주마켓에서 총으로 무장하고 업소를 지켰던 한인들을 밤새워 취재했는데 이날 밤 인근지역에서 벌어진 엄청난 총격전 소리를 듣고 뛰어간 곳이 바로 이재성군이 숨진 곳이었다”며 “그 현장을 취재하면서 내가 사진기자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군 같은 자경단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일간 집에 못 들어가고 자경단과 흑인 폭도 간 총격전을 주고받는 전쟁터 같은 곳에서 현장을 지켰다”고 밝혔다.
또한 강씨는 “‘Perception Reality’라는 말이 있는데 남에게 비춰지는 우리의 모습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흑인 동네에서 돈만 벌고 흑인사회에는 이익 환원도 하지않는 한인이라는 인식을 흑인들이 갖게 한 책임이 있다. 우리가 그만큼 덕을 쌓지 못했고 친구를 만들지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인종에 관계없이 눈앞에 있는 손님을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야 단골고객을 확보할수 있고 업주도 성공한다는 단순한 논리를 한인들이 등한시한 것이 아직도 뼈아프다”고 회고했다.
강씨는 이어 “당시 폭동은 타 커뮤니티와 원만한 관계형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해주었다”며 “미국 문화, 사고방식을 이해해야 영어도 저절로 배워지므로 한인사회 뉴스를 보는 분량만큼 주류사회 소식도 접하면서 미국에서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갖는 등 미국 문화를 이해하고 적응하려는 노력이 따를 때 한인사회가 고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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