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反)공무원 노조법 후폭풍으로 치러지는 위스콘신 주지사 소환투표에서 2010년 주지사 선거의 공화-민주 양당 후보가 재대결을 벌이게 됐다.
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스캇 워커(44,공화) 위스콘신 주지사 소환투표를 앞두고 전날 실시된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톰 배럿(58) 밀워키 시장이 승리했다.
배럿 시장은 지난 2010년 11월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섰으나 극우 보수 공화당원인 워커 주지사에게 5% 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총 12만5천 표 차이였다.
3명의 경선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54%의 지지율을 얻은 배럿 시장은 내달 5일 실시되는 워커 주지사 소환투표를 통해 18개월 전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얻었다.
노동조합 측이 내세운 강경파 후보, 캐슬린 포크 데인카운티 의장은 지지율 37%로 2위에 그쳤다.
그러나 경선 결과가 나온 직후 노조 지도부는 "소환 운동의 구심점을 즉각 배럿 시장으로 전환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노조가 하나로 단결, 워커 주지사 소환을 통해 권리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럿은 2004년부터 위스콘신 주 최대 도시이자 민주당 성향의 공업도시인 밀워키 시장을 맡아왔다. 그는 지난 4월 70%에 이르는 압도적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사실 배럿은 노조와 다소 불편한 관계였다. 일부 노조 지도부는 배럿에게 소환투표 불출마를 강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배럿은 "워커 주지사가 박탈한 단체교섭권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노조를 설득했다.
워커 주지사는 지난 해 1월 취임한 이후, 36억달러(약 4조1천억원)에 이르는 주정부 재정 적자 해소 방안으로 개혁의 칼을 뽑아들었다. 그는 공무원 단체교섭권을 사실상 박탈하고 연금 및 건강보험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의 공직사회 구조조정 입법을 추진, 대규모 시위와 함께 전국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위스콘신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워커 주지사 소환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들은 지난 연말부터 올초까지 소환투표 성립에 필요한 54만명의 2배에 이르는 90만여 명으로부터 청원 서명을 받았고, 워커 주지사는 결국 주민 소환 요구에 응하기로 했다.
미국의 소환투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해당 공직자의 퇴출만을 결정하는 투표가 아니라 재선거에 가까운 개념이다. 소환투표의 대상이 된 공직자도 당내 경선을 거쳐 다시 출마할 수 있으며 워커 주지사도 그런 과정을 거쳐 현역 주지사의 신분으로 다시 선거에 나서게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위스콘신 소환투표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고조되면서 초선 주지사인 워커는 미국 보수진영의 스타로 부상했다. 그는 지금까지 2천500만달러(약 290억원)에 이르는 선거자금을 모았는데 이는 대부분 위스콘신 주 밖에서 모금됐으며 2010년 주지사 선거 당시 모금액을 훨씬 웃도는 기록이다.
시카고 트리뷴은 "지난 달 23일 현재 워커 주지사의 은행잔고는 490만달러(약 56억원), 배럿 시장은 47만5천500달러(약 5억4천만원)"라며 "이번 선거는 거액의 자금을 손에 쥔 워커와 노조 지지를 얻게 된 배럿의 대결"이라고 평했다.
미국 역사상 현역 주지사가 주민소환투표로 자리에서 물러난 일은 지금까지 2번 있었다. 지난 1921년 노스다코다 주에서 린 프레이저 주지사가 주민소환됐고, 그로부터 82년만인 지난 2003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 소환투표를 통해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당선됐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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