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저귀 없이 키우고… 임신 때부터 채식만… 스타 엄마들 극성에 일부선‘따라하기 열풍’ 전문가들“검증 안된 방법들, 피해는 아기에게”
▶ 관심과 논란 부르는 ‘이색 양육법’
재뉴어리 존스(왼쪽)와 아들 샌더. 존스는 자신의 몸에서 나온 태반을 정제로 만들어 복용, 화제를 뿌렸다.
재뉴어리 존스는‘매드 멘’(Mad Men)이라는 TV 드라마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여배우다. 그러나 요즘은 자신의 태반을 먹어치운 엄마로 더욱 유명하다. 물론 태반을 날로 먹은 것은 아니다. 바짝 말려 정제로 만든 후 복용했으니 상상만큼 끔찍하진 않다.
존스보다 얼굴이 더 널리 알려진 알리시아 실버스톤도 특이한 양육법으로‘엄마 새’(mama bird)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리 고약스레 들리는 별명은 아니지만, 그 배경은 별로 상큼하지 않다. 발단은 그녀가 공개한 아들 베어 블루와의 아침식사 비디오였다. 실버스톤은 미소 수프 안의 야채 건더기를 자신의 입안에 넣어 꼭꼭 씹은 후 아들에게 먹여주었다. 이 동영상은 인터넷을 타고 삽시간에 퍼졌고 네티즌들은 자신이 미리 씹은 음식을 아들 입에 넣어주는 그녀에게‘엄마 새’라는 별칭을 붙여주었다.
모델인 지젤 번천은 기저귀 없이 아들을 키우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녀의 아들은 생후 6개월부터 엄마에게 집중적인 배변훈련을 받았다.
존스와 실버스톤, 번천의 남다른 ‘극한 양육법’은 이들 3인방의 ‘스타 파워’에 얹혀 찬반논쟁과 함께 일부 ‘따라 하기’ 열기를 불러일으켰다. 그렇다면 이들의 방식은 과연 합당한 것일까?
전문가들의 평가와 진단은 엇갈렸다. 우선 음식 씹어 먹이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실버스톤은 바로 이것이야말로 지난 수천 년간 엄마가 아기에게 음식을 먹여온 안전한 방식이자 가장 합리적인 젖떼기 절차라고 주장했다.
사실 유아에게 씹은 음식을 먹이는 것은 여러 문화권에서는 보편적 관행이었다.
지난 2010년 전문지인 ‘엄마와 아가의 영양’(Maternal & Child Nutrition)이 중국의 대학생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63%는 유아시절 엄마 등 보호자가 미리 씹어준 음식을 먹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애틀 칠드런스 하스피틀의 소아과 전문의 웬디 수 스완슨은 아기에게 씹은 음식물을 먹이게 되면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와 B형 간염 등의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충치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도 전염이 가능하다.
스완슨은 “음식 씹어 먹이기는 딱딱한 고형식을 처음 먹는 아기의 안전을 고려해 고안해낸 방식이었을 것이지만 나이프와 포크, 혹은 음식을 부드럽게 갈아줄 도구가 없는 문화권을 중심으로 통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실버스톤처럼 쿨한 유명인이 한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우유나 치즈 등 낙농제품까지 배척하는 극단적 채식주의자인 실버스톤은 아들에게도 육류를 전혀 먹이지 않는다.
인기 TV 드라마 ‘본즈’(Bones)의 여주인공 에밀리 디샤넬과 여가수 알라니스 모리세티 역시 임신기간 내리 ‘풀’만 먹어댄 엄격한 채식주의자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을 건강한 채식주의자로 키울 수는 있지만 임신 중에는 육류와 낙농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B12와 같은 영양분 결핍을 일으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영양학 교수인 토마스 샌더스는 수유를 하는 채식여성과 그 밑에서 성장하는 어린이들 역시 비타민 B12와 비타민 D 보강식품을 섭취해 균형을 맞춰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70년대 태어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장기 연구를 실시한 샌더스는 엄격한 채식주의 어린이들은 생후 첫 5년간 그들의 또래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키가 작았으며 이 같은 차이는 성인이 된 후에도 대부분 그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채식만 고집하는 식생활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비만위험을 떨어뜨리는 나름의 장점도 갖고 있다.
그러면 태반 섭취에 대한 전문가들의 판정은 어떻게 나왔을까?
우선 자신의 태반을 정제로 만들어 복용한 존스는 산후 2개월도 안 돼 ‘매드 멘’ 촬영에 복귀할 정도로 원기를 되찾았다.
존스는 포유동물 가운데 오직 인간만이 정기적으로 자신의 태반을 섭취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물속에서 새끼를 낳는 해양 포유동물과 낙타를 비롯한 소수의 짐승을 제외한 나머지는 출산 때 태반을 먹어치운다.
옹호론자들은 태반 복용은 산후우울증 위험을 줄이고 젖을 잘 돌게 하며 신속한 산후회복을 돕는다고 주장한다.
뉴욕 버팔로 대학의 행동신경학자 마크 크리스탈은 태반이 산통을 견뎌내는 진통효과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만 후 나오는 태아 부속물인 태반, 제대, 난막이 등 이른바 후산에서 진통효과를 내는 분자를 가려내는 실험을 진행중인 크리스탈은 그러나 여성이 태반을 먹는 것으로는 아무런 혜택도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빅뱅 이론’의 아미 파라 파울러 역할로 얼굴이 팔린 마임 비아릭은 최근 신경과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애착 육아’(attachment parenting)에 관해 집중적으로 글을 써서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비아릭은 특히 장기 수유를 강조한다. 그녀는 아직도 세살반 된 프레드에게 젖을 물린다.
델라웨어대 인류학자 캐더린 데트와일러는 일부 문화권의 경우 여섯 살 이상이 될 때까지 아이에게 젖을 준다며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런 이유 시기는 두 살 반에서 일곱 살 사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모유는 비만과 천식, 위장감염, 지적능력을 떨어뜨리고 젖을 먹이는 엄마에게는 특정 암 위험을 낮춰준다.
문제는 이런 효과가 장기 수유에도 그대로 적용되느냐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한 살 이후까지의 이른바 ‘연장 수유’에 대한 연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장기 수유 지지론자들은 모유 효과가 6~7세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반대론자들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다이어트보다 더 낫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출생 후 첫 6개월간은 모유만 먹이고 두 살이 될 때까지는 이유식과 젖을 병행할 것을 권한다. 반면 미 소아과학회는 지난해 내놓은 수유지침을 통해 최소한 한 살이 될 때까지는 젖만 먹이라고 충고했다.
생후 6개월부터 배변훈련을 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의견을 달리한다.
의사들은 18개월이 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입장이다. 뇌가 방광이 보내는 신호를 인식하려면 그 정도가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잘만 된다면야 기저귀에 쏟아 부을 돈도 절약할 수 있고 아기의 피부 염증을 걱정할 필요도 없지만 보호자들은 만만찮은 시간과 인내를 가져야 한다.
아기와 엄마 중 도대체 누가 훈련을 받는 건지 아마 조금은 헷갈릴 것이고, 시간과 인내와 함께 아기의 훈련 중 ‘시행착오’를 처리할 팀도 필요로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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