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 해군의 주력 군함으로 맹활약했던 전함 ‘아이오와’가 미국 현충일(메모리얼 데이) 연휴 동안 마지막 항해에 나섰다.
27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아이오와’가 메모리얼 연휴가 시작된 26일 샌프란시스코 인근 리치먼드 항을 출항했다고 보도했다.
길이 270m로 축구장 3개를 합친 것과 맞먹고 높이는 32m나 돼 14층 건물과 똑같은 역대 최대의 전함 ‘아이오와’는 나흘 동안 예인선에 이끌려 시속 9.6㎞의 느린 속도로 캘리포니아주 해안을 따라 남하, 영원한 안식처가 될 로스앤젤레스 샌피드로 항구에 오는 29일께 도착할 예정이다.
날씨에 따라 도착 날짜는 다소 유동적이다.
원래 지난 20일 출항할 예정이었으나 폭풍이 예보돼 연기됐다. 그러나 출항 연기가 오히려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기회가 됐다.
출항 날짜가 마침 메모리얼 연휴 첫날인데다 ‘아이오와’의 거대한 몸집이 통과한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금문교’가 이날 건설된 지 75년째 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수천명의 관광객이 ‘아이오와’가 ‘금문교’ 아래를 빠져나가는 장관을 구경하러 몰렸다.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서 미국 해군의 위용을 과시했던 전함 ‘아이오와’는 이번 항해가 마지막이다.
미국 해군 당국은 ‘아이오와’를 샌피드로 항에 영구 정박시키고 해상 박물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이오와’는 현역 시절 승조원 3천 명을 태우고 16인치짜리 함포 7문을 포함해 함포 19문과 토마호크 함대지 미사일, 함대함 하푼 미사일 등을 갖춰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고 미국 해군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2차 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3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미국·영국·소련 등 연합국 정상 회담에 참석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서양을 오갈 때 탑승한 배가 바로 ‘아이오와’였다.
소아마비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루스벨트 대통령을 위해 설치한 욕조와 엘리베이터가 그대로 남아 있다. 미국 해군 함정 가운데 욕조가 설치된 배는 ‘아이오와’ 뿐이다.
1945년 일본이 항복할 때 윌리엄 헤이슬리 제독이 이끄는 미국 태평양 함대 기함으로 도쿄만에 정박했다.
한국전쟁에도 참전해 동해에서 함포로 지상군을 지원했다.
1989년에는 선내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수병 47명이 사망해 전시가 아닌 때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해군 함정이라는 불명예 기록도 갖고 있다.
’아이오와’는 1958년 일단 퇴역했다가 1982년 해군 전력 증강 사업의 하나로 현역으로 복귀했지만 2006년 완전히 퇴역했고 그동안 박물관이나 해상 관광지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왔다.
’아이오와’의 경제 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로스앤젤레스는 기대하고 있다.
선상에서만 일자리 100개가 생기고 연간 45만 명이 전함을 보러올 것으로 보여 지역 경제에 10년 동안 2억 5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는 샌프란시스코 북쪽 조선 도시 바예호와 치열한 경합 끝에 ‘아이오와’를 유치했다.
미국 최대의 와인 생산지 내파 밸리 인근의 바예호는 해군이 그동안 ‘아이오와’를 정박해두고 수리하던 곳이다. 하지만 바예호는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데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해군은 로스앤젤레스를 선택했다.
’아이오와’는 로스앤젤레스 샌피드로 항구에서 6월 9일까지 고정화 작업을 거친 뒤 오는 7월7일 해상 박물관으로 변신해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아이오와’ 해상 박물관이 개장하면 자동차로 약 3시간 쯤 떨어진 샌디에이고 항구의 퇴역 항공모함 ‘미드웨이’ 해상 박물관과 인기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 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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