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력 수준 유럽만 못하지만 비즈니스 차원 배울점 많다”
LA에 온 이영표 선수가 홈디포센터 원정팀 라커룸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 중 하나이자 한국 축구가 낳은 세계적인 풀백 중 한 명인 이영표(35,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원정경기를 위해 LA에 왔다. 23일 카슨 홈디포센터에서 벌어진 LA 갤럭시와의 원정경기에서 이영표는 변함없이 밴쿠버의 주전 라이트백으로 출전, 전후반 90분 풀타임으로 필드를 누볐다.
이영표는 밴쿠버 입단 후 팀의 16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전 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는 부동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밴쿠버(7승5무4패)는 이날 이영표의 분전에도 불구, 전반에만 3골을 뽑아낸 갤럭시(6승2무8패)에 0-3으로 완패, 최근 5게임 무패행진(2승3무)을 마감했다.
이영표는 또 후반 종료직전 갤럭시 수퍼스타인 데이빗 베컴의 타이밍 늦은 태클에 발을 다쳐 경기 후 라커룸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다행히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듯 치료를 마친 뒤 한인언론과 만난 이영표는 격전 후 피곤한 상태에서 시간도 별로 없어 팀 관계자가 한국말로 “2분(만 더 해)주세요”라고 재촉하는 와중에서도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에 성심성의껏 응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밴쿠버에서 몇 개월간 뛰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팀이 많이 좋아졌다. 지금 우리 팀이 (서부컨퍼런스) 3위다. 초반에도 괜찮았지만 팀이 계속 안정돼 가고 있다. 오늘 지기 전까지 이번 달에 2승1무로 좋은 경기를 보였다. 팀이 상당히 좋은 것 같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네덜란드, 독일, 사우디리그는 전 세계 많은 리그에서 뛰었다. 지금 MLS(메이저리그 사커)의 수준은 세계 타 리그와 비교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세계 정상급 리그와 비교하면 아직 템포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MLS는 샐러리캡이 있어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오기 힘든 환경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 상당히 체계적으로 잘 발전되고 있다. 지금 속도로 본다면 아주 빠르게 세계 축구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성장의 걸림돌(샐러리캡)이 해결되지 않는 한 어느 정도 발전하다 한계가 부딪힐 것이다.
-2002 한일월드컵이 개최된 지 벌써 10년이 됐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그렇다. 그 월드컵을 통해 한국축구가 세계에 알려지게 됐고 2006, 2010 월드컵을 거치며 한국은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팀으로 성장했다. 그런 것을 앞으로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해외에선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신화가 개최국 프리미엄 덕이라고 깎아내리는 경향이 있는데.
▲축구에서 그런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항상 진 쪽에선 핑계거리를 찾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축구가 4강에 갔다는 사실이다. 한국 축구가 4강에 갈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이라면 나 역시 아직 한국 축구가 세계 4강 수준은 아니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2002년 대표팀은 충분히 4강에 갈 수 있는 팀이었다. 당시 (다른 나라) 선수들도 모두 이를 인정했다. 당시 우리는 상대가 경기를 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압박을 통해 실제로 좋은 경기를 했다. 4강에 들 충분한 자격이 있는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 축구 전체로 보면 다른 나라들이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히딩크 감독에게 배운 것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축구장 안에서 판단을 하는 것이다. 언제 압박하고 언제 물러날 것인가. 언전,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공격할 것인가. 이런 판단의 문제는 그전까지 내가 배우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그런 것들이 세계 정상급 축구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기에 계속 이어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
-현실적으로 상당한 손해를 감수하면서 MLS에 온 목적은.
▲MLS 경기력 수준이 유럽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케팅이나 비즈니스 차원에선 배울점이 많다. 미국이 스포츠 강국임을 느낄 수 있는 여러 장점들이 보면서 구단 운영에 대해 배우고 느끼는 것이다.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
-미 전국으로 다니면서 한인팬들을 많이 만날 기회가 있나.
▲경기장에 많이 오신다. 오늘도 정말 많이 오셨다. 감사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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