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들의 집동네 도는 할리웃 투어버스 기사의 하루
▶ 운 좋아 배우 만나는 날엔 손님들 환호에 팁도 두둑
할리웃 투어버스에 오르는 관광객들. 할리웃 명소와 베벌리힐즈를 도는 관광코스에서 운이 좋으면 스타들을 만나볼 수도 있다. / 61세의 투어버스 기사 단 바이사는 자신의 리빙룸 벽을‘틴젤타운’ 기념사진으로 도배하고 있는 그자신이 할리웃 매니아다. / 스타들의 별이 새겨진 할리웃 블러버드의‘명성의 거리’.
여름 휴가시즌에 접어들면 할리웃에선 소리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버스의 전쟁 - 할리웃 투어버스의 전쟁이다. 맨스 차이니즈, 코닥, 팬태지스 극장들과 스타들의 별이 새겨진 명성의 거리 등 할리웃 일대와 스타들이 사는 베벌리힐즈, 명품의 거리 로데오 등을 도는 투어다. 터주대감인 스타라인을 비롯한 기존 투어에 뉴욕버스회사가 신설한 시티사이츠 LA, 마이클 잭슨 사망 최초 보도로 유명해진 웹사이트 TMZ가 출범시킨 TMZ 버스등 신생투어가 가세했다. 어느 투어가 재미있다는 평가는 입소문을 타기 마련. 투어가이드를 겸하는 기사들은 관광객들을 만족시키는 특색있는 투어를 개발하느라 머리를 짜낸다.
운전대를 잡으면 단 바이사는 언제나 기도한다. 제발, 오늘은 조지 클루니를 보게 해주세요!
“시티 투어스!”라고 씌여진 12인승 오픈-톱 버스에 관광객들이 오르는 것을 보면서 그는 계속 기도한다. 아니면 샬리즈 테론, 제니퍼 애니스턴도 좋지요, 윌 페럴이면 더욱 좋구요…
잘 다듬은 잿빛 콧수염, 깔끔한 복장의 할리웃의 베터런 투어버스 기사 61세의 바이사는 그의 관광객들이 할리웃과 베벌리힐즈는 도는 2시간 투어에서 무엇을 원하는 지를 잘 알고 있다.
스타를 발견하는 것은 관광객들뿐 아니라 그 자신에게도 대단한 행운이다. 두둑한 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버스에 걸스카웃 단원들을 싣고 투어를 하다가 ‘아메리칸 아이돌’의 진행자였던 라이언 시크레스트를 보았는데 시크레스트는 가던 길을 멈추고 걸스카웃 단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바이사는 이날 단원들 인솔자로부터 100달러의 팁을 받았다.
지난주엔 배우 데이빗 아켓을 보았다. 코트니 콕스의 저택 앞에서였다. 차를 멈춘 바이사는 외쳤다. “여러분, 보세요! 데이빗 아켓입니다. 하이, 데이빗!”
아켓은 웃지는 않았지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곤 흰색 컨버터블 아반티를 타고 안쪽으로 들어가 버렸다.
환호성이 타지고 아이폰 카메라가 찰칵대는 속에서 그는 고객들을 향해 말했다. “네, 여러분 이것이 할리웃입니다. 스타들이 살고 일하고 노는 곳이지요”
지난 5년동안 바이사는 관광객들에게 꿈의 단면을 보여주며 이 특별한 지역을 안내하는 일을 계속해 왔다. 쉬운 일은 아니다. 시간 맞춰 관광객 태우고 내려주며 트래픽을 뚫고 제시간에 약속된 곳을 섭렵하기란 생각보다 어렵고 또 요즘은 투어회사 간 경쟁도 심하다.
“그저 아름다운 주택가를 돌아보고 45달러를 내려는 관광객은 없거든요. 그러나 스타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아주 드물지요. 한 달에 5번쯤 될까요?”
그래서 때로는 ‘연극’을 한다. 팜트리가 늘어선 길을 가다가 아무나 예쁜 금발 여성을 보면 소리친다 : “저기,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큰 나무들 사이에 숨어있는 스피어스의 이전 집으로 올라가는 우드로우 윌슨 드라이브를 지날 때였다.
이렇게 관광버스는 그의 무대이기도 하다. 할리웃에서 그가 개척해낸 유일한 공간이다.
“할리웃은 다이아몬드와 같아요. 모든 각도에서 각기 다른 빛을 발하지요. 당신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른 빛입니다”
알타디나에 위치한 그의 원-베드룸 듀플렉스는 할리웃에 대한 그의 집착을 표현하는 신전이기도 하다. 마릴린 몬로, 클락 게이블, 말론 브란도, 프랭크 시나트라 등의 사진이 리빙룸 하얀 벽을 가득 메웠고 그가 할리웃 블러버드 기념품 가게에서 사온 5파운드짜리 가짜 오스카 트로피도 벽난로 위에 놓여 있다.
1년전 아내와 헤어진 후 그는 영화 기념물에 둘러싸인 채 혼자 살고 있는 그에게 할리웃은 삶의 전부다. 패사디나 플레이하우스의 배우였던 아버지 탓이다. 자신의 우상이던 아버지의 멋진 무대 인사, 춤과 노래, 우렁찬 바리톤 음성의 쉐익스피어 스타일의 독백, 그리고 관객들의 박수갈채에 그는 어릴 때부터 매혹 당했다.
어린 아들이 ‘에덴의 동쪽’의 제임스 딘의 흉내를 내면 껄껄 웃던 아버지는 그러나 알콜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아들에게 늘 말했다. “절대 배우는 되지 말아라, 의사든 뭐든 다른 일을 해라”
고교를 졸업한 후 해군에 입대했던 바이사는 바텐더와 트럭운전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으나 어떤 직장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했다. 2007년 크레이그리스트에서 광고를 본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투어버스 기사 구함” - 컴퓨터 스크린에서 할리웃이 그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보통 아침 8시부터 해질녘까지 할리웃과 베벌리힐즈를 누비며 계속되는 관광코스는 다양하다. 할리웃 명소만이 아니다. ‘시스터 액트’에 나오는 교회, 브래드 피트가 배달부로 일했던 가게, 마이클 잭슨이 다녔던 초등학교, 마이클 리처드가 인종차별 농담으로 커리어를 망친 코미디 클럽도 있고 바이사가 안내하는 코스에선 그가 소장한 46명 스타들의 집의 위치가 중간 중간 소개된다. 그의 수입은 팁을 합해 좋은 날은 하루 200 달러 선이다.
좋은 가이드가 그냥 되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연구한다. 할리웃 역사도 공부하고 옛 영화도 섭렵하고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프로와 잡지도 빼놓지 않고 읽는다. 그래야 어느 스타가 언제 하이킹을 가고 어디서 조깅하는지 팁을 얻을 수 있다.
할리웃에 대한 사랑만큼 그는 할리웃의 쇠락이 안타깝다. “전에는 그처럼 멋지고 화려했는데 지금은 프라이드가 사라졌어요. 저것 보십시오, 쓰레기가 저렇게 굴러다니니” 관광객들에게 한탄하던 그의 목소리에 갑자기 활기가 실렸다. 투어버스 반대방향에서 오는 BMW 컨버터블을 운전하는 대머리의 남자를 본 것이다. 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 “보세요, 여러분! 매직 존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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