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힘들게 어른되면서 보수성향 갖게 돼"
미국 캘리포니아대 졸업생인 마리아 베르두고(20.여)는 2008년 대통령 선거와 관련, 버락 오바마 당시 대선 후보가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기억하는 것이 없다.
그에게 아직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았던 그때 미국에서는 오바바를 당선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청년운동이 일어났다. 미국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었던 이런 물결이 오바마의 백악관행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베르두고는 요즈음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일하는데 정신이 없다보니 아직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 아니면 제3의 당원으로 등록할지 결정조차 못했다고 토로했다.
학자금을 벌려고 화장실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는 차드 텔빈(19)도 유권자 등록에 관심이 없다며 "내게 정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미시간주의 대학생인 크리스텐 클렌케 역시 같은 이유로 이번 대선을 건너뛰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젊은 유권자와 전문가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만든 일등공신인 젊은 유권자들을 더 이상 `오바마 여단’으로 간주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젊은층 중에서도 특히 오바마 편으로 보기 힘든 그룹이 갓 성년이 되어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연령대다.
오바마 재임기 4년 내내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리며 정치관이 형성된 이들은 2008년 대선 이맘 때 오바마를 향해 엄청난 열정을 보여줬던 선배들과 달리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오히려 환멸을 느끼고 있다.
성인에 진입하는 중요한 시기를 힘들게 보낸 탓인지 오히려 보수적 성향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버드정치연구소(HIP)가 올 봄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30세 이하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밋 롬니 공화당 후보보다 오바마의 인기가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18∼24세의 지지율 격차는 12포인트로, 25∼29세와 비교하면 절반 밖에 안된다.
이 조사에서는 또 18∼29세 유권자 가운데 아직 지지자를 결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들의 투표율은 상위 연령층에 비해 상당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HIP의 존 델라 볼프 디렉터는 "18∼24세는 오바마에게 우려, 롬니에게는 기회가 되는 연령대"라며 "이들은 4년 전의 오바마 지지 운동과는 아무런 역사적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는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들이 공화당원이 된 것은 아니지만 공화당으로서도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와 이후의 지극히 완만한 회복세가 이번 대선에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어른이 되기 직전에 겪은 혹독한 경제난이 이들로 하여금 정치에 대한 불신과 환멸을 갖게 했다는 인식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18∼19세의 실업률은 무려 23.5%에 이른다. 20∼24세에서는 12.9%로 좀 낫지만 이 역시 전국 평균 실업률(8.2%)보다는 여전히 높다.
매사추세츠주 터프츠대학의 시민학습.참여정보연구센터(CIRCLE)의 피터 러바인 국장은 "새내기 유권자들의 열정 결핍은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오바마의 재선 가도를 힘들게 할 충분한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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