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새 44% 증가… 급성장 인기분야로 각광
‘ 미래의 직업’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헬스장(gym)으로 가보라. 필립 호스킨스도 그랬다. 그러나 운동을 하려고 간 것이 아니었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리고 현재 미국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직업 중 하나인‘개인 트레이너’(personal trainer)라는 신분에 합류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12월 17년 동안 일해 온 자동차 정비소에서 실직당한 후 호스킨스는 개인 트레이너가 되었다“. 난 51세치고는 상당히 몸관리를 잘 한 편이어서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한 때 바디빌더나 헬스매니아에게 한정된 것으로 생각했던 개인 트레이닝이라는 직업이 남녀노소, 학력 유무, 실직자, 은퇴자에 관계없이 모든 구직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01년부터 2011년 사이 개인 트레이너 숫자는 무려 44%가 증가, 현재 23만1,500명에 달하고 있다. 노동부에 의하면 이 기간 전체 근로자 수는 1%가 감소했다.
그러므로 평소 헬스에 대한 열정을 새로운 커리어로 발전시키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개인 트레이닝은 새로운 전형적 중산층 미국인 직업의 기술과 자질을 요구한다. 자동화될 수도, 해외로 이전될 수도 없는 개인적 서비스로 부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요즘은 고용주나 보험회사에서 이 서비스에 대한 보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보수는 적다. 출퇴근이 정해져 있는 과거의 중산층 직업과 달리 개인 서비스 직업의 근무시간은 일정치 않아 개인생활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체력관리 훈련 외에 기업가적 수완도 요구된다. 그런데도 직업의 안정성은 낮다.
“9시 출근해 5시 퇴근하며 누군가가 온 종일 할 일을 말해주는 종래의 직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에릭 브린졸프슨 MIT 경제학 교수는 말한다. 자동화가 어떻게 직업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는가에 관한 책 ‘기계와의 경주’의 공동저자인 그는 “자기 스스로 고객유치를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하며 그래도 다음 달 고객유치를 장담할 수 없는, 말하자면 직업 안정성이 낮은 직업들이 점점 일반화되어가는 게 요즘의 추세”라고 진단한다.
개인 트레이너는 기계에 의해 자동화가 될 수 없는 분야다. 누군가에게 동기를 부여하거나 계속 관계를 유지하는 기술은 수천수백년 동안 터득해 온 인간망의 능력이다.“ 로봇은 고객이 팔굽혀 펴기를 얼마나 더 할 수 있는지, 더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 등을 알지 못하거든요”라고 브린졸프슨 교수는 설명한다.개인 트레이너의 중간 임금은
시간당 15달러 이하다. 고객 확보를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에 트레이너들은 고객의 스케줄과 체력 상태에 맞춰 융통성 있게 대처해야 할 뿐 아니라 운동장비와 설치 장소, 날씨 변화에 다른 문제들도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개인 트레이너 급증의 또 다른 원인은 이 분야가 들어가기 쉬운데다 경기에 덜 민감하기 때문이다.
우선 자격 얻기가 수월해졌다. 자격증을 정부가 아닌 민간기구가 발급하기 때문에 규제가 심하지 않다. 아주 오래 전엔 자격증을 받으려면 학사학위와 집중적인 스터디가 요구되었지만 지금은 보다 쉽게, 보다 싸게 증명서를 발급하는 단체가 수십개나 된다.
피트니스 산업은 경기의 호황이나 불황과 상관없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경기침체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2007년 이후 미국의 헬스클럽 회원은 약 1,000만 명이 늘어났다고 국제건강, 라켓 & 스포츠클럽 협회는 밝혔다.
필립 호스킨스의 경우 2008년에 설립된 ‘액션’이라는 기구의 60달러짜리 온라인 테스트를 통해 자격증을 받았다. 그러나 그 자격증을 인정해주는 지역 헬스장이 별로 없어 심층 테스트를 위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스터디 재료와 테스트 비용을 합해 이번엔 500달러를 지불했다.
보다 오래된 증명발급 기구에선 자격미달의 새로운 트레이너 양산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트레이너 부족을 겪고 있는 헬스장들은 그런 움직임에 반대를 표하고 있다.
비만율이 35.7%에 달하는 국가이니만큼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잠재고객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개인 트레이닝도 다른 개인서비스처럼 프리랜스 형태가 증가한다.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 사는 69세의 도나 마틴은 은퇴한 지 25년이 지난 최근 개인 트레이너가 되었다. 고객은 대부분 60세 이상이다.“ 내 나이가 고객확보에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답니다”대학에서 영어와 역사를 전공한 28세의 마크 스퍼벡은 지난 5월 트레이너 자격증을 받았으나 본업은 웹사이트 디자이너다.
“웹사이트와,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이메일 등 모든 소셜 미디어를 동원해 개인 트레이너 고객확보를 하고 있지요. 친구들에게는 무료로 트레이닝을 해주면서 다른 친구들에게 선전해주도록 부탁합니다”그렇게 하여 지금까지 확보한 고객은 2명. 스퍼벡은 아직 헬스장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고객의 집을 방문하여 트레이닝을 시키고 있다. 헬스장에서 하면 장소가 정해져 있어 편하긴 하지만 헬스장 측이 보통 커미션의 50%를 떼어갈 뿐 아니라 고객의 예약과 관계없이 하루 8시간을 상주해야 한다.
헬스장에서 트레이너에게 원하는 것은 보다 많은 고객 확보이니 트레이닝 못지않게 세일즈의 수완을 발휘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보통 트레이너들은 사람들을 도와 훈련시키는 트레이닝에는 열정을 갖고 있지만 고객들을 끌어 모으는 영업 소질은 없거든요. 그런데도 실제 훈련보다는 세일즈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스퍼벡은 개인 트레이너의 고충을 전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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