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스 3루수 미겔 카브레라와 구원투수 드루 스마일리(오른쪽)가 시리즈 2차전에서 7회말 자이언츠 그레고 블랑코의 번트타구가 파울라인 안쪽에 멈춰서는 것을 실망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꼬여도 너무 꼬였다” 1차전 에이스 무너지고 2차전 운도 안따르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먼저 당한 2패 빚 갚는다
“어쩌다 이렇게 꼬였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확실하게 우세가 예상됐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벌어진 시리즈 첫 두 경기에서 연패하고 고개를 떨군 채 디트로이트행 비행기를 탔다.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에만 해도 첫 두 경기에서 1승1패는 기본이고 2승이 유력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샌프란시스코에 입성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시리즈 1차전에서 예상치 못한 자이언츠의 대포공세에 철석같이 믿었던 필승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가 무너지는 아픔을 맛본 타이거스는 2차전에서는 0-0으로 팽팽하던 경기에서 7회말 자이언츠 번트타구가 안타로 돌변하는 불운 속에 결승점을 내주고 0-2로 패해 샌프란스시코 원정 2연전에서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전문가들이 대부분 타이거스의 우세를 점친 시리즈였다. 벌랜더를 앞세운 투수진이나 아메리칸리그 타격 3관왕 미겔 카브레라와 거포 프린스 필더가 포진한 타선의 파워에서 모두 타이거스가 자이언츠에 앞선다는 평가였다. 더구나 타이거스는 ALCS에서 양키스를 4게임만에 싹쓸이로 물리친 뒤 푹 쉬며 월드시리즈에 대비해 온 반면 자이언츠는 NLCS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가 3연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이로 인해 타이거스는 에이스 벌랜더를 1차전에 투입하는 등 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을 완벽하게 계획할 여유가 있었던 반면 자이언츠는 에이스 맷 케인을 4차전에나 투입 가능해 배리 지토와 매디슨 범가너로 1, 2차전 선발을 꾸려야 했다. 누가 봐도 타이거스의 우세한 상황이었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타이거스로서는 벌랜더가 나선 1차전부터 뭔가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올해 홈런이 12개에 불과했던 파블로 산도발이 첫 3타석에서 3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것만이 아니었다. 1-0으로 앞서던 자이언츠가 3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던 3회말 공격도 2사후 앙헬 페간의 평범한 땅볼타구가 3루 베이스에 맞고 튀어 2루타로 돌변하지 않았다면 없었던 것이었다. 공격에서는 득점 찬스가 잇달아 자이언츠 호수비에 걸려 무산됐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깨달았을 때는 이미 승부가 기운 뒤였다.
필승카드인 벌랜더가 나선 1차전을 맥없이 내준 것은 단순히 1패가 아니다. 이겨야 할 경기를 졌으니 안팎으로 2게임의 타격이다. 그로 인한 사기 저하가 미치는 보이지 않는 영향이 2차전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타이거스 타선이 자이언츠 선발 범가너에게 7회까지 단 2안타로 꽁꽁 묶였다. 범가너가 실력없는 투수는 아니지만 그가 이번 포스트시즌 방어율이 11.25에 달하고 지난 한 달간 한 번도 5회를 넘긴 적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타이거스 강타선이 그에게 7이닝동안 단 2안타로 눌린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타이거스로서는 뭔가 단단히 잘못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타이거스로서는 27일부터 시작되는 홈 3연전에서 분위기를 돌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분위기란 것은 언제라도 순식간에 돌아설 수 있는 것이긴 하다. 마치 하늘이 자이언츠를 돕는 것 같은 느낌을 극복하고 타이거스가 안방에서 대 반격의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27일 오후 5시(LA시간- 채널 11)부터 시작되는 시리즈 3차전은 라이언 보겔송(자이언츠, 14승9패, 3.37)과 아니발 산체스(타이거스, 9승13패, 3,86)의 선발 대결로 펼쳐진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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