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전체가 유럽풍 갤러리
▶ 운 좋으면 예술가들 직접 만나기도
램버트빌 스테이션 레스토랑에서 바라본 175년된 운하
뉴저지와 펜실베니아주 접경지대에 한인 커뮤니티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예술 마을 램버트빌 (Lambertville)이라는 마을이 있다. 중부 뉴저지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프린스턴과 트린튼에서 멀지 않은 곳이지만 교통이 용의치 않아 꼭 찾고자 하지 않으면 간과하기 쉬운 곳이다.
두 개 주를 이어주는 모든 간선도로가 이 마을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저지 주민들에게 이 마을은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곳이다. 사실 이 마을 주민들도 어중이 떠중이 단체 관광객의 발길을 막기 위해 도로 개설작업에 반대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른 지역 같으면 도로 유치를 위해 갖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이 마을은 1950년대 펜실베니아 리하이 지역과 중부 뉴저지를 관통하는 하이웨이를 연방정부 자금으로 건설하려했을 때 결사반대를 한 이후 현재까지도 각종 도로 계획에 반대를 하고 있어 지금도 지역 접근이 용의치 않다.
어쨌든 남쪽 트린튼에서 리버 로드를 타고 북상을 하던 인터스테이트 78번에서 남하를 하던 모두 이 마을까지 30분가량 꾸불꾸불한 지역 도로를 통과해야 한다. 그나마 가장 큰 도로인 뉴저지 202번 도로는 뉴왁 시에서부터 신호등이 늘어서 교통체증을 유발 시키는 지방도로이다. 가장 가까운 287번 하이웨이에서 202번 도로를 통해 램버트빌에 도착하려면 최소 한시간을 잡아야한다.
아무리 짜증나는 교통 혼잡을 뚫고 달려왔더라도 일단 램버트빌에 도착하면 모든 세상만사 번뇌가 사라진다. 메인스트릿에 차를 대고 걷노라보면 내가 미국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유럽의 예술인 마을에 들어선 것인지 혼동이 될 정도이다. 거리 한 블럭이 갤러리로 가득 차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서두르는 법 없이 천천히 한 전시장에서 다음 전시장을 배회하며 작품들을 감상한다. 갤러리 내부에 들어서면 갤러리 매니저나 큐레이터들이 마치 친구를 맞이하듯 웃으면 반겨준다. 그리고 재수가 좋으면 전시회를 연 작가가 직접 자신의 예술 세계를 설명해준다. 이는 특별히 작품전이 있는 날만이 아니다. 매일 아무 때나 램버트빌을 찾아 가기만 하면 일어나는 일상이다. 왜냐하면 많은 화가 예술가들이 바로 이 마을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수천 달러씩 하는 작품 가격에 굳이 기가 죽을 필요는 없다. 갤러리 앞에 벌려 놓은 세일 품목은 5달러, 10달러에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물론 무명작가 혹은 아마추어들의 작품이기는 하지만. 그 누가 알랴? 이 무명작가가 10년, 100년 후 대 작가가 되어있을지?
길게 늘어선 갤러리들 사이로 각종 음식점도 별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각자 취향에 맞춰 식사를 할 수 있다. 프랑스 음식, 이태리 음식, 인도 음식, 멕시코 음식 등 없는 것이 없다. 특히 날씨가 좋은 날은 기차역을 개조해 만든 램버트빌 스테이션 발코니에서 식사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관광지화 하면서 최근 값도 비싸고 서비스도 좋지 않다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이 레스토랑 옆을 가로지르는 175년 된 래리탄 델라웨어 운하를 바라보며 식사를 하면 분위기에 취하기 마련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펜실베니아 뉴 호프 마을로 이어주는 2차선 다리를 걸어서 건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낭만이다. 뉴욕에서 불과 한시간 반 거리에 있는 이국적 마을 램버트빌로 이번 가을 낭만여행을 한번 떠나보기 바란다.
(현재 이 아름다운 예술 마을 램버트빌이 허리케인 샌디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재난 지역이 되었다. 델라웨어 강과 운하가 범람하여 갤러리를 비롯한 모든 마을이 침수됐다. 전기, 물, 가스가 모두 끊겨서 마을 주민들이 적십자와 인근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온 식사에 연명하고 있으며 샤워를 하기위해 램버트빌 소방서에 줄을 서 기다린다고 한다. 수도 없는 작품들이 유실되었으며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역 주민들 중 기습적으로 들어닥친 해일에 쓸려 익사한 사람들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예술 마을 피해복구를 위해 주위의 따뜻한 온정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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