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GA·R&A 벨 리 퍼터 금지
▶ 2016년 1월1일부터 발효
올해 브리티시오픈에서 퍼터 샤프트 끝을 배에 고정시키고 퍼팅을 하는 어니 엘스의 모습. 당시 엘스는 벨리 퍼터의 사용을‘합법적인 부 정행위’라고 표현했었다.
불공정한 어드밴티지를 좌시할 수 없다. USGA(미 골프협회)와 R&A(영국왕실 골프협회)가 지난 2011년 키건 브래들리 가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사용 한 뒤 프로 골퍼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 어왔던 소위 ‘벨리 퍼터’의 사용을 금지 하기로 결정했다. USGA와 R&A는 18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퍼터의 샤프트 끝을 배나 가슴에 밀착시키는 행위를 금지하 는 새로운 룰을 발표하고 의견수렴 과정 을 거쳐 오는 2016년 1월1일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규정은 롱 퍼터, 또는 벨리 퍼터 자 체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퍼터를 사용할 때 샤프트 끝을 골퍼의 몸에 고정시키는 행위를 금지한 것이다.
‘ 벨리 퍼터’란 샤프 트의 길이가 일반 퍼터보다 길어 샤프트 끝에 골퍼의 배(Belly)에 고정시키고 퍼팅 스트로크를 할 수 있게 만든 퍼터로 샤프 트 길이는 일반 퍼터보다는 길지만 흔히 ‘빗자루 퍼터(Broomstick putter)’로 불리는 전통적인 롱 퍼터보다는 짧다. 벨리 퍼터는 퍼팅을 할 때 샤프트 끝이 골퍼의 배에 고정돼 스윙시 시계추 움직임 (pendulum motion)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 다는 것이 강점이다. 기본적으로 샤프트 길 이는 골퍼가 샤프트 끝을 배에 고정시키기 에 적당한 길이로 맞춰지는데 일반 퍼터의 샤프트 길이가 평균 32~36인치인데 비해 벨리 퍼터의 샤프트 길이는 41~44인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벨리 퍼터는 2011년 PGA 챔피언 키건 브래들리, 2012년 US오픈 챔 피언 웹 심슨, 2012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어니 엘스가 잇달아 벨리 퍼터를 사용해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뒤 투어 선수들 사 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해왔다.
USGA의 마이크 데이비스 사무총장 은 “골프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선수 들이 클럽을 몸에 부착시키지 않고 자 유롭게 스윙하는 것이고 이것은 게임의 본질을 유지하는데 절대 중요한 요소 다. 골프는 기술과 도전의 게임”이라면서 “ 선수들의 과제는 볼을 칠 때 클럽 전체 의 움직임을 컨트롤하는 것으로 클럽의 한 쪽을 몸에 고정시킨다면 이는 도전 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룰 변경 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에 변경된 룰에 따르면 선수가 경 기에서 클럽을 고정시킨 채 스윙을 할 경 우 스트로크 플레이시 2벌타가 부과되며 매치플레이에서는 홀을 잃게 된다. 하지만 장비 규정에는 변화가 없어 스윙 시 샤프 트를 몸에 고정시키지만 않는다면 벨리 퍼 터나 롱 퍼터를 계속해서 경기에서 사용 할 수는 있다.
이번 룰 개정에 대해 PGA투어 골퍼들 간에도 찬반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일반 퍼터를 사용하는 스티브 스트릭커 는 “샤프트를 가슴에 고정시키는 것은 엄청난 어드밴티지”라면서 “나는 빅 퍼 터의 팬이 아니다”라고 말해 이번 룰 개 정에 찬성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그는 “ 많은 선수들이 오랜 기간 롱 퍼터를 사 용했고 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벨리 퍼터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던 타이거 우즈도 스트릭 커와 의견을 함께 했다. 그는 27일 시미밸 리 셔우드컨트리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 도중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퍼팅의 정수 는 클럽 스윙을 하면서 수반되는 긴장감을 잘 조절하는 것”이라면서“ 고정된 포인트를 갖는 것은 골프의 전통에 위
배된다. 퍼터도 다른 13개 클럽과 똑같은 스윙 모션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커리어 내내 롱 퍼터를 사용했던 팀 클락(남아공)과 칼 페테르손(스웨덴)은 이번 룰 개정이 자신들의 커리어에 영향 을 미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때 비 제이 싱의 롱 퍼터를 비웃었던 어니 엘스 는 퍼팅 난조가 극심해지자 롱 퍼터로 바 꾼 뒤 올해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했는데 그는 당시“ 불법이 아니라면 나도 다른 선 수들처럼 부정행위(cheat)를 할 것”이라고 말해 벨리 퍼터의 사용을 ‘합법적인 부정 행위’로 표현하기도 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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