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지위가 열악했던 조선시대에도 군자로 존경받았던 장계향이 현실을 이겨나가는 현대 여성들의 길잡이가 되길 기대합니다.”
재미한국부인회&뉴욕예지원 주최로 맨하탄 뉴욕한인회관에서 6일 특강한 김춘희(사진) 계명대학 특임교수는 장계향 관련 한국 첫 박사 논문으로 지난해 계명대학교에서 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당시 김 교수의 나이가 만 64세. 대부분 이미 은퇴해 한가로이 노년을 즐길 나이다.
김 교수는 “같은 안동 출신으로서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장계향에 대한 이야기를 듣던 것이 장계향을 박사논문 주제로 선택한 계기가 됐다”며 “늦은 나이까지 저술활동과 사회활동에 적극적이었던 그녀를 떠올리며 그녀 또래가 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것이 박사학위 취득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박사논문 ‘장계향의 여중군자상과 군자교육관에 관한 연구’는 역사의 뒤안길에 있던 장계향을 양지로 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17세기 조선 중기 여성인 장계향은 남존여비 사상이 엄격했던 당시 아녀자로 머무르는 대신 하루 300~400명의 극빈자를 구휼하며 여중군자로 칭송받은 사회사업가다. 75세의 나이에 최초의 한글 요리서 ‘음식 디미방’을 저술했고 83세로 사망하기까지 학문적 정진을 계속했던 화가이자 교육자, 사상가이자 과학자다. 하지만 남인인 장계향은 서인이 득세하고 남인이 쇠락하는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서인 출신인 율곡 이이의 어머니 ‘신사임당’의 그늘에 가려 그간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비운의 인물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노비 등 낮은 자와 소통하면서도 자신의 인품과 능력을 자랑하지 않고 자녀까지 훌륭히 양육한 그녀는 현대 여성들에게 적합한 역할모델”이라며 “장계향과 그 아들들의 기록을 통해 그녀의 삶이 조명을 받았듯이 이곳 한인들도 고생 많았던 이민생활을 기록으로 남긴다면 후세에 소중한 이민사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경북새살림봉사회장이자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부인으로 맨하탄 할렘의 데모크라시 프렙 강연 등 뉴욕에서의 일정을 끝내고 9일 한국으로 귀국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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