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 역사를 움직인 100명의 여인들
2,000여년 전에 쓰인 고전 책들을 읽다보면 문득 “그 당시에는 책이 어떤 모습이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책의 역사를 단편적으로나마 아는 것은 고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문자를 발명한 인류의 조상들은 자신들이 이룬 문명과 지식을 기록으로 남기고 이를 다음 세대에까지 전달하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해왔다. 때로는 동굴 벽화로 돌비석에 상형문자들을 새겨놓음으로, 어떤 때는 대형 조형물 만들어서 자신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후세에 남겨 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발전된 것이 바로 책이다. 때문에 고전책 속에는 고대 조상들이 후세에 남기고자 했던 지혜의 ‘메시지’들이 농축되어 있다. 파피루스, 양가죽 그리고 중국에서는 대죽에 메시지를 기록하면서 점차 책의 모양새와 기동성을 갖추게 된다. 한자에 책(冊)자가 대죽을 연결해 놓은 상형문자인 것은 과거에 책이 대죽을 묶어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열녀전은 BC 6세기 중국 춘추전국 시대에 있었던 여인들의 이야기를 후대에 류향이 편저한 책이다. 중국 속담에 ‘하늘의 반은 여자가 지고 있다·婦女能頂半邊天’라는 말이 있는데, 역사 기록이 남성들 중심으로 남겨졌던 말건 가장 정확한 역사적 사실은 지구의 절반은 어찌되었던 여자들의 몫이라는 점이다.
또한 역사의 흐름을 바꾼 큰 사건들 가운데는 늘 여자가 있었다. 클레오파트라가 그랬고 양귀비,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등이 대표적인 여인들이다. 하다못해 큰 사건·사고의 뒤에도 항상 여자가 감춰져 있다고 수사관들은 말하지 않는가? 남자가 머리면 여자는 머리를 움직이는 목에 비유할 수 있으니 여자는 곧 남자의 모든 것, 어머니이고 누이이며 할머니이고 고모 이모이며, 딸이고 아내며 연인이다.
열녀전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맹모삼천(孟母三遷), 음덕양보의 손숙오 어머니 등 덕으로 훌륭했던 여인들은 물론, 모성애와 정절, 못된 짓의 표본인 달기(己)나 포사(褒), 음행에 눈이 어두웠던 여인들, 나라를 위해 몸을 내던진 열녀 등 기원전 고대 중국시대에 중국의 역사를 움직였던 100여명 여인들의 일화가 기록돼 있다.
열녀전의 여인들은 학술적인 연구에 중요한 자료의 가치를 넘어, 지금의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물론 현대적 입장에서 보면 시대의 변화에 따른 여성관과 가치, 그리고 여성의 존재에 대한 모든 서술은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천하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최초로 독립적 단위로 인정하였고, 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이 책 가운데 제시돼 있으니 과연 이 책은 여권 향상을 위한 최초의 책으로 인정돼야 할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 가운데 동서문화사에서 펴낸 열녀전 1, 2권(임동석 역주) 권장한다.
예찬출판기획 대표(baekstephen@gmail.com)도서협찬: 반디북US(www.bandibook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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