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발칵 뒤집으며 학교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해고를 당했던 럿거스 대학의 농구 스캔들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가운데 어처구니없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학교 명성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농구 코치가 학생들을 구타하며 인격 모독적인 고함을 지르는 장면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벌어진 스캔들이다.
지난주에 발표된 NCAA (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미국대학 운동부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럿거스 대학이 운동부에 쏟아 붇고 있는 돈은 1,850만 달러로 전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제일 많은 돈을 쏟아 붇고 있는 대학은 네바다 대학 라스베가스 캠퍼스이다. 사실 두 대학 모두 대학 스포츠 계에서는 중위권을 유지하는 대학이지 최상급은 아니다.
그런데도 돈을 이렇게 많이 부어대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성적이 별로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소위 대학 스포츠의 파워 하우스들은 입장료, 광고비, 운동복 판매 등으로 학교에 기대지 않고도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위권 대학들은 이런 수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관계로 있는 예산 규모에서 적게 운영하거나 혹은 학교의 보조금에 의존 해 명성을 쌓아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학교 보조금 규모가 아니다. 어떻게 이 보조금이 조성되었느냐의 문제이다. 지난 3월 문제의 농구 코치와 총감독, 그리고 학교 소속 변호사를 모두 해고 하면서 이 학교 총장 로버트 바치는 학교 보조금의 대폭 삭감과 스포츠 분야의 대폭 개편을 약속했다.
이번 보조금 액수 자체만 살펴보면 그 약속이 시행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작년에 1,940만 달러에 달하던 보조금이 100만 달러가량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예산 편성을 면밀히 조사한 스타레저 신문의 켈리 헤이보와 테드 셔먼 기자는 문제점을 당장 지적했다. 일반 학생들에게 징수하는 학생 활동비 (Student Fees)의 15% 이상이 운동부 보조비로 전용되었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이었다.
즉 럿거스에 재학하는 학생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이 활동비를 반드시 내야 하는데 그 활동비가 학생들의 복지나 장학금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체육 특기자 스카우트 비용, 코치 봉급, 구장 보수비용 등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작년 2월 럿거스 대학 교수들이 시국 선언을 통해 우려했던 내용이 사실로 들어난 것이다.(한국일보 2012년 2월20일 중부뉴저지면 참조) 당시 200여명의 교수가 참석한 자리에서 발표된 선언문을 작성한 교수협의회 회장 경제학과의 마크 킬링워쓰 교수는 올해 발표가 자신들이 작년에 제시했던 증거 서류와 일치한다며 그때 시국 선언문에 귀를 기울였다면 학교 체육부의 존폐를 뒤흔드는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쓴 소리를 덧붙였다. 또 킬링워쓰 교수는 교직원은 예산 부족 이유로 대량 해고하고 학업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을 없애버린 현 학교 행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성토했다.
특히 2010년 이후 럿거스 대학 운동부 적자는 매년 3,000만 달러에 이른 천문학적인 숫자이고 학교 당국은 이 적자를 메꾸기위해 학생 활동비 명목으로 걷어 들인 학비에서 2010년 850만 달러, 그리고 작년에는 950만 달러를 유용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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