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공부한 건강먹거리 지식 공유할게요”
<사진= 천지훈 기자>
“중년층 사망률 높은 한인사회 식단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교회.시니어센터 등 돌며 무료 건강세미나 벌써 60회 넘어
매니아층 모임 베푸라 클럽 회원도 늘어...최근 웹사이트 개설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3년 전부터 교회, 성당, 시니어 센터 등에서 건강 무료 세미나를 열고 있는 곽성희 식품공학 박사, 그의 매니아층이 모인 베푸라 클럽 회원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그를 만나본다.
▲흰쌀밥은 줄일수록 좋아
“잘못된 음식으로 인해 몸을 상하기도 하지만 상한 몸을 바른 음식으로 낫게도 한다. 고혈압, 당뇨, 심장병과 간, 신장, 위장 등의 관련질환에도 음식과 연관 없는 병은 없다. 나만 안전하게 먹을 것이 아니라 식품에 대한 지식, 쿠킹 노하우와 건강 레서피 등을 주위사람들에게도 알려야 한다. 이는 한인 커뮤니티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숙제이다.”
곽성희 박사는 이민역사가 오래 될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자연히 먹는 음식에 대해서 알고 먹으려는 한인들이 많다고 말한다. 그러나 건강식품에 대해 물어볼 곳도 마땅찮고 아직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한인들이 대다수다. 지난 2006~2010년까지 5년간 출생국가 및 인종별 연령대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한국태생 이민자 사망자는 전체 1,409명으로 이중 45~54세 사이에 사망한 한인은 약 10%에 해당하는 141명으로 집계된 바 있다.(한국일보 2013년 5월1일자)
타인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이 중년층 사망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 및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로 분석되었다. 그렇다면 평생 식품영양 분야에 몸 담아온 곽박사가 말하는 한인사회 식단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한인들은 미국에 이민 와 살아도 좀체 한식만큼은 버리지 못한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식품 안전성에 있어서는 그 위험이 한국에서보다 더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매년 늘어나는 수많은 수입 식품의 검역 시스템의 문제로 무방비 상태의 동양식품은 우리 스스로가 잘 알아보고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지난 가을 미국의 한 TV 방송에서 미 식약청(FDA) 마가렛 국장이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여실히 알 수 있다. 현재의 FDA 인력과 시스템으로는 모든 수입식품의 외국식품 생산공장을 검역하는데는 1,700년 걸려서나 가능하다고 했다.
“수입산 쌀은 수은, 미국쌀은 비소 함량이 많고, 흰쌀밥을 많이 먹으면 치매 발생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흰쌀밥은 1주일에 2~3번 이하로 줄이고 흰밥 중심에서 벗어나 콩, 잡곡을 반이상 넣어 먹는 것이 좋다. 또 우리 식단이 너무 자극적이라 소금을 줄여 채소와 과일 섭취를 늘리고 콩, 생선, 닭고기 등으로 단백질도 매일 적당량 섭취하여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을 만드는 원료성분인 단백질과 좋은 지방을 어느 정도 섭취해 주어야 나이가 들어도 힘이 빠지지 않는다. 뼈를 받치는 근육은 운동만으로 되지 않는다. 여러 종류의 콩은 단백질과 식이 섬유가 풍부하여 매일 먹어야 하는 최고의 식품 중 하나이다. ”
그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쉽고도 재미있게 한인들의 건강한 먹거리와 지식을 알려준다. “알고 있는 지식을 죽으면 가져갈 것도 아니고 좀더 많은 한인들에게 전달하자는 의도로 무료 건강 세미나를 시작했다”는 곽성희 박사, 지난 2010년 5월에 시작한 세미나는 벌써 60회를 넘으며 나날이 입소문이 나고 있다.
▲재능은 리턴할 의무 있어
곽성희박사는 1947년 경북 청도 출생으로 경북고, 건대 축산학과, 동경대학 식품화학석사ㆍ박사(일본 문부성 장학생)를 졸업한 뒤 미국사우스 캐롤라이나 클렘슨 대학 생화학학과와 오클라호마 주립대 생화학과 연구 교수, 1986년까지 4년간은 경북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를 지냈다.
지난 86년 도미 후 브루클린 JC 월드 식품회사 매니징 디렉터, 레드윙 프로젝트 디렉터 등 평생 식품 생산 및 제품 연구를 해오며 현재는 푸드와 인사이트에서 산업식품컨설팅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그가 86년 개발한 제품으로 우리에게 낯익은 제품은 뉴욕곰탕의 꼬리곰탕, 우족탕, 도가니탕, 사골국물 등의 캔제품으로 로칼 시장에 큰 인기를 끌었었고 한국까지 수출한 적도 있다. 그는 통조림, 육류, 비타민, 게맛살, 식용유 회사 등의 식품 개발팀에서 까다롭기 그지없는 미국의 USDA와 FDA 인스펙션 과정을 순조롭게 거쳐 최고의 제품을 생산해낸 바 있다.
그의 아내 하성희 교수도 뉴욕한인 간호사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뉴욕 CUNY 간호대 교수로 30여년이상 근무해 오면서 지난 10년간 뉴욕한인간호협회와 함께 간호사 시험 자격증 대비 초청강사로 봉사해왔다. 50~60대 한인여성을 간호사 자격증 시험에 붙게 하는 등 수많은 한인 간호사들이 존경하는 스승이다. 곽성희ㆍ하성희 부부의 “재능은 리턴할 의무가 있다”는 말처럼 그는 “동포들의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지식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알리고자 하는 순수한 뜻에서 헌신하기로 결심하여 무료 건강 세미나를 시작한 것이다.
“처음 교회에서 세미나를 하다가 정기적으로 모여서 공부하자는 뜻이 모여 한달에 두 번, 매달 첫 번째와 셋째 목요일에 식품 및 건강 전문가들을 초청해 공부를 한다. 식품위생, 최근의 식품영양, 기초 의학 등 매번 다른 주제로 건강에 대한 무한한 지식을 나누고 건강상담을 하면서 실질적인 생활화로 레서피도 개발하고 그러다보니 좋은 식재료를 얻기 위해 함께 텃밭을 가꾸고 고추장, 된장을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친목을 나누고 있다.”
곽성희 박사를 비롯 하성희교수, 송호정한의사(경희한의원), 문병천박사(컬럼비아 의대) 등이 주강사인 건강세미나를 즐겨듣는 25명의 매니아들이 생겼고 자연스레 ‘베푸라(Better Food & Lifestyle Active: befula, 718-736-3084))’라는 이름도 지었다. 40대~70대 리틀넥, 베이사이드, 롱아일랜드 지역의 한인들로 나이, 종교 등에 상관없이 오로지 건강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베푸라 회원들은 소금 대신 토마스가 들어간 저염고추장, 서리태로 만든 생청국 등을 직접 만들어서 먹고 고등어조림, 겉절이 등을 공동 조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BEFULA.ORG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정보제공과 공동구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원 중에는 가족의 건강이 안좋거나 암이나 당뇨 등의 질환자 외에도 박사, 약사 등 전문직 한인들이 많다. 건강식품 지식이 점차 늘다보니 베푸라 회원들은 식품을 함부로 구입하지 않고 일단 점검한 후 구입한다. 특히 고춧가루의 농약 오염 위험성이나 중국산이 한국산으로 둔갑하는 경우를 대비, 미국내 고추농장을 직접 찾아가서 안전도를 검증하고 그외 메릴랜드 양계장의 유정란 등을 공동구입하여 실비로 분배해서 쓰기도 한다.
“참기름이 고소하고 색깔이 짙으면 좋은 줄로 알고들 있지만 볶는 과정에서 고온에서 벤조피렌이라는 독성물질이 생성되는데 이는 고기 구울 때도 생기는 같은 발암물질이라 적정온도를 잘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그는 “모이다보니 서로 잘 알게되고 건강 패밀리 개념이 조성되고 있다. 앞으로 한인 커뮤니티에도 꼭 서로 도움이 되는 생활협동조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인들의 이민생활이 워낙 바쁘다보니 집에 오면 TV나 비디오 앞에서 쉬는데 일단 밖으로 나가서 움직여야 한다. 산행, 텃밭 가꾸기와 채소 나누기, 오페라 감상 등의 문화활동도 함께 하면 정신건강에도 좋다, 더 나은 음식, 활발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건강한 삶이 바로 행복이다”는 곽성희박사, 그는 오늘도 한인건강 지킴이로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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