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혜(교육가,ㆍ아동문학가)
미국에서 이중문화권에 살고 있는 한인 청소년들은 학업에 열중함과 동시에 이중문화를 이해하며 살아야 하기에 때로는 자신들의 고유한 정체성이 무엇인지 혼동하여 힘겨워할 때도 있다.
과연 무엇이 오늘의 미국을 미국답게 만드는 것인가? 흔히 사람들은 미국을 일컬어 ‘멜팅 팟(Melting Pot)’, ‘인종 전시장’이라고들 말한다. 다양한 민족들이 모여 사는 나라라고 하지만 단순히 여러 민족이 모여 사는 나라라고 해서 오늘날 앞서가는 선진국가인 미국의 모습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멜트(Melt)’라는 말이 나타내듯이 각자의 다양한 성분들이 녹여 한데 어울려져 조화를 이룬 것이 그 본질인 것이다. 각자의 고유한 멋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체와 어울리는 조화, 그 것이 오늘의 미국을 만든 원동력이라면 그 전체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들도, Korean-Americans, 미국 내에서의 우리의 위치와 어울려 전체 미국 사회와의 조화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민 역사가 짧은 우리 이민 1세 부모들은 자녀들이 미국사회에 빨리 적응하녀 완벽한 미국 시민으로 성장하여 미국과 한국사회에 공헌하기를 원하므로 훌륭한 미국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언어 문제가 선결되어야 할 기초라 생각하고 영어 습득에 전심전력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우리말, 우리글을 돌아 볼 여유가 없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현재 미국에는 1,000여개의 한국학교에서 우리 2세들에게 세계적으로 인정된 과학적인 언어인 한글, 한국문화, 역사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르치고 있는데 교사, 교장으로 45년간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알게 된 것은 한국학교에 다닌 학생들은 다니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서 미국 학교에서 공부를 잘 하고 다방면으로 활발한 학교생활을 잘 적응하여 성적이 우수한 모범학생이라는 것을 알았다.
학교 교육이 집을 짓는 지상 건물이라면 가정은 건물의 기초공사다.
가정은 학교의 첫 장소이기에 교육의 감화력이 제일 충분한 사람은 부모다. 그러므로 교육의 효과에는 피교육자의 자세가 참으로 중요하기에 한국학교에 다니는 것을 장하게 여기고 귀하게 생각할 때 학생들 마음에 큰 비중을 갖는다. 그만큼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마음가짐과 행동에는 부모의 영향이 크게 좌우된다.
한국학교 교육의 건전한 효과를 달성하려면 교사, 학교, 학부모간의 밀접한 관계를 갖고 모든 부모가 직접 교육자의 자세를 가지고 언제나 필요로 할 때 즉시 가르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으면 한다. 한국학교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바른 이해와 협조가 따라야 한다.
욕심을 내자면 한 민족이 우수한 두각을 나타내게 되려면 그 민족의 고유 언어와 고유문화를 고취 앙양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언어 자체에 대한 애착심과 모든 언어적인 것에 대한 날카로운 식별력이 있어야 한다. 학교에 다니면서 사람들의 얼굴이 각자 다르듯이 개성이 있는 사람, 새로운 생각, 새로운 기술,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하면서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져야 한다.
물론 미국에 살면서 영어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미국의 특성이 우리를 아무 맛도 없는 첨가물로 머물러있게 하지 않는다. 민족 고유의 배경, 곧 우리말과 함께 우리의 문화를 잘 간직한 시민으로서 전체 미국사회와 잘 어울릴 줄 아는 시민, 그 것이 미국이 원하는 진정한 미국 시민인 것이다.
요즈음 세계 각처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민족적 자긍심을 느끼게 되는지 모른다. 이곳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의 자녀들은 그 선봉에 서야 할 사람들의 하나다. 이곳에서 여러 민족과 조화를 이루는 것, 또 자연스럽게 습득한 외국어의 힘이 우리의 자녀들로 하여금 그 선봉에 서는데 어려움이 없게 한다.
그러나 만일 우리 것을 모르고서야 어떻게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민족적 아이덴티티(Identity)를 잃지 않은 사람, 자신의 고유한 맛을 잃지 않은 사람을 만드는데 한국학교가 일익을 담당한다면 한국학교 교육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한 것이 된다.한국학교 교육이 바로 거시적으로 볼 때 미국문화에 기여하는 길이며 아울러 우리 민족의 세계로의 진출이라는 큰 명세를 이루는데 한 디딤돌이 되는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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