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신 목사<에리자베스 한인교회>
며칠 전 신문에 한국의 대표적인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PC 버전도 만든다는 소식이 기사화되었다. 한국의 스마트폰 사용자 3300만 중에 3000만이 사용하고, 전 세계적으로는 1억 가까이의 가입자가 있다는 카톡이다 보니 나도 애용하고 있고 이를 통해 미국만 아니라 소식이 끊어졌던 한국의 지인들까지 다시 연결이 되는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
그런데 카톡을 사용하다 보니 종종 생기는 불편함도 없지 않다. 다름이 아니라 가끔 어떤 분들이 받은 메시지를 주위에 전하는 것이다. 좋은 이야기이고 듣고 볼만한(영상도 보내신다) 내용이면 좋은데 검증되지 않은 것까지 포워드하시며 마치 사실인 것같이 전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곤 한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예전에 알고 지내던 분으로부터 받은 메시지가 기억이 난다. 베리칩이라는 것에 대한 내용을 보내면서 알고 계시느냐고,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어 오신 것이다. 베리칩은 베리피케이션 칩(Verification chip)을 말하는 것으로 보내오신 기사를 보니 2013년부터 오바마 정부가 베리칩을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인체에 삽입을 하도록 정책을 정했고, 받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불이익을 주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법안이 통과가 되었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 보시며, 베리칩을 받으면 구원을 놓치기 때문에 절대 받으면 안 된다는 내용을 주위 사람들에게 보내신 것이다. 물론 베리칩에 관한 내용은 과장된 것이며 정확하지 않는 것이다. 베리칩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강요하는 정책은 없으며, 더더욱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를 믿음으로 주어지는 것이며 한번 구원 받은 사람은 결코 구원을 빼앗길 수 없는데 (요한복음 5:24, 로마서 5:8 등) 어떠한 것으로 구원을 놓친다는 것은 잘못된 구원관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유언비어가 인터넷을 통해, 메신저를 통해 걸러지지 않고 전해지고 확산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잘못된 이해를 가지고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에 한동안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 테러리스트라고 메시지가 올라온 적이 있다. 미국의 건립 정신인 In God We Trust가 곧 In Allah We Trust로 바뀌게 될 거라는 소문도 들었다. 심지어는 이제 곧 코란을 소유하지 않으면 성경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통과된다는 소식도 페이스북을 통해 본적이 있다.
매주 어떤 모습으로, 어떤 방법으로 정부가 종교적인 자유를 억압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전해지고 확산되곤 한다. 물론 개중에는 정확한 정보도 있겠지만 99%는 거짓된 소문에 지나지 않는 것을 보며 두려움에 편승된 소문에 흔들리곤 하는 신앙인들의 안타까운 모습에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빌립보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바울과 디모데는 교인들이 "지극히 선한 것을 분별"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야고보 사도는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고 했는데 그 반대로 모든 사실을 제대로 듣지 않으려 하고, 어딘가에서 받은 소문을 신속히 이메일로, 메신저로 퍼다 나르고, 모든 소식에 양은냄비와 같이 끓어올라 급하게 행동하는 것 같다. 신앙인들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무엇이 진리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세상의 소문과 풍조에 흔들리는 모습이 안타깝고 염려된다.
더불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예수가 역사를 주장하시고 이끄신다는 확신과 구원의 확인으로 안심하여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 잡혀 있는 모습이 더욱 안타깝다. 주관자 하나님 앞에 이런 두려움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오늘날 많은 교인들이 이솝 우화의 "늑대다" 외치는 양치기 소년과 같이 되고 만 것 같다.
헛된 소문을 사실인 냥 전하고 불안해하는 교인들의 모습을 보며 소문이 헛된 것임을 드러날 때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교회를 보게 될까 염려된다. 언젠가 진리를 소리쳐야하는 순간이 올 때 걸핏하면 "늑대다"라고 외침으로 인해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지는 않을까. 이제 두려움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로 세상에 외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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