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지표 상승 뚜렷...자영업자 체감경기 ‘아직’
낮은 모기지 금리 등 상반기 부동산 시장 회복세
소비자 신뢰지수 최고점 근접. 주가 큰폭 상승
실업수당 청구 감소 불구 실업률은 아직 7% 이상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업률이 아직 7% 이상을 유지하는 등 고용 지표가 향상되지 않았지만 소비심리가 높아지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등 경기 회복세를 나타내는 지표의 상승이 뚜렷하다. 지난해 말 재정절벽에 대한 불안감과 샌디 후폭풍 등 위기감이 고조됐었던 것을 감안하면 미국 경제가 성공적으로 위기에서 탈출해가고 있다.
문제는 아직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경기 회복세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같은 경기 지표가 실물경제에도 반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연말부터 올 상반기 경기 지표를 통해 경기를 진단해본다.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1%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국방비 예산을 삭감하고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투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기점으로 올해 상반기 각종 경제 지표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가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친 것이 경기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소비자 신뢰지수도 최고점에 접근하고 있다.
컨퍼런스보드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신뢰지수도 4월 69.0에서 5월 76.2로 올랐다. 이는 2008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린 프랑코 컨퍼런스보드 국장은 “소비자들은 경제와 고용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이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고 소비자신뢰지수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이에 힘입어 주가도 지난해 대비 상당부분 회복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널뛰기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지수는 지난해에 비해 큰폭으로 오른 상태다. 다운존스 지수는 지난해 초 1만2,397.38에서 올해 1만3,412.55로 상당부분 회복했다. 현재는 1만4,000선을 유지하고 있다. 다우 지수의 회복세는 역시 주택 시장 회복이 밑받침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달 28일에는 0.69% 올라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0년 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도 2.13%로 올랐다. 이는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데, 이는 경기 회복의 신호로 해석된다. 외환시장 투자자들은 달러 매수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노동 및 주택시장 개선으로 인해 미국 경제는 다른 선진국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달러 매수에 가세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전망과 관련해 연방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공격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언제쯤 거둬들이느냐가 관건이다. 실제로 금융계의 관심도 이에 집중되고 있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에선 벗어났지만 회복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는 것. 따라서 제로 금리 정책과 더불어 매월 850억달러 가까운 채권을 매수, 양적완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이같은 방식으로 장기적으로 이자율을 낮게 유지하면서 주식과 주택 등에 대한 민간 투자와 기업 투자, 소비자 지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연준의 이같은 정책 방향은 환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달러 약세 요인이 되는 양적완화 정책이 감축되면 달러 강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경기 지표가 실물 경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실업률 하락도 관건이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실업률은 지난11월 7.7%, 12월 7.8%, 지난 4월에는 7.5%를 기록했다. 2008년 12월 이후 최저수준이지만 7% 대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반면 실업 수당 청구 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기업들의 정리해고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인 반면 신입 대졸자들의 취업문은 여전히 좁다는 반증이다. 금융권은 앞으로의 미국 경제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내 셰일 가스 붐이 일기 시작, 앞으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들의 원가 절감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제조업계도 활기를 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희은 기자>
■ 전문가에게 묻는다-하반기 경기 전망
김규래 교수 <커네티컷 브리지포트대 경영학 교수>
제조업 회복.셰일가스 생산 경제회복 주요 요인
연준 출구전략 쓸 즈음 소비력.경제 회생 시작
▲지난해 대비 다우 존스 지수가 회복했지만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시 전망은?
- 다우존스가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내려갈 것이다. 왜냐하면 경기가 좋아져서 올라간 것이 아니고 연준에서 돈을 많이 풀었는데 이것이 실물 경제가 아닌 증권시장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 50년간 10번의 불황을 거치면서 이를 탈출할 때마다 미국의 GDP는 30%, 증권시장은 47% 가까이 올랐다. 현재는 GDP 성장은 15% 그치는 수준인 반면 증권시장은 74%가 올랐다. 실물경제는 받쳐주지 않는데 주식만 올랐다는 것이다.
▲금 선물 가격도 증시하락과 달러 약세 등으로 반등하고 있다. 금값과 환율에 대한 전망은?
-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까지 근접한 적도 있었는데 이는 경제적 요인보다는 소비자 심리가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금은 사람들이 불안해할수록, 인플레이션이 많이 일어날수록 수요가 많다. 2007년부터 유행처럼 금을 사는 펀드가 많이 팔렸다. 현재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거의 없어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반면 은과 구리 등은 건설 등 산업 경기가 좋아지면서 가격도 오를 것이다. 금의 가격은 900~1000달러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본다. 따라서 하락세를 이어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환율은 내년쯤 1,000원대를 유지할 것이다. 현재 1120원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전자기기 등 한국이 수출에 강하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동산 및 제조업 회복, 셰일 가스 생산이다. 셰일 가스로 인해 미국 기업들은 이제 에너지를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렇다면 중국보다 인건비가 비싸다 하더라도 제조업 유치를 통해 고용 창출이 가능하게 된다. 에너지 수입의 외국 의존도가 줄어들게 되면 국가 경쟁력이 높아져 1950년대 같은 중흥기에 접어들 수도 있다. 5년 뒤부터 가능할 것이다.
▲미국 경제 전망은?
-소비자의 소비력이 성장에 가장 중요하다. 인구 구성비를 봤을 때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나이는 47세인데 이 나이대의 인구가 점차 줄었다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 됐다. 소비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GDP를 늘일 힘이 부족하다. 2018년까지 이들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에는 가시적인 성장 효과가 날 것이다. 앞으로 소비계층 향상과 더불어 셰일 가스 생산이 크게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연준이 출구 전략을 쓸 즈음, 소비력과 경제 회생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될 것이다.
경기 회복의 기반이 되는 부동산 시장이 호전되고 있기는 하지만 맹점이 있다. 6년전 호황기 인근에 접근도 못하고 있고 주택을 사는 사람들도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업률도 7.5%니까 감당이 안된다. 그래도 현재 세계 경제에서 미국은 가장 나은 수준에 속한다. 조정기를 거치면서 2017년에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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