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창간특집 2013 / 부동산 시장 현재와 미래
흔히 ‘미국 경기가 살아난다’고 말할 때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이 바로 부동산 시장의 부활이다.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휘청이게 했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몰락했다. 집값이 폭락했고 모기지를 갚지 못한 사람들은 집을 잃었다. 그러다 2010년부터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회생의 빛을 보이기 시작해 올해 1분기(1~3월)까지 부동산 관련 지표들은 긍정적인 곡선들을 그리고 있다. 미국 경제의 대표적인 바로미터로 이용되는 부동산 지표는 부동산 시장이 길고 어두웠던 터널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정부의 부양책으로 지난 5월초까지 모기지 이자율은 사상 최저치 가까이 떨어지고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이 늘면서 바닥을 쳤던 집값이 모기지 사태 이전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과 경제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안정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들을 내놓고 있다. 미국 부동산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해 본다.
■ 미국 부동산 시장은 봄기운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핫’하다. 경제 전문가들은 주택경제위기 이후 주택 가격이 낮아진데다, 낮은 모기지 이자율 및 주택 구매 심리 회복 등으로 구매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는 497만채로 3월에 이어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2009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다.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나와 있는 매물이 부족현상을 겪으면서 전국적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 지난 28일 자료에 따르면 미국 대도시 20곳의 주택 가격을 나타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10.9% 올랐다. 이는 2006년 4월 이후 7년래 가장 큰 상승률이다. <그래프-케이스실러지수> 그래프를 보면 2009년 최저점을 찍은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2012년까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다가 2012년부터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NAR이 올해 1분기 미 전역 150개 대도시 지역의 주택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상 지역의 89% 해당하는 133개의 집값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전국의 싱글 패밀리 하우스의 중간가격은 17만6,6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1.3%나 상승했다. 이는 2005년 4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최근 부동산시장 호황으로 주택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재고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말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기존 주택은 193만채로,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16.8% 줄었다. 이러한 주택값 상승에는 낮은 모기지 이자율이 크게 작용했다. 작년 7월부터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3.50%대로 떨어진 후 작년 하반기 내내 3.30% 근처를 찍었다. 올 1분기 다소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책 모기지기관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5월 첫째주의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3.35%로 1971년래 최저치를 달성한 지난 11월 3.31%에 근접했다. 15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 역시 2.56%로 199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주택값 상승은 재고 부족으로 인한 단기적인 현상?
부동산 경기가 완전히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긍정적인 경제지표들과 통계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불안정성이 존재한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S&P/케이스 쉴러 지수를 개발한 예일대학교의 로버트 쉴러 교수를 포함해 대표적인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가 단기적인 현상일 뿐 중장기 부동산 시장 전망은 상당히 흐리다는 주장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주택 착공이 부족하고 이른바 ‘그림자 재고’가 주택 가격 상승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주택 허가는 6년래 최고치인 101만7,000건에 달했지만 주택착공은 오히려 16.5% 감소한 85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즉 신규 건설한 주택이 팔려나가서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얼마 없는 기존 주택들의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주택 소유주가 주택 모기지를 갚지 못해 대출 금융회사가 압류했거나 압류 절차를 진행 중인 주택을 뜻하는 ‘그림자 재고’ 역시 부동산 경기 회복을 흐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주택 압류 속도가 늦춰지면서 시장에 나오지 못한 주택들이 상당수에 이르기 때문에 주택 수급에 차질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오바마 정부의 주택 부양책으로 신용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주택을 살 수 있도록 부양하는 상황이라면 몇 년 뒤에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여전히 고용시장이 불안한 상태에서 저신용자들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는 상황이 되면, 지금 당장은 주택가격이 올라갈 수 있지만 결국 파산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다. 한동안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던 모기지 이자율이 최근 4%대로 올라선 것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달 4일 소비자 전문 금융 기관인 뱅크레이트닷컴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4.1%로 1년여 만에 처음으로 4%대에 진입했다. 5월 초까지만 해도 모기지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3.4% 수준이었다. <김소영 기자>
■전문가에게 묻는다-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은?
윤관호 재미부동산협회장 <더글라스 엘리먼 부동산>
"재고물량 현저히 줄어들어 공급부족 가격상승 부추겨"
부동산 경기는 아무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부동산 경기는 미국 전체 경기 동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허지만 대체적으로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한다. 주택시장의 괄목할 사항은 재고 물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3년 1분기 더글라스 엘리먼 보고서에 의하면 퀸즈 지역의 재고 리스팅은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한 6,496채로 8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2년 전인 2011년 1분기에 1만3,609 채의 재고 물량에 비하여 54.6%나 감소한 것이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하여 2,377 채가 팔렸다. 시장에서의 재고 소진기간은 12.2 개월에서 8.2 개월로 빨라졌다. 중간 판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5만0,000달러였고 평균 판매가격은 1.5% 증가한 38만9,420달러였다.
이는 기록적으로 낮은 모기지 이자율과 더불어 2006년 이래 침체 되었던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고 회복시키는 조짐으로 보인다. 공급의 부족으로 인해 주택가격은 점차 상승될 수 있다. 또한 부동산시장이 침체되었던 최근 몇 년간 중국인들의 부동산 구매 경향이 뚜렷하다. 주택 판매를 고려중이라면 적절한 시장가격으로 부동산을 내놓는다면 오래 걸리지 않아 클로징이 가능하다. 주택 시장이 살아나고는 있지만 시장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구매하려는 바이어는 없다고 보는 것이 좋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