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종일 게임 빠질까’ 자녀와 씨름
▶ 맡기는 시간 늘며 데이케어 비용 껑충
중학생 남자아이를 둔 이모(46)씨는 최근 여름방학을 앞두고 아들과 ‘계약서’를 작성했다. 평소 컴퓨터 게임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아들이 지난 방학 때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만 앉아 게임에 빠지는 부작용을 경험한 이씨 부부가 고육지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씨는 “게임을 무조건 못하게 하니 반발심만 커지는 것 같이 하루에 2시간 정도를 허용하는 대신 2시간 이상을 공부를 한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주 여름방학에 들어간 LA 통합교육구에 이어 이번 주부터 남가주 지역 각 교육구들이 일제히 방학에 돌입하는 가운데 이처럼 초ㆍ중ㆍ고교 자녀들 둔 한인 학부모들의 방학맞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녀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컴퓨터 게임 중독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부모들은 이를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고, 유아나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는 방학기간 데이케어 등 아이들을 맡길 곳을 찾느라, 또 고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SAT 등 비싼 학원비 부담에 방학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것이다.
청소년들이 과다하게 온라인이나 비디오 게임에 빠져들면서 게임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 하거나 공부 등 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결국 성적이 떨어지거나 탈선을 하게 되는 게임중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여름방학을 앞두고 한인 학부모들이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방학기간 하루 10시간 이상 게임에 빠져사는 청소년이 많다며 무엇보다 부모의 관심과 지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는 8월 말까지 ‘게임중독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인 중독증 회복센터의 이해왕 선교사는 “18세 미만 한인 학생 약 30%가 컴퓨터를 남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요즘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게임중독에 빠지는 점도 큰일이라 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즐기는 게임은 온라인상 여러 사람에게 승부욕을 자극하고 총격 등 과도한 폭력성을 담아 인격 형성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맞벌이 부부는 초등학생 자녀의 방학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데이케어에 아이를 맡기기도 하지만 한 달 평균 700~800달러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 일부 엄마들은 점심시간을 쪼개서 자녀를 픽업해 데이케어 센터, 한글학교, 예체능학원을 돌기 바쁘다.
LA 한인타운 학원 관계자들은 한인 부모들은 바쁜 일상에도 자녀를 남들과 똑같이 교육시키려 애쓴다고 전했다. 역으로 생활비가 빠듯한 부모들은 저학년 자녀 데이케어를 중학생 형·누나에게 맡기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한다.
LA 자바시장에서 일하는 부부들은 80% 이상이 맞벌이인 관계로 여름방학 동안 아이들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또 여름방학 동안 자녀를 SAT 준비 등을 위해 집중적으로 학원에 보내야 하는 부모들은 방학 동안 수천달러씩 들어가는 사교육 부담에도 고민이 많다.
LA의 한 SAT 학원 관계자는 “여름방학 8주 동안 하루 평균 5시간씩 수업이 진행되는 특강은 학생 1인당 평균 3,000달러”라면서 “수업료를 부담한 부모들은 자녀가 게임이나 야외활동에 빠져서 공부를 게을리 하면 가장 속상해 한다”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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