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서 쉽게 옮기고 엄청난 번식력, 퇴치 아주 힘들어 전문가에 거금 주고 박멸…얼마 후 또 발견‘매일 전쟁’
이는 한 번 옮으면 근절시키기 힘들다.
■“ 설마” 했던 학부모들잇단 비상사태 돌입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다면 ‘머리 검사’를 한 번 해보는 것이 좋다. 아이들의 머리에서 이나 서캐를 발견한다 해서 놀랄 필요는 없다. 같은 나이 또래 아이들의 대부분이 머리에 이를 숨기고 다니기 때문이다.“우리 아이는 매일 머리를 감으니 이가 있을 턱이 없다”고 우기면 곤란하다. 이는 개인의 위생상태와 별상관이 없다. 주변에 누군가 이를 갖고 있다면 아무리 몸을 청결히 해봤자‘말짱황’이다. 상대와의 접촉을 피하지 못하는한 이를‘분양’ 받는 것은 시간문제다.
패사디나에 거주하는 애나 고만도 이 때문에애를 먹고 있다.
어느 날 초등학교에 다니는 그녀의 두 딸이 양호교사로부터 받은 쪽지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의 머리에서 이가 발견됐으니 필요한조치를 취한 후 전문가의 검사필증을 받아오라는내용이었다.
LA 통합교육구는 이 때문에 아이들을 집으로돌려보내지 않지만 그녀의 두 딸이 재학 중인 사우스패사디나의 초등학교는 이에 관한 한 ‘무관용 정책’을 시행한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단 한 명의 학생에게서단 한 마리의 이나 서캐가 발견되면 해당 학생은즉시 귀가 조치되고 같은 반 급우들의 집으로 아이들을 통해‘ 비상경계’ 노트가 전달된다.
처음 두 딸이 ‘이가 옮았다’는 통지서를 들고왔을 때만 해도 애나는 믿지 않았다. 거의 매일머리를 감는데 이가 있다니 무언가 착오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학교 측의 등교금지 지시를 어기고 두 딸을 양호교사에게 데려간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양호교사는 빚을 집어들어 아이의 머릿속 두피를 가리켰다. 그곳에선깨알 만한 이가 빠른 속도로 ‘산책’ 중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여기저기스멀스멀 기어다는 놈들을 발견하고 애나는 기겁을 했다.
얼굴이 화끈해지면서“ 미리 확인부터 해볼 걸”하는 후회가 일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떡 본김에 제사 지낸다”더니 양호교사는 애나의 머리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놀랍게도 그녀의 머리에서도 이가 발견됐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는 퇴치가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이는 여섯 개의 다리를 지녔고 몸통은 회색 혹은 갈색이다. 이놈들은 날개가 없지만 기동력이대단하다.
아이에게 굿나잇 키스를 하면서 머리칼이 살짝닿기만 해도 이가 옮겨온다. 게다가 번식력이 워낙강해 한두 마리가 수십, 수백 마리의 대가족으로급성장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톡톡히 망신을 당한 애나는 친구가 알려준 전화번호로 연락을 취해 이를 깔끔하게 ‘소탕’해준다는‘ 기술자’에게 출장 서비스를 요청했다.
‘라이스 테크니션’ 자격증을 지닌 여성은 애나와 그의 두 딸을 집 정원으로 불러내 의자에 앉힌 뒤 가장 작은 서캐까지 제거해 준다는 특수참빗을 이용해 작업에 들어갔다.
기술자는‘ 팬 서비스’라도 되는 양 빚으로 걸러낸 이를 물 항아리에 집어넣어 익사시켰다. 물에빠진 이는 수 초 내에 죽었다.
작업이 끝났을 때 항아리 안은 이들의 주검으로 새까맣게 뒤덮였다. 줄잡아 수백마리였다. 작업이 진행되면서 머리의 가려움증은 줄어들었지만애나의 마음은 점점 초조해졌다.
기술자에게 시간당 90달러를 주어야 하니 시간이 곧 돈이었다. 그 날 애나가 세 명의 ‘머리청소’를 위해 지불한 돈은 350달러였다. 다행히머리통이 유난히 큰 남편에게서는 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기술자는 두 딸의 머리에서 이를 박멸했다는증서에 서명을 한 후 넘겨주었다. 이를 말끔히 제거했다는 공인 증서를 들고 아이들은 다음날 학교로 돌아갔다.
‘이 사냥’을 한 다음날 애나는 침대 시트와 이불, 타월 등을 모조리 세탁했다. 브러시와 머리집개는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이 정도면 됐다 싶을 정도로 집안 구석구석을말끔히 쓸고 닦았다.
뒤처리를 마치자 아이들의 떨어진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친구들을 불러와 하룻밤 자고 가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기치 못했던 이 소동을 그렇게 마무리 짓고 싶었다.
하지만 2주일 후 두 딸은“ 이가 발견됐으니 자녀를 학료로 보내기 전에 완전한 처리를 바란다”는 쪽지를 들고 왔다.
하는 수 없이 다시 기술자를 불러 두 번째 이사냥을 했다. 세 식구의 한 달 식비보다 많은 돈이 또 다시‘ 이 사냥꾼’에게 지급됐다.
다행히도 학년이 끝날 때까지 딸들은 무사히이 검사를 통과했다. 그러나 애나는 경계를 풀지않았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첫 날, 등교하는두 딸의 머리를 참빗으로 빗겨주며 애나는 “아무리 반가워도 친구들과 절대 포옹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딸들의 머리를 땋아주기 시작한 것은 이 무렵이었다. 아무래도 머리를 땋아주면 이가 쉽게 옮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매일 두 아이의 머리를 헤치고 참빗으로 샅샅이 머리털을 훑어내리는작업이 의식으로 굳어졌다.
이렇듯 철저한 ‘방어 작전’에 이들도더는 이들의 머리에 범접을 하지 못하는듯 했다. 물론 애나는 믿지 않았다. 단 한 하나의서캐라도 놓치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이후 애나는‘ 이의 귀환’이 시간문제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딸의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전체가 이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면 아무리 공을 들여 사전방비를 한다 해도 100% 차단 효과를 기대하기는힘들다는 사실을 깨우쳤다.
그녀의 예감은 적중했다. 추수감사절 아침식탁에서 딸들은 머리를 긁어댔다.
이번에는 ‘헤어 에인절’이라는 미용실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대대적인 1차 소탕작전을 벌인 뒤집으로 돌아와 미장원에서 일러준 요령대로 2차손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이의 공격은 이틀 뒤 재개됐다. 당장 마켓으로달려가 리드, 라이스 MD, 닉스 등의 약품을 잔뜩구입해 사용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마지막 수단으로 꼬불꼬불한 머리를 펴주는 헤어스트레이트너를 이용해 딸들의 머리통을 지져댔다. 그래도 서캐는 ‘열 공격’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다행히 봄방학이 도움이 됐다. 하와이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후 이들의 공격이 중단됐다. 여행중에도 매일 이 수색작업은 계속됐다‘. 이와의 전쟁’을 치르다보니 사방이 지뢰밭이었다.
며칠 전 딸들의 학교 강당에서‘ 파자마 스토리타임’이라는 동화구연 행사가 열렸다. 마룻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은 몸동작을 섞은교사의 내레이션에 열광했다. 그 때 옆에 서 있던한 엄마가 애나에게 몸을 기울이며 속삭였다.
“내일 아이들이 집으로 무얼 갖고 올지 알만하군요.” 애나는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긁었다. 그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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