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비전스 파운데이션’설립·CEO 폴 커민스 박사
▶ 공부외 예술·체육·환경·봉사 심도있게 배워야 소외된 계층에 양질의교육제공 평생 사명감
‘뉴 비전스 파운데이션‘(NVF) 폴 커민스 CEO가 진보적 교육자로서 소외계층 어린이 및 청소년을 돌보며 얻은 경험을 토대로 구상한 비아카데믹 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뉴 비전스 파운데이션’(New Visions Foundation·이하 NVF)의 설립자이자 CEO인 폴 커민스(75) 박사는 우리 시대의 ‘영웅’(Hero)이다. 그는 지난 40년 동안 “모든 학생들은 동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신념으로 사회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어떻게 하면 교육기회를 박탈당한 학생들이 밝은 미래를 가꿔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거듭해왔다. 1937년 시카고에서 출생한 커민스 박사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뒤 하버드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MAT), USC에서 영어로 박사학위(Ph.D)를 각각 취득했다. 미국 최고의 명문 중·고교인 하버드-웨스트레익 스쿨의 전신인 하버드 스쿨에서 1960~1968년 교사를 지냈으며 1971년 샌타모니카의 명문 사립학교 크로스로즈 스쿨(Crossroads School)을 설립, 22년간 교장을 역임하며 학교 발전을 주도했다. 1994년 그가 설립한 NVF는 공립학교를 비롯한 정부기관, 비영리 단체, 자선사업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빈민층 학생, 위탁가정 출신 학생, 청소년 재소자 등 사회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며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다. 커민스 박사의 교육자로서의 삶과 그의 교육철학이 깃든 NVF를 들여다봤다.
-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진보적 교육자로 명성이 높다. 어떻게 교육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
▲ 스탠포드 대학에 재학할 당시의 일이다. 영어 클래스 수업을 들으러 갔는데 교수의 강의내용이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강의에 집중하지 않고 계속 종이에 무엇을 써내려갔다. 바로 이 순간 누구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과 함께 “교육자가 바로 내가 가야할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 후에 보니 종이는 학생들이 꼭 배워야 하는 ‘커리큘럼’(교과과정)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 당신이 보는 이상적인 교육은 무엇인가?
▲ 학교에서 성적을 잘 받고 시험을 잘 치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성적과 시험점수는 교육의 일부일 뿐이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모든 학생들은 예술(Arts), 체육(Physical Education), 환경교육(Environmental Education), 인성교육(Human Development), 커뮤니티 봉사(Community Service) 등을 심도 있게 배워야 한다.
그래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다. 나는 이 다섯 가지를 ‘다른 5개의 단단한 것들’(5 Other Solids) 이라고 부른다.
- 예나 지금이나 공립학교들이 예술 교육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다면.
▲ 1971년 샌타모니카에서 크로스로즈 스쿨을 설립한 뒤 20년 넘게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주변 공립학교들을 수차례 방문, 학교 관계자들과 바람직한 커리큘럼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당시 공립학교 커리큘럼에 예술 교육이 빠져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예술은 영어, 수학, 과학 등 핵심 과목 못지않게 중요하고 학생들이 꼭 배워야 한다.
공립학교에서 예술 교육을 확산시키기 위해 ‘PS Arts’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 예술 커리큘럼 보급에 힘쓰고 있다. 예술은 학생들이 직접 해보고 느낄 수 있는 ‘핸즈 온’(Hands-On) 교육이다.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교육 선지자’(Educational Visionary)로 알려져 있다. 지금 CEO를 맡고 있는 NVF는 어떤 기관인가?
▲ 나는 인종, 성별, 출신국가, 가정 소득수준 등에 상관없이 모든 어린이 및 청소년들은 동등한 양질의 교육의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 같은 사명감에서 출발한 것이 1994년 탄생한 NVF 이다. NVF가 설립된 직후 첫 사업으로 크로스로즈 스쿨과 유사한 사립학교인 ‘뉴 로즈 스쿨’(New Roads School)을 탄생시켰다.
이 학교는 다양성을 모토로 세워진 교육기관으로 현재 재학생의 50%가 비백인이며 전체의 60%가 재정보조 혜택을 받고 있다.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100%이다.
NVF의 다른 주요사업들로는 위탁가정 출신 학생들에게 SAT 준비반, 칼리지 카운슬링, 튜터링 등 다양한 대학 진학준비 과정을 제공하는 ‘Fostering New Visions’, 말리부 인근 청소년 재소자 시설인 ‘캠프 곤잘레스‘에서 재소자들이 수감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적응하거나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할 수 있도록 돕는 ‘New Roads for New Visions’, 빈민층 라티노 밀집지역인 LAX 인근 레녹스(Lennox) 지역의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교육 기회를 주는 ‘LENZ’ 등이 있다.
- 소외계층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 한마디로 주류사회의 관심 부족이다. 사회가 소외된 이웃들을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관심과 애정, 격려와 의지가 동반되면 얼마든지 이들이 성장하도록 도울 수가 있다. 캠프 곤잘레스를 처음 방문했을 때 “과연 재소자들이 마음을 열어줄까“하는 의문이 들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마음을 열었다. 현재 NVF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받은 청소년 재소자의 캘리포니아 고교졸업시험(GED) 통과율은 75%에 달한다.
- 어린이나 청소년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학업성적과 시험점수에 목매는 것은 자녀들로부터 ‘배움의 기쁨’을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급한 마음에 아이를 닦달하지 말고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넉넉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가(Leisure) 없이는 배움도 없다. 너무 많은 압력을 받으면서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 창조적인 인물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부모들이 기억했으면 한다.
- 열린 마인드를 가진 교육자로서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 청소년 재소자, 위탁가정 출신 어린이 및 청소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얼른 학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세상을 꿈꾸며 하루를 보낸다. 모든 학생이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국가가 교육과 직업, 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부자와 가난한 자의 격차가 확 줄어든 그런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이다. 이를 위해 남은 여생을 바치겠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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