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억만장자 숀 파커
▶ 북가주‘레드우드 포레스트’ 숲 속에 무허가로 식장 설치 벌금 250만달러… 비판보도 후 악플 쇄도, 살해 위협까지 신혼여행도 연기, 미디어에 해명서한 보내며 수습에 전력
지난 6월1일 북가주 빅서의 레드우드 포레스트에서 초호화 결혼식을 올린 숀 파커와 알렉산드라 레나스.
결혼식을 위해 만들어진 돌담과 돌계단, 인공연못, 제네레이터, 화분에 심은 나무들까지 허가 없이 설치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페이스북의 초대 사장이었던 젊은 인터넷 억만장자 숀 파커가 태고의 자연 속에서 동화 같은 결혼식을 올렸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냅스터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한 파커는 영화‘소셜 네트웍’에서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연기했던 인물이다. 1,000만 달러 가까운 비용이 든 초호화 결혼식이라는 소문만으로도‘실리콘 밸리 사치’의 상징처럼 회자되며 이미지가 좋지 않았었다. 그런데 빅서의 유서 깊은 레드우드 숲 속에 결혼식 파티장을 설치하며 자연환경을 훼손시켰다는 비판성 보도가 터져 나온 것이다.
파커(33)와 싱어송라이터인 알렉산드라 레나스는 젖먹이 딸을 둔 오랜 연인으로 지난 6월1일 최고급 리조트인 벤타나 인&스파 소유의 캠프그라운드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자신들이 꿈꾸어온 환상적인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이들은 식장을 꾸미는 데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부었다. 화분에 심은 100여그루의 나무등 플랜트와 꽃들을 트럭 가득가득 실어 나르고 인공 연못을 팠으며 돌담과 돌다리를 세우고 마치 숲속의 야외 채플처럼 수백명이 앉을 통나무벤치들을 들여놓았으며 댄스플로어도 만들었다. 아치형의 입구를 만들고 텐트와 조명은 물론이고 이를 위한 발전기도 설치했다.
그런데 한 가지 그들이 안한 게 있었다. 퍼밋을 신청하지 않은 것이다.
캘리포니아 해안위원회(California Coastal Commission)는 지난 주 파커 및 벤타나 측과 250만달러에 협상하기로 합의했다. 파커 측에선 결코 ‘벌금(fine)’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이 돈은 빅서 지역의 해안과 트레일, 포레스트를 보호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위원회의 표결 후 메리 샬렌버거 위원장은 벤타나 측에 대해선 신랄하게 비판했으나 파커에겐 오히려 공공피해 상황을 밝혀낼 계기를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샬렌버거 위원장에 의하면 벤타나 측은 30여년 전 위원회에서 확장허가를 얻기 위해 인근의 저요금 캠프그라운드를 일반에게 오픈하겠다고 동의했다는 것. 그런데 1일 숙박료가 최고 4,000달러에 이르는 벤타나 인&스파는 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2007년 캠프그라운드를 폐쇄했으며 이는 주법에 위반되는 일이라고 샬렌버그는 설명했다.
“난 파커가 거기서 결혼식을 올린 것에 감사한다. 그 덕에 우리는 위법사항을 발견했고 주민들이 6년 동안이나 캠프그라운드 사용을 못한 것도 알게 되었다”고 샬렌버그는 말했다.
한편 파커와 레나스는 자신들은 처음부터 환경보호에 신경을 쓰며 결혼식을 준비해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파커가 25만달러를 기부한 바 있는 환경보호단체 ‘세이브 더 레드우즈 리그’(Save the Redwoods League)에게 숲속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적절한 장소를 찾는데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그 결과 리그가 벤타나 캠프그라운드를 추천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리그소속의 환경과학자가 현장을 답사한 후 환경보호를 감안한 결혼식장 설치 플랜까지 조언했다. “많은 미디어들이 우리를 비난하고 있지만 우린 정말 환경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파커는 강변했다.
파커와 레나스는 지난해 11월에 캠프그라운드를 리즈한 후 금년 3월부터 결혼식장을 짓기 시작했으며 식장 설치에 450만달러가 들었다.
그런데 결혼식 3주 전 캘리포니아 해안위원회에서 벤타나에게 연락이 왔고 벤타나는 파커에게 연락을 했다. “당장 일을 멈추어야 하며 결혼식을 할 수 없다”는 통보였다. 파커는 급히 변호사를 채용하여 위원회와 협상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결혼까지의 20일은 그야말로 “재난”이었다고 레나스는 전한다. 보라보라로 떠나려던 신혼여행도 연기해야 했다.
위원회는 벤타나 호텔이 위원회와의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않고 캠프그라운드를 폐쇄했다는 사실을 집중 추궁했다. 호텔 측은 식장 공사가 진행되던 몇 달 동안 파커에게 허가신청에 관해선 전혀 말해주지 않았다. ‘중간에 끼게 된’ 파커부부에겐 잘못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서 다행히 결혼식은 예정대로 치를 수 있었다.
스팅, 에마 왓슨, 숀 레논,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 등 325명의 하객이 참석한 결혼식에 대한 미디어 보도는 비난 일색이었다. 하객 전원에게 아카데미 수상 디자이너가 만든 의상까지 입힌 사치스럽고, ‘환경 훼손’을 무시한 결혼식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억만장자 인터넷 기업가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보호 생태계에서 천만 달러를 쏟아 부어 결혼식을 올렸다…”는 식이었다.
특히 “가짜 성을 짓느라 깊은 숲 속까지 불도저로 밀었으며… 중산층에게 오픈되어야했을 장소에 판타지 랜드를 꾸미려고…” 등의 표현을 동원한 ‘애틀랜틱’의 온라인기사에 분개한 파커는 장문의 이메일 답변을 보내 애틀랜틱으로부터 “숀 파커가 레드우즈 결혼 비판에 대한 답변을 보내왔으며 그의 해명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는 제목의 정정기사를 받아내기도 했다.
한편 파커는 결혼식 보도 이후 그들의 호화 결혼식이 환경을 훼손했다고 믿는 사람들로부터 악의적인 반응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길을 걷다가 낯 선 행인이 침을 뱉는 수모도 당했고 레스토랑 웨이터가 욕하는 소리도 들었으며 곧 이혼할 것이라는 저주에 살해위협까지 받았다고 하소연 했다.
캘리포니아 해원위원회 측은 “결혼식 관련 공사는 원시림이 아닌 주로 캠프그라운드와 기존 도로에서 진행되었으며 이로 인한 환경 훼손은 우리가 애초 우려한 것보다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파커가 지불하기로 합의한 250만달러엔 무허가 공사 관련 피해보상과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캠프그라운드 마련 경비 등도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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