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조사단들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충돌한 아시아나 항공 214편 보잉 777편의 꼬리부분을 살펴보고 있다.
■탑승 미국인 중 18명은 한국계
사고기에 탑승한 미국인 61명 가운데 한국계는 18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한국 외교부는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한국 동포이기에 이들의 입원 현황도 파악 중"이라면서 "이들이 모두 부상자라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한국총영사관은 "한국인 77명 가운데 44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8명이 입원 중"이라며 "중상자는 있지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7일 밝혔다.
8명 가운데 2명은 다리가 부러졌고 5명은 가슴, 허리, 목 등에 통증이 심해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1명은 머리를 다쳤지만 상처가 심하지 않아 퇴원했다가 통증으로 다시 입원한 경우다.
총영사관은 사고 직후 긴급 대책반을 꾸려 샌프란시스코 시청, 소방국, 경찰국, 그리고 연방 정부 국토안보부 등과 긴밀하게 협력한 끝에 한국인 뿐 아니라 미국 국적 한인 동포 부상자를 모두 파악했다고 한 총영사는 설명했다. 하지만 부상자의 신원은 의료진과 본인 동의 없이는 공개할 수 없다고 한 총영사는 덧붙였다.
사고기에 탑승했던 승무원 4명도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 김영헌 미주본부장은 "4명이 다쳐 2명이 입원 중이며 1명은 다소 중상"이라며 "그래도 생명에는 지장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기장과 부기장은 전혀 다치지 않았으며 호텔에 머물면서 한국 조사단과 미국 항공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탑승객 11명 조기 귀국길
사고기 탑승객 가운데 조기 귀국을 원하는 고객 11명은 정부 사고조사반과 아시아나 관계자 등이 타고 온 특별기 2134편으로 한국으로 돌아갔다.
특별기에는 이들 사고기 탑승객과 함께 전날 아시아나편을 이용하려다 사고로 인해 발이 묶인 승객들도 함께 탑승했다.
또한 사고기에 탑승했던 부상자 가족들도 속속 샌프란시스코로 도착하고 있다. 7일 오후 12시30분께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아시아나 항공기편으로 탑승객 2명의 가족이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또 다른 부상자의 가족 2명도 1시간 후 도착한 대한항공 편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입국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탑승객 가족들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면 탑승객과의 만남을 비롯해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 여학생 여름캠프 예정지 교회 ‘침통’
이날 사고로 사망한 여고생 2명은 장산 고교 소속생들로 샌프란시스코 웨스트밸리 크리스천 교회가 주최하는 3주 일정의 여름캠프에 8일부터 참가하려고 비행길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의 시신은 서로 최소 1마일(1.6㎞) 이상 떨어진 곳에서 각각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여름캠프를 열어온 이 교회는 올해 처음으로 중국인 학생들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국인 학생들도 이달 말 시작되는 2차 여름캠프에 참가할 예정이었다고 교회 관계자는 전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교회는 이날 주일예배에서 희생자를 추모한데 이어 11일에 별도의 대규모 추모예배를 개최한다.
■양국 조사단 활동 개시…조사 장기화 예상도
현지에 급파된 한국정부의 사고조사대책반은 7일 오전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곧장 NTSB와 합동으로 사고 원인 조사 및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 및 외교부 공무원과 항공·철도 사고 조사 전문가, 아시아나항공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조사반은 도착 즉시 NTSB와 만나 사고 관련 정보와 자료를 검토하는 등 합동 조사 작업을 시작했다.
NTSB도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FDR·비행기록장치)와 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CVR)를 회수해 분석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는 NTSB가 맡고 사고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한국정부 조사대책반, 제작사인 보잉 등 여러 기관·당사자가 조사에 관여한다. 연방항공청(FAA)도 사고기와 항공사가 미국 항공 관련 법규를 위반했는지 조사한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최종적으로 확인될 때까지 길게는 몇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한국정부 조사반도 조사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필요하면 교대 인력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승무원 ‘헌신’ 칭찬도 쏟아져
착륙사고 당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의 헌신적인 대응을 칭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힙합 공연 프로듀서로 일하는 승객 유진 앤서니 나씨는 월스트릿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한 여자 승무원의 ‘영웅적인’ 노력을 전했다. 그는 이 승무원이 비행기 통로를 통해 부상당한 승객들을 옮기느라 동분서주하는 것을 봤다며 "그녀는 영웅이었다"고 극찬했다.
그는 "몸집도 작은 여승무원이 얼굴에 눈물이 흐르는 채로 승객들을 등에 업고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었다"며 "그녀는 울고 있었지만, 여전히 너무나 침착했다"고 설명했다.샌프란시스코의 조앤 헤이스-화이트 소방국장도 사고기 캐빈 매니저(최선임 승무원)를 ‘영웅’으로 칭하며 찬사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정부, 중국·미국과 협력 중
한국정부는 국적기인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착륙사고로 중국 및 미국인 탑승객의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에 위로의 뜻을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8일 "사고 피해자와 관련된 미국 당국의 공식 발표를 보면서 필요하면 우리 정부가 중국이나 미국 정부에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정부 차원에서 위로를 표명한다든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기에 탑승한 중국인 피해자와 관련,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안호영 주미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태 수습과 관련한 양국간 긴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권영세 주중 대사는 전날 주중 대사관 홈페이지에 "금번 사고로 피해를 입으신 중국인 탑승객 및 가족 여러분께 주재국대사로서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글을 올려 중국인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불행한 사고이긴 하지만 한·미·중 사이에 잘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외교부는 이날 중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의 본부장인 이정관 재외동포영사대사나 본부 관계자를 한국인 탑승객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인천공항으로 보내 위로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활주로 정상화
이번 사고로 폐쇄됐던 샌프란시스코 공항 활주로 2개는 사고 당일 오후 6시28분께 정상화됐다. 공항 폐쇄로 착륙하려던 대한항공 등의 항공기가 인근 LA 공항으로 회항하기도 했다. 사고 이후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항공기 이륙과 착륙이 전면 통제되면서 항공 스케줄이 엉망이 돼 많은 승객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33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취소 항공편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고기종인 보잉 777-200은 쌍발 장거리용 제트항공기로 12시간 이상의 대륙간 장거리 비행에 주로 이용된다. 전폭 60.93m, 길이 63.73m, 높이는 18.51m다. 탑승인원은 246∼300명이다.
■B ‘7월7일ㆍ보잉777기ㆍ한국인77명’ 괴담 확산
"우연의 일치라기엔 심란할 정도" 글올리자 "숫자놀음에 불과" 비판
아시아나 항공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 사고가 난 것과 관련해 7일 온라인 상에선 숫자 7과 관련된 괴담이 퍼지고 있다. 아시아나기 사고가 한국 시간으로 7월7일 새벽에 발생했고 사고 항공기 기종이 보잉 777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사고 항공기에는 한국인 77명이 탑승해 있었다.
트위터 아이디 ‘jh99***’는 이날 "7월7일 보잉 777항공기에 타고 있던 한국인 77명, 중국·일본 국적 142명(1+4+2=7), 미국 국적 61명(6+1=7), 승무원 16명(1+6=7)"이라는 글을 남겼다.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 ‘csi***’는 "보잉 777, 7월7일, 한국인 77명. 7이 7개 모였다"고 썼다.트위터 등 각종 소셜네트웍서비스(SNS)에는 이와 비슷한 종류의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사고 비행기의 편명 OZ 214에 나오는 각 숫자를 더하면 역시 7이 나온다는 점, 사고 여객기가 2006년 3월 당시 국토해양부에 등록돼 올해로 운항 7년째라는 점도 소문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많은 네티즌들은 "우연의 일치라기엔 심란할 정도", "운명론을 믿진 않지만 무섭게 느껴진다" 등의 반응이다.
온라인에선 "다들 심각한 사고를 두고 엮어대기에 바쁘다", "현지시간이 6일이라는 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 "이번 일은 큰 사고일 뿐 숫자 놀음의 대상이 아니다" 등 비판적인 반응도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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