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삶의 흔적들을 떠올리다 보니 앞으로 살날은 살아온 날보다 적은 것 같다는 생각에 남은 인생 역시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들을 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지난 4월에 11주년 노숙자교회 창립예배를 은혜롭게 드리면서 감사한 것을 헤아리다보니 하나님의 손길이 결코 짧지 않았음을 고백하게 된다.노숙자들을 위한 일이리라는 것이 무엇을 해도 잘 표도 안 나고 끝이 없어 보이지만 그나마 작은 빵 한 조각에 따뜻한 차 한 잔이라도 먹을 수 있고 겨우내 내린 눈 속에서도 덮어야 하고, 입어야 할 옷들과 담요들이 있었기에 이 여름에 기지개를 켤 수 있는 여유도 생기는 것 같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노숙자들은 마약과 알콜, 혹은 정신질환으로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거처 도움을 못 받아 길에서 자는 사람들, 혹은 겉모습은 멀쩡해 보이는데 직업을 유지할 정도의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을 기억할 것이다. 물론 이런 사람들 속에는 아이들을 가진 가정폭력의 희생자 여성들이 많은데 그래도 이들 중에는 경우에 따라 쉼터라는 곳에서 지내게 되고, 정부에서 지급하는 금전적, 저소득 주택 혜택을 가진 자 들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런 혜택을 받을만한 사람들은 무수히 많고 현실은 늘 냉혹하기만 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노숙자’라고 하면 간단히 이런 부류들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노숙자가 되는 일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얼마 전까지 직업을 가지고 아프트에서 살다가 실직을 하여 다시 일을 구하지 못하고 차 안에서 자는 사람들, 막일을 하지만 아파트를 얻을만한 수입이 못되다보니 작은 월급의 수표를 들고도 공원에서 천막을 치고 자는 이들, 이런 사람들은 처음에는 직업을 잃고 친구의 집이나, 차 안, 또는 텐트에서 전전 긍긍하다 결국 점점 악순환이 계속되어 노숙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노숙자들 중에는 직업만 구하면 얼마든지 자립할 수 있는 정신적, 육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도 더러 있기에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 사실 얼마 전에 이런 노숙자를 취직시켜준 것도 막연하게 우연히 생긴 일은 아니다. 노숙자들이 내 자녀라고 생각을 하면서 특별히 페스트 푸드점(Fast Food) 같은 곳을 가면 메니저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처음엔 친구가 되고 신뢰가 오고 가면 취직을 부탁하기도 한다.
이번에 만난 맥도날드 지배인도 역시 수 없이 많이 만났고, 자연스럽게 노숙자들을 섬기는 일을 한다는 것을 알리고 노숙자들 중에 일을 할 만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인식시켜 면접을 할 수 있도록 한 후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실 노숙자들이 이런 서비스 일을 하면서 생활하는 케이스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이 아니라면 쉽지 않다는 것을 고백하게 된다.
처음 미국에 이민 온 1세대에 이어 지금은 2세, 3세대로 이어지고 있는 우리 이민자들의 삶을 돌아보면 감사할 일이 너무 많다. 미국인들 중에는 가난하고 헐벗은 한국인들을 돌봐주고 교육을 시킨 분들이 너무나 많은 것을 감사한다. 한국 전쟁으로 고아가 된 이들을 입양해주고, 밀가루, 옥수수 가루를 실어 날라 한국 정부에 원조해주던 미국 정부와 민간인 단체들, 그리고 개인들의 사랑으로 우리는 많은 혜택을 누린 한국인이다. 나 역시 이곳 미국 이민생활 30년이 넘으면서 비록 작은 섬김의 일부지만 불상한 노숙자들을 위한 사랑을 베푸는 것 역시 사실 우리 민족이 그 옛날 미국인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환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아주 작은 일을 시도하였으나 우리 여호와 하나님은 내 손이 결코 짧지 않음을 거듭 보여주시고(민수기 11장 23절),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믿고(빌립보서 1장 3절) 그동안 여러 모양으로 협력해주신 손길들을 떠올리며 허리 굽혀 감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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