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맨하탄 촛불집회’ 종북단체 주도하나?
뉴욕총영사관/주유엔 한국대표부 앞에서 7월16일 전개된 ‘국정원 해체’ 및 ‘박근혜 퇴진’ 촉구 시위. <함지하 기자>
미주한인 종북사이트 ‘민족통신’
‘국정원 해체’촛불집회 동참 글 올라와
민주당 뉴욕조직인 뉴욕민주연합회장 이름 거론
한국 정치 여당인 민주당이 미주한인 종북 세력까지 동원해 뉴욕을 비롯한 미국 주요 도시에서 국가정보원(국정원) 해체와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어 동포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목적 달성을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와 ‘국정원(안기부) 해체’ 등을 촉구하며 북한의 대남적화통일 선전에 전위대 역할을 해온 미주한인 단체 및 관계자들과 연대협력 가두시위를 전개하고 있다는 혐의다.
북한 선전 ‘민족통신’
지난 23일 ‘민족통신’(www.minjok.com)이라는 인터넷 웹사이트가 관리하는 ‘민족게시판’에 안내문 형식의 글이 올랐다.‘민족통신’은 캘리포니아주 한인 노길남씨가 대표 겸 편집인으로 운영하는 미주한인사회의 대표적인 북한 선전 인터넷 사이트다.이 사이트의 성격은 지난 20일 노 대표의 ‘57번째 방북 소감 발표’ 내용을 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노 대표는 이 발표를 통해 자신이 북한을 57차례 방문했다는 사실과 함께 “아직도 북에 대해 배울 것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그는 이번 방북에서 배운 것을 “▲북녘동포들의 자주성 실현을 위한 의지에 대해서는 이 세상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다는 사실, ▲이제는 그 어떤 강대국도 북을 침략할 수 없다는 사실, ▲날이 가면 갈수록 북의 위상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주객관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 ▲국제사회의 철학적 빈곤을 메꿀 수 있는 토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21세기 첨단과학기술의 본거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 등으로 정리했다.
그리고는 “한국당국과 미, 일 당국이 이러한 사실들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 북일관계는 정상화 될 수 밖에 없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체제와 사상을 찬양·고무하는 한편 북한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로 남아있는 이유가 한국, 미국, 일본 등 외세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남북관계 현황에 있어 모든 책임이 한국에 있다는 주장으로 북한이 아니라 한국이 바뀌어야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 사이트에는 북한을 ‘조국’, 또는 ‘북부조국’으로, 한국을 ‘남녘’, ‘남반부’, ‘남조선’ 등으로 명기한 종북 한인단체 관계자들의 글과 한국 정권을 비판하고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업적”과 김정은 북한정권을 칭송하는 내용의 선전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정부는 이미 이 웹사이트를 미주한인사회의 대표적 종북 단체인 ‘재미동포전국연합회’(www.kancc.org), ‘통일학연구소‘(www.onekorea.org) 등의 웹사이트와 함께 북한이 운영, 또는 북한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선전선동 매체로 규정하고 한국에서의 접속을 차단한 상태이다.
맨하탄 코리아타운 ‘촛불시위’
그런데 이 사이트가 운영하는 게시판에 ‘뉴욕동포’라는 인터넷 ID로 “30일, 31일 미전국서도 촛불집회 갖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오른 것이다. 글은 “아무런 진상규명도 못한 채 사실상 종결되어버린 저토록 기만적인 국정원 국정조사를 보시면서 역시나 하면서도 허탈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론 이미 그럴 줄 예상하고 계셨으므로 이 허탈감을 떨쳐내고 다시 광장에 모여 촛불만이 아닌 횃불도 높이 들고 박근혜 정권이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결과를 책임질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야겠다는 각오들도 다지고 계시리라 믿습니다”라며 오는 30일 오후 7시 뉴욕 맨하탄 32가 코리아타운 우리은행 앞에서 열릴 시위를 알리고 있다.
한국정부가 한국인들의 접속을 차단한 사이트에 올라온 이 글은 게시판을 방문하는 미주한인들의 시위 동참 호소는 물론 “평소 주위의 뜻있는 분들에게 널리 알리셔서 함께 참여를 부탁드리고 단체에 계신 분들은 단체의 회원들에게 많이 참여하도록 권고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는 인원동원 요청 내용도 담겨있다.
한국과 상시 연대체로 발전
글은 이어 “이번 4차 뉴욕시위 부터는 우리들의 이름을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및 진상규명을 위한 범뉴욕동포시국회의’(약칭 범뉴욕동포 시국회의)로 하기로 했다”며 이는 “강준화 뉴욕민주연합회장께서 제안하신 몇 가지 이름을 기초”로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시위가 “단체들의 연대가 아닌 단체들에 속한 회원 개인들 및 일반동포 개인들의 연대체로서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이 연대운동이 잘 진전되면 한국사회가 진정으로 민주화될 때 까지 상시적인 연대체로 발전시키고자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번 시위의 일정이 한국 ‘시국회의’측에서 8월31일 토요일 저녁 7시(서울시간) 시청앞 광장 및 전국시위를 해외동포들과의 연대시위로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미국의 경우 뉴욕 이외에도 워싱턴 D.C., 로스엔젤리스, 시카고, 달라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지역 단체 및 활동가들이 시위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시판에 오른 이 글은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연락담당, 김동균 드림”으로 끝나며 참가자들이 시위에 준비해올 피켓 내용과 시위현장에서 외칠 구호 안내가 추가 소개돼 있다.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문제의 게시판에 글을 올린 ‘뉴욕동포’의 신원은 27일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올라온 글을 작성한 연락담당 김동균은 ‘6.15 공동선언실천뉴욕위원회’의 김동균 목사(작은자공동체교회)이다.또 글에서 언급된 강준화 뉴욕민주연합회장은 한국 민주당의 재외동포 총괄 조직인 ‘세계한인민주회의’의 해외부의장(뉴욕담당)이다.
강 회장은 민주당 재외동포사업추진단장 김성곤 국회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2010년 7월27일 뉴욕 플러싱 대동연회장에서 열린 ‘뉴욕 세계한인민주회의’ 발기인 대회 공동대표였으며 2011년 5월30일에는 공동대표로 민주당의 뉴욕 자문조직인 ‘민주평화통일 뉴욕한인연합’을 창립했다.
그 후 지난 해 7월28일 플러싱 금강산연회장에서 발대식을 갖고 제18대 한국 대통령 선거 참여 운동을 시작한 민주당측의 ‘재외국인 대선참여운동 뉴욕본부’의 공동본부장으로 활동했고 지난 달 민주당의 ‘세계한인민주회의‘ 의장단 개편에서 뉴욕담당 해외부의장으로 임명돼 사실 뉴욕에서 한국 민주당을 대표하는 현지 한인인 셈이다.
‘6.15 공동선언실천위원회’
‘6.15 공동선언실천뉴욕위원회’의 김 목사는 2011년 12월21일 주유엔 북한 대표부(대사 신선호)가 맨하탄 사무실에 설치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분향소를 동 위원회 문동환 목사, 김명숙 대표위원장, 조동인 공동위원장 등과 함께 찾은 조문단의 일원이었다.
2010년 5월에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원불교 뉴욕교당에서 뉴욕·뉴저지·보스턴·필라델피아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노사모)과 ‘사람사는 세상’(사사세)이 가진 추모식에서 사회를 봤으며 앞서 2009년 9월 유엔총회 참석차 이명박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했을 당시는 ‘노둣돌’(www.nodutdol.org), ‘자주민주통일미주연합’(www.chaju.org · 사이트가 폐쇄돼 접속하면 통일학연구소 사이트로 연결됨),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회원들과 함께 유엔 본부 앞과 숙소인 메르디안 호텔 앞에서 “퇴진 촉구”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난 달 16일 맨하탄 뉴욕총영사관·주유엔한국대표부 건물 앞에서 20여명 시위대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국정원 해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으며 자신이 연락담당으로 홍보하고 있는 30일 맨하탄 32가 시위가 바로 같은 맥락에서 전개되는 4번째 뉴욕 시위다.
한인사회 분열 조장
주최측은 오는 시위에 대한 홍보가 ‘민족통신’ 게시판에 올라간 것과 한국 민주당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할 수 있겠지만 이전 전개된 시위들은 물론 곧 전개될 시위 준비 과정에서 종북, 또는 최소한 친북단체 관계자들이 깊숙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피할 수 없다.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한인들과 또 시위 동기에 동조하는 일반 한인들에게 마저도 갈등을 안겨준다.
따라서 한국 민주당과 ‘세계한인민주회의’는 오는 ‘촛불시위’에 앞서 한국 당국이 종북 매체로 지목한 미주한인 단체와 관계자들의 참여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밝히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뉴욕에서 종북 단체와 한인들을 동원해 한국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주도했다는 질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 김 목사는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취지를 이렇게 틀라고 하는 사람과는 아무런 할 말이 없다. 시위에 직접 나와서 취재를 하라”며 모든 질문을 회피했다.강 회장과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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