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분석/리먼 브라더스 사태 5년 승자와 패자
리먼 사태 이후 대형 은행들은 대부분 정부 구제로 되살아나면서 승자로 부상했지만 피해는 주로 서민들 몫으로 남게 됐다.
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남긴 유물 중 아마도 가장 나쁜 것이 바로 사회의‘불평등’ 확대이다. 리먼 사태로 세계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이후 5년 동안 금융 시스템은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부는 취약한 금융기관에 책임을 묻기보다는 이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보호해 주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대형 은행들은 대부분 정부 구제로 되살아나면서 승자로 부상했지만 피해는 주로 서민들 몫으로 남게 됐다. 특히 젊은이들이 높은 실업률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런‘부당함’에 대한 분노는‘월가 점령’ 시위로 폭발하기도 했다. 5년이 지난 지금, 미국 국민 상당수는 여전히 월가와 정부에 반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리먼 사태로 인한 승자와 패자를 가려 전반적인 금융 위기를 분석한다.
■ 승자-주식시장, 금융위기보다 20% 올라
세계의 주가 동향을 나타내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는 지난 11일 약 5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20% 이상 웃돌았다.
MSCI 지수는 금융 위기 직후 40% 이상 떨어졌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양적완화(QE) 정책 도입으로 경기 부양책을 가동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10년 11월에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이후 유럽 채무위기 파고를 극복하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지수는 2009년 3월까지 정점에서 57%나 급락했으나 지난 5년간 50% 넘게 반등했다. 저점 대비로는 두 배 넘게 오른 것이다.
■ 패자-채권시장, 낮은 금리 및 수익률
주식시장에서 도망쳐 나온 투자자들이 향한 곳은 채권시장이었다. 채권은 불확실한 시기에 고정 수익이 보장되는 그야말로 안전한 투자처였다. 하지만 낮은 금리로 인해 채권 투자자들은 증권 투자자들에 비해 낮은 수익을 기록했다.
월스트릿 저널(WSJ)이 S&P500지수가 정점 대비 57% 추락한 2009년 3월9일 10만달러를 채권에 100%, 주식과 채권에 각각 60%, 40%씩 투자했다고 가정하고 S&P500지수와 바클레이스 채권지수의 수익률을 적용한 결과 지난 12일 현재 채권에 100% 투자한 이는 12만4,033달러를, 주식과 채권에 분산 투자한 이는 21만4,080달러를 손에 쥘 수 있었다.
■ 승자-대형 은행
금융사태 이후 정부는 대형 은행들에 긴급 자원을 지급하고 그들만의 성벽을 마련해 주는데 바빴다. 연준은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양적완화책을 단행했는데 그 결과 대형 은행들은 다시 활력을 찾았지만 자산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주가는 올 들어 47% 뛰었고, 메트라이프와 프루덴셜 금융그룹 주가도 40% 이상 올랐다.
양적완화의 본래 목적은 시중 유동성 증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소득이 늘었다고 느끼며 지출을 늘리는 이른바 ‘부의 효과’였지만 QE 자금은 일반 소비자는 무시하고 대형 은행과 거액 투자자들이라는 극소수에게 몰리는 부작용이 만들어졌다.
■ 패자-서민, 가구 당 12만달러 손실
미국 경제는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입었다. 달라스 연방준비은행은 금융위기와 그 후 4년간 경기침체에 따른 비용을 총 14조달러로 추산했다. 가구당 손실 비용은 약 12만달러로 추산된다.
은행들은 구제됐는데 그 구제를 서민들이 나서서 한 셈이다. 자연스럽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소득불평등 수준은 나미비아, 짐바브웨, 스위스, 덴마크에 이어 세계 5위다.
■ 패자-노동자, 젊은 층 높은 실업률
전문가들은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2008년 경제위기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잃어버린 세대’라고 부른다. 연방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25세 이하 실업률은 15.6%다. 2010년 최고치인 20%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25세 이상 실업률(7.3%)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실업률 격차는 미국 경기가 회복되는 동안 더 벌어졌다.
취업 성공 젊은이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25세 이하 취업자 중 절반만이 정규직 풀타임으로 일한다. 12%는 최저임금 혹은 그보다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잃어버린 세대’의 주당 임금은 2007년에 비해 5% 이상 낮아졌다. 25세 이상 근로자 임금은 더 올랐거나 예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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