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어떤 단체나 협회로부터 기부(donation)해 주면 좋겠다는 편지 형식이나 아니면 내 이름과 집 주소가 인쇄된 표지(Label)를 받곤 한다. 이럴 때마다 형편이 되면 마음의 표시로 약간 기부를 하지만 이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기부액의 많고 적고를 떠나서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좋다. 얼마 전 워싱턴 문인회에서 마침 회장이 회원들에게 뜻밖에 베풂을 받았다는 소식을 나눠 주셨다. 그 내용은 즉 워싱턴 총영사가 ‘재외동포 문학 활동 사업 행사 지원 목적’으로 2013년 9월에 지원 금을 받아왔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이처럼 개인이든 어떠한 단체가 누군가에게 베풀고 지원하며 함께 공유해서 살아간다는 게 참 아름답고 고마운 일이 아닌가 싶다. 그런 베풂의 기쁜 소식을 가슴에 담고 있을 즈음에, 우리 가게 가까이 있는 매릴랜드 애브뉴 복지회관 회원인 한 남자 어르신께서 “미스터 홍 집에서 운영하고 있는 가게에서 치킨을 배달해 줄 수 없겠나? ”라고 물으셨다. “네, 맛있는 우리 치킨을 갔다드리겠습니다”라고 화답을 했다. 이 분께서는 그 자리에 모이는 친구 분들과 함께 바둑을 둘 때 먹을 수 있는 치킨을 그분들에게 대접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대여섯 명의 회원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친목을 도모하고 서로서로 인생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할 목적이었을 것이다. 치킨 한 조각을 찢어서 서로의 입 속에 넣어주면서 바둑판에 바둑 한 수 놓는 소리, 옆에서 훈수 두는 모습, 그런 가운데 웃음 꽃을 피우고 있는 그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런 소소한 재미와 교제가 우리 인생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어르신 부탁을 받고 집사람과 나는 평상시 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 볼티모어에 있는 우리 가게에 아침 8시쯤 도착했다. 치킨과 감자를 파우더에 묻힌 다음 섭씨 350도 정도가 되는 펄펄 끊는 맑은 기름에 치킨과 감자를 노릇노릇 튀겨냈다. 나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냄새가 구수하게 풍겨 나오는 치킨을 어르신 분들께 갔다드렸다.
한 조각의 치킨을 먹고 바둑 한 수를 두면서 행복과 기쁨을 서로 나눠 가지는 어르신의 베푸는 마음은 ‘치킨 한 조각과 바둑 한 수’ 그 속에 함께 하나가 되어 나의 마음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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