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동대에서 11년간 가르치는 동안 가장 잊지 못할 추억가운데 하나는교수들의 자유토론 마당인‘ 독회’ (讀會)다. 나는 두개의 ‘독회’에 열심히 참석했다. 한 독회의 이름은 ‘기가모’인데 이는‘기독교적으로 가르치는 모임’의 준말로매주 화요일 저녁 에 모였다. 또 하나는‘학문과 신앙’이라는 모임이었는데 목요일 저녁에 모였다‘. 기가모’는 기독교대학인 한동대에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교실과 캠퍼스생활에서 기독교적인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는 인성을 기를 수 있을까를, ‘ 학문과 신앙’은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일반적인 과목들을 어떻게 하면 기독교신앙과 융통합에서 가르칠 수있을까를 교수들 사이에 토론하는 마당이다. 즉 독회는 철학 신학 문학 역사 사회 등 여러 인문 사회과학 분야들의 통합적인 이해를 통해 기독교생활을 좀 더증진시키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
독회는 첫 모임에서 주제와 관계된책 또는 연구자료를 회원들 사이에서 선정, 각 장별로 발표할 교수를 정하며, 순서에 따라 해당 교수는 유인물과 파워포인트로 내용을 소개하고 참석 교인들에게 문제를 던진다. 교수들은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을 전개한 다음공감대를 창출한다. 결론에는 옳고 그름이 없으나 한가지 공통점은 남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것이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나는 이 모임을 통해 나와 의견과 전공이 다른 교수들과 한 주제에대해 나눈 교감을 통해 내 삶속에 얼마나 큰 유익함을 얻었는지 모른다.
나는 2011년 한동대에서 은퇴한 후미주 한인사회에도 한동대의 독회 같은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작년 9월 메릴랜드 하워드카운티에서 ‘독회 동우회’를 시작했다. 독회는 카운티 도서관 당국으로부터 회의실사용허가를 얻고 밀러스도서관에서 그동안 모임을 가져 왔다. 지난 8월로 15회를 마치고 지금은 안타깝게도 쉬고있다. 처음에는 40여명이 참석했었으나근래에 와서 참석률이 저조해졌으며 열기도 좀 식어진 것 같다. 나는 이 독회모임을 어떤 방법으로든 재생시키고 싶은마음이 간절하다. 관심 있는 분들이 연락을 주셔서 좋은 제안을 해주시면 좋겠다.
우리 독회는 존 스타트목사 저서 ‘현대를 사는 기독교인’ (The ContemporaryChristian)을 회원들 사이에서 장별로 나누어 발표, 전체토론 또는 그룹토론을했다. 이 책은 현대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하면 복음적으로 살 수 있는가에 대한 여러 문제를 던지고 해답을 제안하고있는 아주 유익한 책이다. 두 번째 책은‘제자도’ (The Critical Disciple)였다. 이책은 2011년 스타트 목사가 소천하기 직전 펴낸 책으로 유언서 같은 책이다. 그분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 문제점과과 해결점을 제시해주고 있다. 또 독회는 현재 기독교가 당면하고있는 신앙생활, 목회자의 자질, 교회행정, 선교 등 광범위한 주제들을 회원들사이에 강사를 정하여 발표하는 시간도가졌다.
우리 이민자들은 어떤 의미에서 인문학 분야에 갈급증을 갖고 살고 있다.
TV나 스마트폰에는 시간을 많이 할애하면서도 조용히 책을 읽는 일에는 등한히 하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생각을서로 나누는 일에 인색하지 않은지. 자기 전공분야에서 일하거나 가르치는 일에는 열심을 내면서도 어딘가 공허하다는 느낌을 가지고 살고 있다.
얼마 전 한국신문을 통해서 좀 마음아픈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성인 10명가운데 4명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뉴스와 지식을 얻는다는 것이다. 좋은 책을읽을 수 있는 시간을 스마트폰에 뺏기도 있다는 얘기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이 기회에 이민사회에 여기저기 독회운동이일어 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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