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존 피해자 56명 불과...진정한 반성.사과 촉구
조윤선 한국 여성가족부 장관 유엔총회서 첫 공식 문제제기
“분쟁 지역 성폭력 자행. 과거 잘못 청산 못했기 때문”
<유엔본부=신용일 기자> 한국 정부는 제68차 유엔총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조윤성 한국 여성가족부 장관은 1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8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주제로 연설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사회·인도·문화적인 문제를 토의하는 자리로, 한국 정부는 2011년 제66차 유엔총회의부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해 왔으며 한국 여성가족부 장관이 총회 제3위원회에 참석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공식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장관은 연설에서 현재 한국에 생존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만나 나눈 얘기를 토대로 위안부 강제 모집·동원 과정, 당시 생활 등 참상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조 장관은 연설 시작부터 ‘비엔나 세계 인권선언’과 ‘유엔 여성폭력철폐선언’, ‘북경선언 및 행동강령’과 ‘여성, 평화와 안보에 관한 안보리 결의 1325’ 등 국제사회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력 분쟁 지역에서의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한 뒤 “과거에 저지른 범죄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잘못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과가 없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위안부 문제”라며 “한때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던 이들이었으나 현재까지 살아있는 분들은 56명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은 고통을 생생하게 전했다. 조 장관은 위안부 할머니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잊을 수도, 씻을 수도 없는 끔찍한 기억과 깊은 상처를 안고 평생을 살아야만 했다”며 “이러한 진실을 잊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생존해 계신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일본 정부를 꼬집었다.
조 장관은 또 “유엔 특별보고관들의 권고를 비롯해 국제사회가 계속 요청함에도 불구하고 당사국이 전혀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사과는 잘못을 탓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과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용감있는 노력이자 약속이다”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조 장관은 일본을 가리켜 “당사국은 지난 20세기에 자행된 성폭력으로 인해 21세기인 지금까지도 상처받은 몸과 영혼을 안고 살아가시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과 슬픔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모래시계의 모래가 조금씩, 조금씩 떨어져 내리고 있다”고 문제 해결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그는 “만일 모래시계의 마지막 모래까지 다 떨어져 내려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기를, 그래서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증언할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게 되길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것은 중대한 실수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역사의 모래시계는 늘 다시 뒤집어 세워졌다”고 경고했다. 조 장관은 이외에도 “위안부 문제는 특정 국가사이의 단순한 외교적 분쟁이 아니다.
이 위안부 문제를 올바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분쟁 지역의 성폭력 문제에 대한 우리의 목소리는 힘을 잃을 것이며, 우리는 이를 영영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위안부 문제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다. 위안부 문제는 우리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현재의 문제이다”고 국제사회의 더욱 깊은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우메모토 가즈요시 차석대사는 답변권을 행사해 “일본은 역사의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해 왔다”면서 “위안부 문제는 한·일 협정에 의해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으로 반론했다.
▲조윤성 한국 여성가족부 장관이 1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8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평화 보장하라"
신선호 북한 대표부 대사 미국에 촉구
북한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제68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미국에게 평화협정 체결로 체제 안정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신선호 주유엔 북한대표부 대사는 14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기조연설을 갖고 “미국이 조선반도의 긴장 완화와 항구적인 평화를 원한다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평화공존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총회 제1위원회는 유엔총회 6개 위원회 중 하나로 군축 및 국제안보 문제를 토의하는 자리다. 신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2010년 1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처하기 위해 신속하게 대화를 시작하자는 제안을 포함해 다양한 평화구상들을 제기했다”며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하자는 북한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 했다.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제68차 유엔총회에 참석한 박길연 외무성 부상은 지난 1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조선반도에서 긴장 악화의 악순환이 계속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근원을 두고 있다”며 “미국은 사상과 제도를 달리하는 우리 공화국을 창건 첫날부터 적으로 규정하고 자주권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북한의 핵협상을 총괄하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도 지난 달 18일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가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개최한 1.5트랙(반관반민) 형식의 ‘6자회담 10주년 국제 토론회’에 참석해 “대화에 전제 조건을 다는 것은 불신을 야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이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편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이 먼저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의지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세계경제 전망 불투명"
UNCTAD ‘2013년 무역과 개발 보고서’
유엔 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14일 발표한 “2013년 무역과 개발 보고서‘를 통해 경제위기 발생 이후 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아직도 혼란 상태이며 주요 이슈인 금융개혁 부진으로 경제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UNCTAD는 보고서에서 세계 생산량이 지난 해 2.2% 증가하는데 그쳤고 2013년도 비슷한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UNCTAD는 특히 현재 세계 성장의 견인이 되고 있는 신흥국의 경우 금융위기 이전 미국 등 선진국의 소비에 바탕을 둔 수출로 성장을 일궈냈으나 지금은 이러한 패턴이 지속될 수 없다며 과거와 같은 신흥국의 성장전략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옵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으로 시작된 경제위기 이후 실제 경제 활동에 대한 금융 지배는 지속되고, 앞으로 더욱 강화될 수도 있지만 국가차원의 금융계획 진행은 부실하다고 지적하고 “개혁 추진의 모멘텀을 제외하고는 경제위기 문제가 모든 국제 의제에서 사라졌으며, 이에 따라 세계 경제 전망과 발전을 위한 글로벌 환경에 대한 전망은 매우 불확실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