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다과체험에 1인당 4,400달러, 한식 쌈 체험에 1인당 1,000달러?’
이명박 정부 때 ‘김윤옥 영부인 프로젝트’로 불렸던 한식세계화 사업이 추진과정에서 예산을 흥청망청 낭비하고 한식 홍보를 위해 전 세계 공관에 파견된 한식 전문가들은 외교관 가정의 가정부로 전락하는 등 한식세계화 사업의 부실과 비리가 양파껍질 벗겨지듯 계속 드러나고 있다.

한식재단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재원 의원(새누리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식재단은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에서 한인 홍보 체험행사를 한다며 1인당 수천달러가 들어가는 행사비용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위원회는 한식세계화 사업 추진과정에서 예산 5분의 1 이상이 잘못 집행된 것은 물론 계약부실, 외주업체 선정 특혜의혹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김재원 의원은 한식재단이 뉴욕과 LA, 파리, 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 한식을 알린다며 초호화판 파티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식재단은 미국과 유럽에서 (한식 책자와 요리를 소개한다며) 수차례 초호화판 파티를 했다”며 “2011년 11월부터 석 달간 유럽에서 다과체험을 겸해 열린 ‘한식 가이드북 출판 기념회’는 1인당 소요비용이 474만원(파리), 449만원(런던) 등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뉴욕과 LA 등 미국에서도 관련 행사가 진행되면서 엄청난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2월 한식재단은 맨하탄 ‘반’ 식당에서 ‘설날음식 미디어 홍보’ 행사를 하면서 주류언론 관계자들을 초청해 1인당 49만원 짜리 음식을 선보여 빈축을 샀다. 더구나 이날 참석한 초청객 50여명 중 대부분은 한국인이었으며 외국인은 다섯 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맨하탄에 50억원을 들여 추진하려다 백지화됐던 플래그십 한식당 사업에 대한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됐다. 플래그십 한식당 사업을 위해 세종대는 2억7,000만원의 연구 용역비를 지원받았지만, 정작 보고서는 사업이 무산되고 난 후에야 나왔다는 것. 특히 연구용역 심사당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경쟁자들이 있는데도 농림부 측이 세종대를 지원했다는 의문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식세계화를 위해 재외공관에 파견된 전문 ‘한식 조리사’들 중 일부가 재외공관 대사 부인 등의 사실상 가정부로 전락한 사실도 드러났다. 외교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우상호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재외공관 파견 한식 조리사들이 일부 공관에서 외교관 가족의 개인 조리사처럼 일하면서 부당대우를 받아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 2곳의 공관장들이 외교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상호 의원은 “한식세계화의 전도사라는 분들이 실제로는 가정부 취급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외공관 대사와 부인이 이들을 마치 몸종 부리듯 했던 정황이 파악된 만큼 외교부는 강력한 정화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진우·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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