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한 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뉴욕시장이 또다시 논란에 휘말렸다.
이번에는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이 부족한 것이 뉴욕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
블룸버그 시장은 지난 18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뉴욕에 저가 주택이 부족한 것은 경기 회복에 좋은 신호"라며 "저소득층 주택난은 새로 짓는 집보다 뉴욕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빈 집이 없다는 사실"이라며 "이는 투자를 유발해 업자들로 하여금 모든 수득수준에 맞춰 다양한 주택을 짓도록 할 것이다. 시장의 힘, 즉 수요를 충족시키려는 개발업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누구나 쉽게 빈 집을 찾을 수 있는 도시에서는 경제가 좋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블룸버그 시장의 발언에 일정 부분 일리가 있지만 정작 핵심은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웃ㆍ주택업체협회’의 버냐민 덜친 사무국장은 "쇠락하는 도시보다 성장하는 도시의 문제점을 가진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블룸버그 행정부는 지나치게 시장가격 위주의 주택정책을 추진해 왔다"고 지적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건설을 요구하는 ‘차별반대센터’의 크레이그 구리언 대표는 "2007∼2011년 뉴욕의 월세(중간값)는 8.5% 오른 반면 가구소득은 6.8% 줄었다"며 "이로 인해 집을 유지하기가 날로 힘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블룸버그 시장이 재임한 12년간 저소득층 주택난은 더욱 심화됐는데 시장은 그것을 모른다"며 "뉴요커들의 소득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지만 시장은 그런 현실감이 전혀 없다"고 성토했다.
일부 정치인도 비판에 가세했다. 브래드 랜더 시의원은 "시장의 잘못된 현실인식 때문에 사람들이 변화를 원하는 것"이라며 "시민들은 시장의 발언에서 공감을 얻고 싶어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장실 대변인은 블룸버그 시장이 문제가 아예 없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라면서 그의 재임기에 역대 어떤 시장 때보다 많은 저소득층 주택이 건설됐다고 해명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20일 이 소식을 전하면서 블룸버그 시장은 자신의 견해를 개진하는데 언제나 거리낌이 없었으며 마지막 임기를 두달 정도 남겨둔 지금도 그런 태도에는 전혀 변화의 기미가 없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시장은 지난 8월에는 뉴욕시가 공무원 연금이나 의료보험 등에서 적당히 타협할 경우 재정난으로 파산한 디트로이트와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공무원 노조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