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격파 동물보호단체 한밤중 밍크농장들 급습 7월 말부터 7,700여 마리‘탈출’시키는데 성공
▶ “잔인한 동물학대로 돈버는” 모피산업 타겟 소규모 농장주들“우리 생계는 어쩌라고…”
위스콘신 주 뉴홀스타인, 시골길 옆 하얀 농가 옆엔 7개 오두막 지붕 아래 철망 우리들이 길 게 늘어서 있다. 게리와 버지니아 볼랜더 부부가 5,000마리의 밍크를 사육하는 농장이다. 정확히 말해, 2주 전까지는 그랬다.
새벽 5시 경찰이 문을 두드리며 그들을 깨웠던 토요일 까지는. 뛰어나와 보니 우리에서 풀려난 2,000마리 밍크들이 사방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50벌의 최고 품질 롱 밍크코트가 도망가는 셈이었다.“뒷마당도, 드라이브웨이도 온통 밍크로 가득 차 있었지요. 그리고 다음 순간, 휴- 다 없어져 버렸습니다”라고 버지니아는 그날의 악몽을 되새겼다.
미국 밍크사육의 본거지로 알려진 위스콘신 주만이 아니었다. 일종의 동면에서 깨어난 듯 동물권리 보호운동이 모피산업을 겨냥한 게릴라전을 재개한 것이다. 단발성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된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지난 7월 말 이후에만 위스콘신의 뉴홀스타인, 미네소타의 그랜드 메도우, 유타의 코울빌, 아이오와의 키오타, 그리고 다른 4개주에서 8번의 한밤중 밍크농장 급습을 감행, 최소한 77만여달러 털가죽에 해당하는 7,700마리의 밍크를 ‘해방’시켰다고 동물보호 운동가들은 밝혔다. 불과 석 달에 이전 3년 동안보다 많은 성과를 올린 것이다.
같은 기간 온타리오와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도 1,300마리의 밍크를 탈출시켰다고 북미동물해방추진오피스는 전했다. 이 단체는 익명의 동물보호 운동가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가 없었던 현상”이라고 캘리포니아 주 샌타크루즈의 피터 영은 말한다. 그는 2005년 6번의 밍크목장 습격에 연루되어 징역형을 치르기도 했던 동물보호 운동가로 지금도 항공여행 때마다 공황에서 추가검색을 받고 있다. 여전히 동물권리 보호에 적극적이지만 이번에 밍크농장을 불법 급습한 운동가들이 누구인지는 자신도 모른다고 했다.
모피업계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범죄자들입니다, 중범이지요. 연방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라고 마이클 웰란은 분노했다. 그는 미전국 300여 밍크농장을 대변하는 미 모피위원회의 사무국장이다.
밍크업계와 밍크 해방군의 사이는 앙숙이다. 서로를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한다. 현행법상 밍크 해방은 동물기업테러법에 저촉되는 연방범죄행위로 과격파 동물보호운동은 국토안보국에 의해 적절한 감시를 받고 있다고 2012년 연방의회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사사건건 반목하는 양측이지만 한 가지 사실엔 동의 한다: 최근의 습격 중 3회를 자신들이 행했다고 주장하는 지하단체 ‘동물해방전선’ 돌격대들은 과격한 극단주의자라는 것.
“모피는 그들이 표적하는 한 가지 항목에 불과하다. 가죽, 육류, 울, 가금류, 낙농 등도 반대하는 그들이 모피산업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공격하기 쉬운 때문”이라고 웰란은 말한다.
그 말엔 영도 동의한다. “특별히 모피를 공격하는 게 아닙니다. 가혹한 동물 착취를 지적하는 겁니다. 만약 암소가 야생으로 생존할 수 있다면 우린 암소를 해방시킬 겁니다. 불행히도 암소를 해방시킬 수 없으니 밍크를 해방시키는 겁니다”그렇다고 암소가 동물권리운동 어젠다에서 빠진 것은 아니다. 지난 8월엔 ‘동물해방을 위한 아이오와인들’이라는 단체가 아이오와 주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버터로 조각한 실물크기 암소상에 붉은 페인트를 들이붓기도 했다. 일하고 잡아먹히고 착취당하면서 흘리는 소의 피를 상징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동물해방 운동가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것, 재정적으로 가장 큰 손해를 입힐 수 있는 것은 역시 모피, 그중에서도 밍크다.
최근엔 중국과 러시아의 신흥부자들 사이에서 밍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밍크가격도 뛰어 올랐다. 5년 전 41달러였던 품질 좋은 밍크 한 마리 털가죽이 최근 100달러로 치솟은 것. 농가 뒷마당 비즈니스였던 밍크사육도 어느새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아메리카 밍크에 열광합니다. 그들이 부를 과시하는데 필수적인 몇 가지가 있지요 : 머세데스-벤즈 자동차, 롤렉스시계, 그리고 밍크코트… 운이 좋게도 우리가 그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이지요”라며 웰란은 비즈니스의 밝은 전망을 다행스러워 했다.
뉴홀스타인에 위치한 농장의 볼랜더 부부는 자신들이 사육한 5,000마리 밍크는 소규모 비즈니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최근엔 다 키운 밍크들을 잡아 보관하기 위한 대형 냉동고를 막 새로 설치했다. 그런데 급습을 당한 것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버지니아 볼랜더는 하소연했다 : “우리 생계가 달린 일이니까요. 그들은 우릴 망하게 하려는 겁니다. 보통 사람들이 소를 죽인다고 뭐라고 합니까? 돼지는요? 밍크도 마찬가지 아닌가요?”그러나 결국 큰 손해는 보지 않았다고 버지니아는 표정을 풀었다.
경찰이 문을 두드린 지 한 시간 안에 약 100여명의 마을 사람들이 밍크를 되잡기 위해 모여 준 것이다. 부츠와 장갑으로 무장하고 어망과 사냥개를 대동한 이웃의 농부들과 친구친지들, 모르는 타인들까지 전화비상망을 통해 급습소식을 듣고 달려 나왔다.
“밍크는 미끌미끌 한데다 빠르고 교활해서 잡기가 굉장히 힘들거든요” 그래도 180마리 정도만 잃었고 나머지는 되잡아 올 수 있었다고 버지니아는 설명했다.
못 찾은 밍크 중 일부는 지나는 차에 치어 죽었고 나머지는 도망은 갔지만 아마도 겨울을 나기 힘들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야생으로 태어나지 않은데다 어미로부터 사냥 훈련도 못 받았으니 생존 능력이 없으니까… 밍크를 탈출시킨 사람들은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았겠지요”많은 야생생물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실제로 영국과 뉴질랜드 등에서 ‘해방된’ 밍크들은 야생에서 잘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피터 영은 핵심은 그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농장의 동물들은 죽이기 위해 사육되는 겁니다. 100% 도살용이지요. 그러나 단 한 마리의 동물이라도 탈출하여 살아남는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 동물보호운동이 생각하는 ‘성공’입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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