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AX 총기난사 드러나는 전모
▶ ‘반정부 음모론’에 빠져 범행 정황 “TSA요원 죽이면 임무완수”메모
숨진 TSA 요원 제랄도 허난데스.
지난 1일 LAX 총기난사로 아수라장이 됐던 3번 터미널에서 황급히 대피하던 탑승객들이 미처 챙기지 못하고 두고 간 수화물들이 2일 터미널 한쪽에 가득 쌓여 있다. <박상혁 기자>
지난 1일 발생한 LA 국제공항(LAX) 총기난사 사건은 연방 교통안전청(TSA)에 반감을 가진‘외톨이의 단독 범행’으로 드러난 가운데(본보 2일자 보도) 용의자 폴 앤소니 시안시아(23)의 사건 당일 현장에서의 행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용의자 시안시아는 총기난사 이후 쓰러진 TSA 요원을 향해 확인사살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으로 주고 있고, 그가 반정부 음모론에 빠져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총격 당시 재구성
지난 1일 LAX 3번 터미널 앞에 검정색 현대 승용차를 타고 온 시안시아가 스미스&웨슨 223구경 M&P 소총이 든 가방을 들고 내렸다. 뉴저지 출신으로 시미밸리에서 룸메이트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시안시아는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TSA 요원이냐”고 물으며 1층 보안검색대 입구로 다가가 신분증 검사업무를 하고 있는 TSA 요원을 향해 갑자기 총격을 가했다.
총격을 받고 사망한 희생자의 신원은 TSA에서 12년째 근무해 오던 제랄도 허난데스(39)로 밝혀졌다. 시안시아는 검색대에서 에르난데스에게 총을 쏜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가 쓰러진 피해자가 움직이자 다시 돌아와 확인 총격을 가했다고 수사 당국은 밝혔다.
그가 TSA 직원을 골라 표적으로 삼았다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허난데스에게 총을 쏜 뒤 금속탐지기가 있는 보안검색대로 올라는 그는 제복을 입은 TSA 직원 2명에게도 잇따라 총격을 가해 부상을 입혔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인 2명도 총상을 입었다.
그의 가방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다수의 TSA 직원을 죽이고 싶다. 한 명만 죽이면 내 임무는 완수한다”는 글이 적혀 있었으며 “반역자인 TSA에 공포감을 주고 싶다”도도 적혀 있었다. 또 TSA가 미국 국민을 테러리스트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TSA를 관할하는 국토안보부 재닛 나폴리타노 전 장관을 멸시하는 글도 남겼다.
그는 “무고한 시민은 죽이고 싶지 않다”고도 써놓았으나, 그의 총격으로 민간인 2명 이상이 총상을 입었고 그 중 한 명은 칼라바사스 고교 교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범인은 반자동 공격용 소총에 탄창을 5개나 소지하는 등 수백발의 총탄을 가지고 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이론적으로는 공항에 있던 사람을 모두 살해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탄환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터미널 내 탑승구 근처에서 LA 공항경찰의 총격을 받고 체포된 시안시아는 상체에 4발을 맞아 중태로 중무장한 요원들의 감시 아래 UCLA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구체적 동기는
범인 시안시아가 반정부 음모론에 빠져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 구체적 동기와 관련 주목되고 있다.
3일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시안시아의 가방에서 발견한 메모에는 TSA와 연방 정부를 비난하는 주장뿐만 아니라 ‘뉴 월드 오더’(New World Order)라는 문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 월드 오더’는 하나의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은밀하게 활동하는 엘리트들의 비밀결사체를 뜻하는 것으로, 영향력 있는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재벌, 종교 지도자가 ‘메이슨’이란 핵심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세계 지배를 획책한다는 음모론이다. 그가 메모에 TSA를 미국인을 테러분자로 대하는 ‘반역자’로 표현하고 나폴리타노 전 장관을 멸시하는 내용이 담긴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시안시아에 대한 당국의 신원조회 결과 전과가 없고 정신과 치료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안시아의 고향인 뉴저지주 펜스빌의 주변 사람들은 시안시아가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로 친구 없이 늘 혼자 지낸 외톨이였으며 모터사이클 정비에 빠져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공항 총기소지 적발 급증
LAX 총기난사로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가운데 미국 내 공항의 총기소지 적발 건수가 최근 수년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 검색을 책임지는 국토안보부 산하 연방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미국 내 공항 이용객이 소지하고 있다가 검색대에서 적발된 총기는 모두 1,549정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2005년의 적발 건수가 660건이었는데 8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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