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C 선배와 담소를 나눈 적이 있다. 어찌하다가 그 선배에게서 ‘신라 서라벌 하니까 지금의 경주에 통일 신라 때 인구가 20만 호가 넘은 적이 있었다’라는 말이 나왔다. 나도 18만 호에 90만-120만 인구가 살았다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내용의 글 몇 줄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말도 안 된다며 나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 때에 나의 설명을 정리해 본다.
세계의 역사학자들 당 나라 현종 때 세계의 다른 나라의 총생산량과 거의 맞먹는 부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당시 수도가 장안(지금의 서안)이고 기록에는 당시의 서안의 인구가 150만 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경주가 장안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100만이라니 말도 안된다신라 경주 시대로부터 인구가 훨씬 늘어난 700년 후의 조선조의 한양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자. 조선조의 500년간의 한양은 인구가 20만에서 25만 정도에 머물렀다. 그런데 한양은 김포, 여주, 이천, 양주 등의 농경지를 배후로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으로 식량이 해결이 안 되어 호남지방에서 배로 서해를 거처 한강 마포나루를 통하여 곡물을 들여왔다. 그렇다면 경주는 100만이 아니라 20만이라도 먹여 살릴 배후 농경지가 있는가? 아니면 배로 실어 나를 수심이 깊은 강이 있는가? 그러면 그 많은 식량, 땔감, 기타 생활필수품은 도대체 어디서 구하고 어떻게 들여왔는가?전 세계 특히 로마나 페르시아 계통의 유적지를 가보면 인구 2-3만이 넘었던 도시에는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 상,하수도 시설이다 그리고 최소한의 마차가 오고 갈 수 있는 2차선의 도로와 다리가 있다. 신라 서라벌 인구 100만이라면 이에 걸맞는 상,하수도의 유적과 최소한의 4차선 정도의 도로 흔적이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신라의 서라벌 그 시대에 그런 유적지나 유품이 발견되고 있는가?서라벌의 인구가 20 만호가 있을 수 없다는 이러한 설명은 통찰과 과학적 접근 방식이다. 식민사관이니 어쩌니가 아니라 과학적 역사 접근방식이라는 것이다나는 얼마 전 서울여행에서 중앙국립박물관, 경복궁의 민속박물관, 서울대학교박물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경악했다. 본래 역사학자들이 태생적으로 좌 편향적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3곳 박물관이 완전히 좌편향이라고 느꼈다. 특히 경복궁 민속박물관의 안내문은 ‘인민’이라는 단어 대신 ‘민중’이라고 쓰고 있었지만 꼭 공산당 기관지 선전문처럼 보였고, 벽에 길게 쓴 근대사 연대 도표에는 5.16은 아예 없었고, 민주항쟁, 독재 타도 운동하면서 5.18과 6.3 등이 들어 있었다.
지금 일부 이상한(?) 민족학자들은 고전 책 중 어느 구절에서 보았다며 낙랑은 평양이 아니라 요동 어디라고 떠드는데,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보니 신라 전시실과 같은 크기에 낙랑 전시실이 있었다. 이것이 꼭 ‘서라벌 20만 호의 인구’의 인식에서 내가 설명했던 식으로 고서 몇 줄에 매달리는 것과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역사의 차이점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더 나아가 이분들은 현재의 공인된 역사에 애써 눈을 감으면서 그 내용이 좌편향이라면서 그 원인을 김대중, 노무현 정부 탓으로 돌리고만 있다는 생각도 든다. 거기다가 학계에서 관심도 없고 또 잊지도 않는 식민사관을 아직까지 운운 하고 있는 사람까지 있다. 답답하다. 나는 좌편향이라는 그런 분들 역사관에 전면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작성한 연대표를 보니 통일 신라 시대를 남북조 시대라고 발해를 끌어 들이기도 하는가 하면, BC 3세기 연나라로부터 철기 문화가 수입됐다는 등 과학적인 방법으로 균형이 잡힌 시각이다. 다시 말해서 역사에 과학적, 그리고 귀납적 접근하는 좌편향 학자들이 더 학구적인 것 같다. 보수 우편향의 분들이 이들의 역사관을 맹목적으로 배척 할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잘 연구 검토해서 다듬어진 균형잡힌 역사관과 후세를 위한 교과서가 있어야 하고, 그리고 그 곳에 정력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